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 “북한 표류 어민 증가 이유는?”

▶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열린북한방송/6월 24일>


인권생각-6·25의 진실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안녕하세요. 동포 여러분 반갑습니다. 한해농사를 결정하는 영농시기가 끝나면서 북한에서도 농촌지원 전투가 마감됐다면서요. 참 고생이 많으셨겠네요.


해마다 봄철이면 이른바 ‘사회주의 농촌을 힘껏 돕자’는 구호 아래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농촌지원 전투에 내몰려 고생인들 오죽했겠나요. 그것도 며칠도 아닌 40일간씩이나 말이죠.


이처럼 온 나라가 농촌지원에 내몰려 들썩이는 6월이 되어 보면 지난 60년 전의 6·25 한국전쟁에 대한 생각으로 항상 마음이 착잡해지곤 한답니다. 왜 안 그렇겠나요. 이 땅에 살면서 그 전쟁에서 피해당하지 않은 가정이 남북한 모두 합쳐 몇 세대나 될까요.


저의 아버지 역시 당시 어느 한 고지 전에서 부상당한 후유증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30대 젊은 나이에 끝내 사망했으니까요.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이 들곤 하지요. ‘그 전쟁만 아니었다면 우리 아버지는 지금도 그냥 생존하셨을 텐데’라는 아쉬운 생각이 들더란 말이죠.


그래서 북한에 있을 때 저의 마음속에서는 전쟁의 원흉인 미제에 대한 적개심으로 더욱 불타올랐고 이른바 ‘6·25반미규탄대회’에 참가해서는 그 누구보다 주먹을 더 불끈 쥐고 목이 터지라 성토했지요.


이른바 ‘미제와 남조선 괴뢰도당은 우리 인민의 철천지원수’라고 말이죠. 그런데 한국에 와서 저의 이 같은 생각은 싹 바뀌게 되더군요.


말하자면 전쟁을 일으킨 도발자가 미제와 그 추종자인 남조선 괴뢰군이 아니라 바로 김일성의 주도하에 구소련 스탈린과 중국 모택동의 협약에 따라 벌인 남침이었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던 거죠.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저의 심정이 어떠했는지 아세요? 정말 화가 나더라고요. 수십 년 동안 속아왔다는 게 정말 화가 나더란 말이죠. 사실 말이지요, 북한에 있을 때도 북침선전이 왠지 의문스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냐면요 일요일 이른 새벽에 남측으로부터 불의에 공격을 받았다고 북한당국이 주장해 왔는데 공격받은 적수공권의 북한 측이 어쩌면 한순간에 수도 서울을 점령하고 뒤이어 부산까지 밀고 내려갔는지, 어떻게 전 영토의 97%를 점령했는지 정말 의문스러웠단 말이죠.


상식적으로 봐도 이해가 안 가고 세계 군사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도 없는 기적중의 기적이었지요.


하지만 이른바 김일성이 백전백승의 강철의 영장이고 천재적 군사전략가라고 너무 우기며 선전하는 통에 ‘그래서 그런 가보다’라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알고 보니 김일성은 세상에 둘도 없는 겁쟁이더군요. 김일성은 저만 살겠다고 자강도의 깊은 산골 갱도 속에 사다리 타고 오르내리면서 숨어 살았던 거죠. 그리고는 모택동에게 제발 수십만의 중공군을 투입해 도와달라고 애걸복걸했고요.


최근에 중국과 러시아가 50년 전 기밀문서들을 일부 공개했는데 거기에 바로 6·25전쟁이 일어나게 된 동기가 밝혀져 있었죠. 구체적으로 말하면 김일성이 전쟁을 일으키려 하는데 소련이 도와주기를 부탁하는 스탈린에게 쓴 편지가 공개되었고요.


또 김일성에게 전쟁을 시작하면 중공군 투입을 약속한다는 중국 모택동 주석의 서면 약속 편지도 일부 나왔고요. 당시 혈맹국이었던 중국과 러시아의 문서다 보니 믿지 않을 수 없죠.


