中왕자루이, 北서 어떤 얘기 나눌까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6일 전격 방북함에 따라 그가 평양에서 누구를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눌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베이징 외교가에선 왕 부장이 이번 방북에서 크게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으로서 북한 노동당과의 관계강화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서 북한과의 우호관계 증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신화통신도 이날 낮 왕자루이 부장을 단장으로 한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대표단이 북한 노동당 중앙위 국제부의 초청에 따라 북한 ‘친선방문(a goodwill visit)’ 길에 올랐다고 짤막하게 전했다.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부분은 왕 부장의 방북을 계기로 장기 교착상태인 북핵 6자회담이 조기 재개될 수 있을 것이냐다.


북한은 지난해 제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고 미국을 필두로 한 국제사회가 제재로 맞서면서 가파른 대치국면이 이어졌다. 특히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지난해 12월 방북으로 북미 대화가 성사됐는데도 아직 북핵 6자회담 재개의 물꼬는 터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과 함께 왕 부장이 6자회담이 난관에 처할 때마다 중국의 특사로서 방북해 북한을 대화의 장(場)으로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그의 이번 방북은 한국.미국.일본.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의 기대를 모은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핵심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이 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을 두고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왕 부장의 방북을 계기로 당장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진 않고 있으나 적어도 북한이 ‘진전된’ 입장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기대는 버리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미 양자회담의 상황을 지켜본 뒤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6자회담 재개의 전망을 밝게 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외부에서의 물자 조달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화폐개혁을 단행한 이후 극도의 경제난에 봉착한 탓에 대북 원조를 지속하고 있는 중국의 역할이 과거보다 클 것이라는 데 주목하기도 한다.


그런 탓에 베이징 외교가는 특히 왕 부장이 이번 방북에서 북한의 6자회담 실무사령탑인 강석주 외무성 부상을 만날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강 부상이 6자회담 등과 관련, 김 위원장의 ‘직접적인’ 보고라인이라는 점에서 왕 부장과 강 부상 간에 회동이 이뤄진다면 북.중 간에 6자회담과 관련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간 북한이 휴전협정을 폐기하고 당시 서명당사국인 북-중-미 3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점으로 미뤄 북한 당국이 왕 부장에게 이런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협조’를 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왕 부장이 김 위원장을 접견할 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지만 전례로 보면 만날 공산이 커 보인다.


김 위원장은 왕 부장이 방북했던 2004년 1월, 2005년 2월, 2008년 1월에 이어 2009년 1월에는 와병중인데도 불구하고 왕 부장을 접견했으며 이번에도 접견이 성사되면 왕 부장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지난해 10월 원 총리의 방북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왕 부장은 김 위원장에게 방중을 권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왕 부장이 1년전 방북에서 김영일 총리를 만났던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에도 김 총리를 만나 최근 화폐개혁 이후의 어려운 북한의 경제사정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왕 부장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으로서 북한 노동당의 고위인사들을 만나 ‘당(黨) 대 당(黨)’ 협력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최근 몇년새 북중 간에 이데올로기보다 경제적 이해가 더 중요시되면서 양국 관계가 과거의 무조건적인 동맹에서 실용주의적 관계로 사실상 ‘소원’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따라서 왕 부장의 방북을 통해 북중 양국이 당 차원에서 관계회복 노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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