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전대통령 서거] “박연차 식사 걸러”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돈을 받은 혐의로 영어의 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과 박 전 회장은 갑작스런 서거 소식에 큰 충격에 휩싸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변호인 등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전날 면회 온 가족을 통해 비보(悲報)를 듣고 매우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2007년 심장수술을 할 때 몸에 인공혈관을 삽입한 상태인데다 혈압이 180∼200㎜Hg을 오가고 디스크와 신장에도 문제가 생겼던 그는 침통한 마음을 이기지 못해 식사를 제대로 못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진술이 수사에 중요한 단서가 돼 법정에서 노 전 대통령과 진실을 다퉈야 할 처지였지만 20년 지기의 뜻밖의 `인생마감’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찬종 변호사는 “박 전 회장이 6차례나 외부 병원에서 응급 처방을 받을 정도로 평소 건강이 좋지 않지만 `꾀병’이라는 식의 시선을 의식해 보석 청구를 거부하고 있다”며 “휴일에 접견할 수 없어 어떤 상태인지 모르지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죽고 싶다’고 말했다는 소문도 있다.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나 이광재 의원,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측근들도 깊은 시름에 잠긴 것으로 알려졌으나 자세한 심경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법무부와 구치소는 박 전 회장의 건강문제에 대해 가족이나 변호인과는 엇갈린 주장을 했다.

서울구치소 측은 “육안으로 보기에는 괜찮다. 건강이나 안전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박 전 회장 등의 최근 발언이나 심리적 상태 등은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용된 당사자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개별 내용에 대해 확인해주기 어렵다. 다만 만약의 상황에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게 당사자들의 수감 행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