한편 한국의 전시기록물에도 명백한 근거들이 밝혀져 있답니다. 북한에는 이른바 ‘조국해방 전쟁승리기념관’, 다시 말해 전승기념관이 있다면 한국에도 큼직한 전쟁기념관이 있죠.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만 봐도 6·25 전쟁역사가 뚜렷하게 수록되어 있죠. 그리고 오직 진실만을 기록한 한국전쟁 역사가 생동하게 기록되어 있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숭엄한 감정을 가지게 하죠.


다시 말하면 북한의 조국해방전쟁승리 기념관은 김일성의 위대성을 부각하는 선전마당이자 주민들과 학생들을 바보로 만드는 세뇌교양마당이라고 할 수가 있죠.


하지만 대한민국 전쟁기념관은 전쟁 승리에 기여한 부대들과 개별적인 애국청년들 그리고 군인들과 여러 나라 참전 용사들의 전투 실기를 낱낱이 기록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진실한 거죠.


제가 이곳을 두 번 다녀왔는데 누가 곁에서 지난 6·25전쟁은 ‘북침이다’, ‘남침이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이제 알겠더라고요. 철저한 남침이란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참 북한주민들은 물론 어린 학생들도 모두 알고 있는 월미도에 대해 잠깐 설명할게요. 여러분은 조선예술영화 ‘월미도’를 다 보셨지요.


해안포 한 개 중대역량으로 적 5만 대군과 맞서 싸웠다는 유명한 얘기. 즉 이대훈 중대장을 비롯한 해안포 중대 군인들의 영웅적 위훈을 말이죠.


저는 이 영화가 너무나 재미있고 감동적이어서 여러 번 보았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와서 제일 먼저 월미도에 가봤는데 역사적인 전쟁흔적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유원지와 유흥시설로 꽉 차있더군요.


상륙 작전 기념관이라고 씌어 있는 자그마한 건물 안에 들어서서 두루 살펴보다가 어느 한 사진 앞에서 순간 굳어지고 말았답니다.


그 사진에는 홀딱 벗은 이 여덟 명의 인민군 군인들이 손을 번쩍 쳐들고 투항하는 모습이었는데 그들이 바로 월미도 방어중대 군인들이었던 거죠.


예술영화 월미도에서 최후의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영웅적으로 싸웠다는 이대훈 해안포중대 군인들이 글쎄 총 한 방 쏴보지도 못하고 그냥 벌거벗고 투항한 사진이란 말이죠.


군 복무 경력을 가진 저로서는 너무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지더군요. 하지만 엄연한 증거사진 앞에서야 어쩔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바삐 그 자리를 뜨고 말았지요. 그러면서 북한에서 보고 들었던 선전과 영화들이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란 걸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됐죠.


이후 60년은 어땠습니까? 전쟁 전 북한이 남한보다 공장도 많고 경제적으로 잘 살았다는 것은 모두 알고 계시지요. 그러나 지금은 어떻습니까. 비교할 수조차 없는 경제적인 차이가 발생하고 있죠.


그런데도 주민들을 먹여 살리고 경제를 발전시킬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전쟁준비에만 광분하고 있죠. 치욕의 한국전쟁을 일으켜 수백만 명의 자기 동족을 살해하고도 성이 차지 않아 또다시 전쟁준비에 광분하는 것이 바로 김 씨 독재정권이지요,


얼마 전 노동신문에는 다시 또 군부대를 찾아간 김정은에 대한 기사와 사진이 실려 눈길을 끌더군요.


지난 16일이지요? 이른바 동해함대사령부 산하 잠수함 기지를 찾아가 군인들은 “오직 싸움할 생각으로 가슴 불태우며 싸움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면서 “모든 해병을 만능해병으로 튼튼히 준비시켜 조국의 바다에 기어드는 적 함선들의 등허리를 무자비하게 분질러 놓아야 한다”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고 해요.


