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교수 “선군정치-경제회생 상충 北 내구력 저하”

▲평화재단(이사장 법륜)은 19일 ‘2.13합의 이후 북한체제의 변화를 내다보며 준비한다’ 토론회를 개최했다.ⓒ데일리NK

핵, 인권 문제 등 북한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북한이 개혁개방을 하고, 나아가 민주화가 되어야만 가능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국내외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핵개발을 비롯해 선군정치로 인해 중국식 개혁개방이 불가능하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 했다. 이는 북한이 개혁개방을 하게 되면 외부 정부 유입 등 김정일 체제 위기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민간 연구단체인 평화재단(이사장 법륜) 주최로 19일 열린 ‘2.13 합의 이후 북한체제의 변화를 내다보며 준비한다’ 토론회에서 한중일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 체제 내구력이 상당히 위험수위에 직면해 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혁개방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들은 북한 주민 단속 차원의 ‘선군정치’와 대외적인 전략의 핵심인 ‘핵개발’ 등이 북한의 경제회생 노력과 상충한다고 분석하면서 김정일 체제의 변화는 조기붕괴나 장기존속보다는 점진적으로 와해가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발제자로 나선 조호길 중국공산당 중앙당학교 교수는 “국가안전보장전략으로서 핵개발과 선군정치는 개혁개방과 상충된다”고 전제하면서 “선군정치의 정당성은 외부로부터 오는 심각한 국가위협인데, 개혁개방은 국가안전보장을 절대적으로 요구한다”고 분석했다.

즉 외부로부터의 위협 때문에 펴고 있다는 선군정치 통치 방식이 평화적 환경을 전제로 하는 개혁개방 정책과 상충된다는 것. 때문에 김정일 정권은 체제 유지를 위해 선군정치 통치 방식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북한은 90년대 중반 전면적인 경제위기에 대처해 정치생존 전략으로 선군정치를 택했으며, 국제적인 생존전략이자 내부위기 억제수단으로 핵개발을 진행했다.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본 떠 2002년 7.1조치로 개혁을 시작했다. 그러나 7.1조치는 개방이 뒤따르지 않은 채 추진돼 낡은 시설과 낡은 기술, 원자재의 절대 부족은 시장수요를 전혀 만족시킬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선군정치와 경제회생 정책, 핵개발 등 3대 전략을 펴고 있는데 이 전략들이 상충됨에 따라 체제 전체가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즈미 하지메(伊豆見元) 일본 시즈오카(靜岡)현립대 교수는 “북한은 현 시점에서 당분간은 김정일 독재권력의 유지, 강화를 전제로 미국과의 거래, 남북관계, 경제재건 등에 임할 것”이라면서 “따라서 향후 몇 년 사이에 북한이 붕괴 위기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며 민주화의 길을 명확하게 걸을 리도 없다”고 내다봤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은 “선군정치에 의해 마련된 군사적 억제력 증강정책은 군부의 권력 기반을 강화하면서 사회시스템이 한층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그렇다고 김정일이 (사회시스템 강화를 위해) 선군정치를 포기하고 개혁개방으로 나가기는 힘들다”고 관측했다.

그는 “개혁개방을 통해 북한의 체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만 북한이 개방의 전제 조건인 핵무기와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국방현안팀장은 북한 지도자의 리더십 문제와 북한군의 영향력, 외자 유치 환경 등의 이유로 “북한경제는 중국경제의 조건과 차이기 있기 때문에 다른 효과를 만들고 있으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을 가지 않는 한 급진적인 변화가 아닌 점진적인 해체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메 교수는 “북한의 정책 모든 것이 김정일 ‘독재 권력’의 유지 강화를 전제로 한다”면서 “향후 몇 년 사이에 북한이 ‘붕괴’ 위기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아도 핵실험과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 실험을 강행하지 않는다면 주변 나라들은 기본적으로 북한과의 공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북한의 핵실험 재발과 북한 주민의 대량 탈북 등의 이유로 북한은 동북아의 ‘불안정 요인’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실장은 “획기적인 개혁개방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북한 체제 약화와 장기적인 몰락은 불가피해 북한체제가 점진적인 해체 과정을 겪는다는 ‘점진적 와해론’이 설득력이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