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봉선 칼럼]이희호 방북 논란과 북한 도발

이희호 김대중 前대통령 부인 일행의 3박4일(8.5~8) 간의 방북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논란이 많다. 북한 김정은의 초청으로 방북했지만 李여사 일행은 김정은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자신들이 기대했던 李여사와 김정은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자 이를 정부 탓으로 돌리고 있는 모양새다.


새민련이 李여사의 방북 기간 중 김정은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것에 대해서 “정부의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논평했다. 새민련 허영일 부대변인은 김정은과 “면담이 성사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는 통일부가 ‘개인 자격’을 강조하면서 李여사의 전문적 식견을 전혀 활용할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적극적인 대화 의지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새민련에서 초청자인 북한 김정은 탓은 하지 않고 우리 정부로 인해서 李여사가 김정은과 면담도 하지 못했다며 정부 탓을 하는 것에 어이가 없다. 李여사 방북시 우리 정부가 북한 쪽에 “고위급 회담하자”는 전통문을 보냈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을 일고 있다. 대화차원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를 두고 정부가 “이휘호 방북에 고추가루 뿌렸다”는 식으로의 해석은 지나친 과장이다.


정부가 언제 민간인 신분 李여사에게 “방북 특사 역할”을 해달라고 한 적이 없다. 이럴진대 야당은 유치한 정쟁거리를 만들고 있다. 李여사 일행은 방북기간중 평양산원과 유선종양연구소, 옥류아동병원, 평양 소재의 육아원과 애육원, 양로원을 차례로 방문해 원래 목적을 수행했다. 또 김일성·김정일이 외국 사절 등으로부터 받은 선물을 전시해 놓은 묘향산 국제친선박람관을 방문해 방명록에 “6·15 정신을 기리고 실천하자”는 서명을 남겨 햇볕정책의 당위성을 그 나름대로 북측에 표시했다.


이러한 활동이 바로 민간인 신분으로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의 자라나는 새싹들을 돕자고 간 원래 목적이 아니었던가? 김정은을 만나 남북관계가 어떻고 이를 어떻게 풀어야한다고 대화를 나누었다면 오히려 정치적으로 간 것이지 인도적 방북이 아닌 것이 되기 때문에 더 이상한 일이 될 것이다. 만약에 김정은을 만났다면 새정연은 당 차원에서 정부도 못해낸 남북화해의 이정표를 남겼다고 대대적인 선전을 하면서 정부 여당의 남북문제 관련 무능을 맹비난했을 것이다. 또한 새정연은 남북문제는 자신들이 주도해야지 새누리당에 맡겨서는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다고 질타를 하여 남남갈등의 극치를 이루어 내년도 총선까지 호재로 만들려고 했을 것이다.


일부 언론은 李여사 방북이 국빈급 방북인데 왜 김정은이 만나지 않았는지 타산을 하였다. 그러나 김정은이 북한지도자로 등장한 이후 외국지도자를 전혀 만나지 않고 있다. 김정은 집권 이후 2013년 11월 최초로 북한을 방문한 외국 정상인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은 국가원수이면서도 김정은을 만나지 못했다.

어느 국가원수도 김정은을 만난적이 없다. 방북기간중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김일성대 연설에서 “어떤 폭정도 영원히 지속할 수 없다. 자유롭게 사는 것은 인간의 욕구이며 이는 영원한 힘”(No tyranny lasts for ever. It is the desire of the people to live free that is the eternal power)이라고 자유와 인권 등의 가치를 역설하면서 “몽골은 인권과 자유, 법치주의를 존중하고, 개방정책을 추구하는 나라다. 몽골은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 자신의 선택에 의해 살 권리 등 기본적인 인권을 소중히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독재체제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독재자 김정은이 외국국가 원수도 안 만나는 판에 민간인 신분으로 간 李여사를 안 만난 것을 탓하는 것은 오히려 이상한 일이 아닌가? 李여사와 새정연은 햇볕정책과 6.15 정신을 운운하고 북한도 이에 호응하는 척 하지만 과거 정부시절 북한은 남한으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아 핵무기제조에 나섰다. 한편으로는 연평해전과 천안함 도발 그리고 최근 DMZ지뢰 도발을 통해 우리 젊은이들을 무참히 살상하였다.

새정연이 90이 넘는 노인을 활용하여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이 오히려 잘못된 일이다. 차라리 김정은 면담이 실현되지 않은 것이 잘된 일로 보여 진다. 지금 이시기에는 김정은 일당이 지뢰 도발을 하고 있는 것과 함께 군의 경계 허술, 국정원댓글 의혹, 도청장비 구입에 따른 각종의혹 제기 등으로 무너져가는 안보를 지켜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