김정은이 잠수함에 올라 허세를 부린 그 날이 바로 1999년 서해 연평도에서 북한군이 도발을 감행하다가 참패를 당한 때로부터 15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당시 서해연평해전으로 아까운 우리 청장년들이 얼마나 희생되었나요. 적화통일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는 도발을 감행해오던 김정일은 여러 척의 어뢰정과 경비정을 내몰아 서해 5도 지역에서 다시 도발을 감행했던 거죠.


하지만 북한 해군 어뢰정 한 척과 경비정 한 척의 대파로 결국 수십 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치욕스러운 도발행위였던 거죠.


아버지 김정일의 만행을 그대로 이어가려고 연평해전 15돌이 되는 그 날 아들 김정은까지 함정에 올라서 전쟁준비를 독려하고 있는 현실이 바로 북한의 세습정권입니다.


김일성은 치욕스러운 한국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인데 그 손자까지 전쟁 광기를 부리고 있으니 우리 민족 역사와 더불어 김 씨 가문은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자들이 분명한가 봅니다.


김정은이 잠수함 잠망경을 통해 쏘아보는 그 장면이 뭐가 그리도 대견해 보였던지 노동신문 지면에 8장의 사진을 도배한 것은 6·25의 교훈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 줍니다.


북한동포 여러분, 현시대는 60년 전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 현대전은 재래식 포탄이 우세하던 때가 아닙니다.


핵과 미사일과 같은 대량살육무기가 동원되고 온 인류를 전쟁의 도가니에 몰아넣는 대 살육전이라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합니다. 김일성이 주도하에 일어났던 6·25와 같은 치욕스러운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열린 북한방송의 최철민이었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다음 주에 다시 뵐게요.


<자유조선방송/6월 24일>


집중분석-北 표류 어민 증가 이유는?


화제가 되는 뉴스를 살펴보는 집중분석 시간입니다. 최근 들어 북한 어민들이 동해에서 표류하다가 한국 측에 구조된 일이 많아졌습니다. 김정은의 지시로 진행되는 무리한 고기잡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은데요. 자세한 이야기 김민수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김민수 기자, 안녕하십니까?


진행: 최근 들어 북한 어민들이 동해에서 계속 구조되고 있죠?


김민수: 네. 지난달 13일부터 이달까지 북한 어민들이 동해의 남측 영해에서 표류하다가 세 차례 구조가 됐습니다. 지난달 13일에는 한국 울릉군 관음도 부근 해상에서 엔진 고장으로 표류하던 북한 선원 3명이 구조됐습니다. 이 중 2명은 귀순하고 1명은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지난달 31일에도 소형 어선에 타고 있던 북한 선원 5명이 구조됐습니다. 이들은 모두 고향으로 가겠다고 해서 전원 북으로 송환됐습니다. 이 표류 사건 이후 보름여 만인 지난 16일 역시 동해 독도 인근 해상에서 소형 오징어잡이 어선에 탄 20대 북한 어민이 구조됐습니다.


진행: 보통 북한 어민들이 구조가 되면 한국 정부에선 어떻게 처리를 합니까?


김민수: 일단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진료하고, 식사와 옷, 신발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남측 영해까지 온 이유를 조사하기 위해 정부의 합동심문센터에서 조사를 진행합니다. 회유나 협박을 하는 건 아니고 사건 경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합니다. 이 조사 과정에 북한 어민이 한국에 남겠다고 하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북으로 가겠다고 하면 판문점을 통해 송환하고 있습니다.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어민들은 탈북자들이 한국에 입국할 때와 마찬가지로 하나원이라는 정착교육기관을 거쳐 한국 주민등록증을 받고, 아파트와 정착금을 지원받습니다.


진행: 북한 당국은 어민들을 납치했다고 주장하곤 하는데, 그런 건 아니라는 말이군요?


