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천영우 본부장 문답

사흘간의 6자 수석대표회담이 끝난 20일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번 회의는 2.13합의 초기단계에서 다음단계로 넘어가는 징검다리를 놓고 정지작업을 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천 본부장 및 정부 당국자와의 일문일답.

◇모두발언

반갑다. 오늘 아침 10시에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을 1시간 정도 면담하고 이어 6자 수석대표회담을 속개하고 언론발표문을 검토한 뒤 채택했다.

어느 누구도 이번 회담에서 중요한 합의를 만들어 낸다든지 그런 것을 목표로 삼고 오지 않았다.

다음단계라는 것이 한번도 안 가본 길이고 초기단계에 비해 훨씬 어려운 길이다. 따라서 그 길에 들어가기 전에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수석대표 간에 허심탄회하고 심도있는 협의를 가진 것이 가장 중요한 성과다.

각측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와 구상을 꺼내고 우려사항과 생각들을 테이블 위에 꺼내놓고 충분한 협의를 가져 다음 단계에 들어갈 로드맵을 만들 기초를 세웠다고 평가한다.

북한은 다음 단계에 들어가는데 있어 의도적으로 시간을 끈다든지 그럴 생각없이 있는 모든 것을 다 신고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문답

— 불능화 시한설정을 안한 것이냐, 못한 것이냐.

▲ 이번 회의에서 시한까지 설정하고 로드맵을 합의했으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이 되겠지만 (애당초) 그런 목표를 세우고 온 것은 아니었다. 시한 설정이 왜 필요하냐, 중간 이행 지표들을 만들게 되면 앞으로 2.13 다음단계 이행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느냐, 이런 문제에 대해 각기 생각들을 조합했다. 시한을 포함한 로드맵은 다음 6자회담에서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번에는 로드맵 만드는 사전 협의를 가진 것이다.

— 의장성명이 아니고 언론발표문이 나온 이유는.

▲ 어느 나라도 문건의 이름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다. 굳이 언론발표문이 없더라도 상관없다 생각하지만 의장국은 뭔가 발표하는게 좋겠다 해서 의장국이 정리해서 각국의 코멘트를 붙여 발표하게 된 것이다.

◇정부 당국자 문답

— 북한이 어떤 입장을 나타냈나.

▲ 북한은 5자가 제공하기로 한 에너지.경제 지원이 제때 올 것인가를 우려했다. 그게 차질없이 왔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자기들이 이행해야 할 의무를 이행한다는 전제하에, 자기들은 이미 원자로와 핵시설들을 가동중단했는데 혹시라도 여타국들이 이행할 의무가 지연된다든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없을까를 우려했다. 이에 대해 우리는 북한이 의무를 이행하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 차기 6자회담이 9월에 열린다면 올해 안에 핵불능화와 신고를 마무리짓기 어려울텐데.

▲ 5자가 북측에 해야 할 의무를 다한다면 기술적으로 그렇게 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본다. 북한이 신고와 불능화 의무를 신속히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스스로 밝혔다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변수가 나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른다. 그러나 북한은 다음단계가 순탄하게 이행되길 바라는 희망을 강력하게 표명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에 줄 경제.에너지.인도적 지원 품목이 정해졌는가.

▲ 대북지원 품목에 대해 이번에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은 없다. 자세한 사항들은 실무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다.

— 8월 중 여는 5개 실무그룹은 언제, 어디서 열리나.

▲ 러시아가 하는 동북아평화체제 실무그룹은 다음달 셋째주인가 하는 것으로 들었고 우리는 8월6일 주에 하겠다. 장소와 날짜는 실무그룹 의장국이 통보해주겠다고 했다.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그룹회의는 양측이 합의하는 날짜와 시기에 개최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참가국들이 편리하다고 생각하는 장소에서 하겠다는게 우리 입장이다.

— 어떤 맥락이든 간에 북한의 요구.우려 중에 경수로 들어간게 있었나.

▲ 2.13합의 이행과정에서는 경수로가 개입할 틈이 없다. 단기간내 이행해야 하는데 6~7년 걸릴 경수로를 갖다 지을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북한이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들어오기 전에는 지어줄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북한이 핵 포기하기 전에는 NPT 들어올 자격도 없다.

먼 훗날 비핵화 이후에 논의될 수 있는 것이다. 불능화 이후에 폐기단계에서 논의하는 것이다. 그러니 새로운 게 전혀 없는 주장이다.

—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문제 등은 어떻게되나.

▲ 6자 수석대표회담에서는 그 문제 논의 안됐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활발한 양자협의다. 북미 간에도 여러차례 양자협의를 했다. 그런 데서 당연히 논의됐을 것이다.

— 이번 회담에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는 어떻게 됐나.

▲ 북한은 `모든 것을 다 신고한다’라는 것을 강조했다. 김계관 부상이 ‘없는 것을 있다고 할 수도 없고 있는 것을 없다고 하는 것도 요술이다. 신고에서 중요한 것은 진실성이다. 진실하게 신고해야 할 모든 것을 있는 것을 다 신고하겠다’ 고 했다. 모든 프로그램을 다 신고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여러번 들었다.

— 참가국들이 이번 회담 어떻게 평가했나.

▲ 다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어느 누구도 이번 결과를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