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일]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논의 내용은?”

▶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3월 26일>

집중-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논의 내용은?

화제가 되는 뉴스를 살펴보는 집중분석 시간입니다. 네데를란드(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가 현지시각으로 25일 폐막했습니다. 안보 분야의 최대 정상회의체로 꼽히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김민수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진행: 우선 핵안보정상회의가 무엇인지부터 짚고 갈까요?

김: 핵안보정상회의는 지난 2009년 4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체스꼬(체코) 프라하에서 ‘핵 테러를 국제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지목한 것을 계기로 발족 됐습니다. 1차 회의가 2010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이후 2년에 한 번씩 회의가 개최되고 있는데요. 2차 회의는 2012년 서울에서, 3차 회의는 헤이그에서, 그리고 4차 회의는 오는 2016년에 다시 미국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진행: 안보분야의 최대 정상회의체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입니까?

김: 네. 핵안보정상회의에 미국 등 주요 핵물질 보유국과 원자력 발전소 운영국 등 전 세계 53개 나라 정상이 참여합니다. 여기에 유엔 등 4개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여하는데요. 이 때문에 안보 분야 최대의 다자간 정상회의체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 그럼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어떤 논의를 하는 건가요?

김: 핵을 평화적으로 이용하고, 핵물질이나 기술이 테러 세력에게 넘어가 국제안보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국제협력을 계속 강화하자는 게 주요 취지입니다. 지난 3차례의 회의에서도 이런 내용이 논의됐는데요, 4년 전 1차 회의 때는 핵 테러 위협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핵물질 방호 및 불법거래 방지를 위한 조치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습니다. 당시 정상선언문에는 ‘4년 내 모든 취약 핵물질 방호’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서울에서 열린 2차 회의 때는 핵 안보 강화를 위한 국가조치 및 국제협력 등에 관한 논의가 있었고요, ‘핵무기 원료인 핵물질을 제거함으로써 핵 테러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정상선언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진행: 이번 3차 회의에서는 어떤 논의가 있었습니까?

김: 보통 핵안보정상회의는 앞선 회의에서 논의하고 합의한 사항을 점검하고, 각 나라의 핵 안보 분야의 성과와 새로운 공약을 점검합니다. 이번 3차 회의에서는 2년 전 서울선언을 계승해 핵과 방사능 테러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국제사회의 역량을 결집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국제 핵 안보 체제 강화라는 공동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평화적인 목적으로 원자력을 개발·이용하는 권리도 보장돼야 한다는 점도 재확인했습니다. 이번 헤이그 정상선언에는 핵 군축, 핵 비확산 및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등 핵심과제와 분야별 실행조치들이 담겼습니다.

진행: 핵 테러 위협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번 헤이그 정상선언문에는 36개 항이 담겼던데, 주요 실행조치만 살펴볼까요?

김: 네. 주요 실행조치로는 아직 핵물질 방호협약과 핵 테러억제협약에 비준하지 않은 국가들이 이를 비준할 것 촉구했고, 위험 핵물질을 최소화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고농축우라늄(HEU)과 재처리를 통해 추출된 플루토늄 등 핵무기 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핵물질의 보유량을 최소화할 것을 각국에 권고했습니다. 그리고 핵 테러 위협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핵·방사능 물질 불법거래 차단 및 감식 능력을 높이기로 했고요, 악의적 목적으로 핵물질을 획득하고, 핵물질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정보, 기술 및 전문성을 인터넷 등을 통해 획득하지 못하도록 사이버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제 핵 안보 체제에 있어서 국제원자력기구의 주도적인 역할 확대를 강조한 것도 눈에 띄는데요, 핵안보정상회의는 국제원자력 기구에 정치적, 기술적, 재정적 지원 증대를 장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가 의지가 느껴지는데요, 중요한 건 말이 아니라 행동이잖아요. 핵안보정상회의가 성과가 있나요?

김: 네. 3차 회의 동안 일본, 이딸리아(이탈리아), 벨지끄(벨기에) 등이 자국 내 고농축우라늄(HEU)에 대한 제거 성과나 폐기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또 정상선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한국과 미국, 네데를란드 등 35개국은 핵물질이 테러 세력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국가별 법제화를 추진하고, 이를 국제법으로 확립하기 위한 협력체계도 가동키로 했습니다. 3차 회의 정상선언에서도 이전 정상회의에서 참가자들이 밝힌 공약들 대부분이 이미 이행된 것을 만족스럽게 주목하고, 핵 안보 강화에 있어서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진 것을 환영한다며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 지금 전 세계에서 테러집단들 외에 불법적인 핵 개발로 국제안보를 위협하는 국가로 북한이 꼽히고 있는데요, 헤이그 정상회의 기간에 북한 당국의 핵 문제에 대한 이야기 있었나요?

김: 네.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의제로 다뤄진 건 아니고요,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개막식 기조연설과 핵안보정상회의를 전후로 열린 한·중 수뇌회담, 미·중 수뇌회담, 한미일 수뇌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할 수 없고 비핵화를 실시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에 북한 핵 문제의 심각성을 알린 것으로 평가되는데요, “북한의 핵물질이 테러집단에 이전된다면 세계 평화에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진행: 3차 핵 안보 정상회의가 북한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 같은데요, 북한 당국의 반응 어떻습니까?

김: 네. 북한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데요,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이 북한에 ‘핵 위협’을 계속하면 북한은 ‘핵 억제력’을 과시하는 추가적인 조치들을 연속적으로 취할 수밖에 없다”고 위협했습니다. 그리고 한미일 회담이 열리던 오늘 새벽에 북한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중거리 노동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특히 처음으로 이동식 발사대에서 노동미사일을 발사해 도발 수위를 높였습니다.

진행: 지금 국제사회는 핵무기의 위협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북한은 핵도발을 계속하면서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국제사회의 흐름과 역행하지 말고 정상적인 길을 걷기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김민수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