김민수: 네. 기관 고장 등으로 표류를 한 사람들을 한국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구조한 것이고, 그들의 의사에 따라 한국에 남게 하거나 북으로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진행: 그러면 이렇게 한국까지 왔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 북한 어민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김민수: 어민들은 북으로 돌아가자마자 바로 국가보위부에서 일주일간 조사를 받습니다. 어떻게 해서 남쪽까지 가게 됐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남한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표류하고 구조된 이후 어떤 심정이었는지, 혹시 남한에 대한 동경의 마음을 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적게 합니다. 이런 문제에 대한 진술서를 여러 번 작성하게 하는 데요. 만약 처음에 작성한 것과 최후에 작성한 것에 다른 점이 있으면 이후 철저한 사상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기관고장이 아닌데도 표류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단련대나 교화소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 조사에서 혐의가 없다고 인정되면 어떻게 되나요?


김민수: 일단 선원증이 회수되고 한동안 바다에 나가는 것이 금지됩니다. 남쪽까지 가서 다시 돌아왔기 때문에 신념은 확실하다고 판단해 바로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일반적으론 뇌물을 주고 다시 고기잡이를 할 수 있는데요. 3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 돈 50~60만 원, 쌀 100kg 이상을 줘야 한다는 건데요. 지금은 더 올랐다는 게 수산사업소 관련 일을 했던 탈북자의 증언입니다. 한마디로 한국에 표류하다 돌아오면 생계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이들은 선전수단으로 이용되는데요. 인민반 강연장에 참석하게 해서 ‘남조선 괴뢰군이 귀순을 강요했다’는 식으로 말하게 하면서 주민들에게 대남 적개심을 고취시키는 방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진행: 한국 정부에선 북한 어민들의 젖은 옷과 신발까지 새 걸로 챙겨주면서 돌려보내는데 북한 당국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 북한 어민들이 자주 표류하는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고 보십니까?


김민수: 한국 정부 측은 김정은이 수산물 생산량 증대를 강조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고기잡이를 무리하게 추진해 벌어지는 일로 보고 있습니다. 수산물을 많이 생산하라는 상부의 지시 때문에 먼바다까지 나가 무리하게 조업하다 사고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진행: 최근 구조된 북한 어선들을 보면 소형 어선들인 데다 기관 고장이 많았습니다. 배 자체의 문제 때문에 표류하는 어선들이 많다고 볼 수 있을까요?


김민수: 그렇습니다. 이번에 표류한 북한 어선들은 1~2톤 정도 되는 소형 어선인데요. 어떤 배들은 뗏목 수준의 선체에 경운기 엔진을 붙이는 등 조악한 것들도 있습니다. 이런 배들은 파도가 거친 먼바다에 나오기가 어려운데 오징어잡이 철이 되면 많은 북한 주민들이 소형 어선을 끌고 먼바다까지 나옵니다. 이런 배들은 작은 풍랑이나 큰 파도에 쉽게 쓸려갑니다. 이렇게 해서 표류하는 배들도 있고요. 또 배가 워낙 낡아서 고장도 잦고, 연료로 가짜 기름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기관 고장도 많습니다.


진행: 배가 좋아도 바다는 예측할 수 없어서 위험한 데요. 작고 낡은 배로 고기잡이를 하려면 정말 목숨을 걸어야겠군요?


김민수: “북한에는 바다로 나갈 때 ‘관을 짊어지고 간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매년 작고 낡은 배가 풍랑 혹은 고장으로 한해 2~3백 척, 최소 100명씩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김정은은 자신의 생일을 딴 1월 8일 수산사업소까지 건설해 전국의 육아원, 애육원, 초등 및 중등학원, 양로원들에 물고기를 전문적으로 보장한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인민군 소속 수산사업소와 사회 수산사업소의 어획 실적을 비교하면서 “수산물 확보 목표 달성을 위해 정신력을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는데요. 김정은이 업적 선전을 위해서 주민들을 바다로 무리하게 내몰면서 표류 사건이 증가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 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민수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