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봉선 칼럼]北核 대비 美전술핵 재배치, 생존권 문제다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국제사회는 각종 제재를 검토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이제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핵을 포기하도록 한다는 것은 연목구어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협조를 안 하는 중국만 탓할 수 도 없다. 그동안 이명박,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면서 한중 외교를 통해 중국에 공을 들인 만큼 신통한 반응을 보이지 않아 우리 언론은 집중적으로 중국을 집중 성토하고 있다.

중국이 지정학적으로나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가치가 있는 북한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1월 13일 대국민 담화문에서 북핵문제에 대해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는 중국측에 대북한 제재에 적극 동참할 것을 요청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다.

중국은 1949년 10월 1일 모택동이 중국을 건국한 이듬해 북한과 수교를 했다. 모택동은 중국 건국 직전 국민당의 장개석 정부와의 내전에서 북한 김일성으로부터 3개사단의 병력지원, 그리고 소총 10만정 등 각종군수품은 물론 전략물자 이동기지로서 큰 도움을 받았다. 6.25전쟁 당시 중국은 이에 대한 보은으로 김일성을 도와 패망직전 북한을 구출해 주었고 냉전시대는 미국에 대한 한반도 전략 첨병역할을 했다.

현재는 북한이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의 동북아 완충지대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북중 관계를 탓해보아야 한계가 있다. 그러나 북한 핵은 중국에도 앞으로 큰 환난(患難)이 될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이 언제나 자신들에 전략적 가치 자산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현 상황은 중국은 집안마당에 ‘호랑이 새끼’를 기르는 격이 될 수 있다. 변방국가가 핵무장한다는 것이 결코 중국에 이로울 수가 없다. 중국은 과거 변방 만주족에 멸망해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에 의해 300년을 지배당하였다. 김정은은 중국에 대해 친중 핵심 세력인 장성택을 처형하거나 모란봉악단사건에서 중국 핵심부가 그들의 체제선전 공연 관람을 거부한다고 철수를 하는 등 중국에 ‘갑질’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정은은 성격상 불안정한 인물이다. 중국이 만약 김정은 정권을 현재와 같이 계속 방치할 경우, 북한이 다종화 소형화 등 전략적 무기체계를 갖추면 지금보다 더 제어하기 어려운 국가가 될 것이다. 아무리 물리력을 가진 중국이지만 핵폭탄을 가지고 막가파식으로 도전한다면 중국은 당할 수밖에 없다. 이제 북한은 주변국 모두에게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은 분명하다. 핵 테러리스트 김정은과 정면대치하고 있는 우리에게 제대로 된 비대칭무기 하나 없다는 것은 앞으로 두고두고 걱정과 고민거리다. 대북 확성기나 심리전 방송이 북한체제를 위협하는 주요수단이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휴전선에서 써왔던 방법으로 핵에 대한 새로운 방책이 아니다.

결국 핵은 핵으로 대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 2015년 제1의 무기수입국이지만 여전히 비대칭무기의 열세로 안보문제에 있어 허점이 많다. 미국이 한미동맹을 과시하기 위해 북한 핵도발시 일시적으로 미국의 전략무기인 B-52나 B-2기나 스텔스 F-22 등을 전개하고 있지만 분위기가 조용해면 다시 철수 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우리 안보가 불안정함을 노정하고 있고 북한이 이러한 취약점을 잘 알고 있다.

19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 후 미국은 남한에서 전술 핵무기를 철수 하였다. 아무리 ‘킬체인’이나 ‘4D’작전으로 미국의 핵우산 속에 북한 핵무기를 방어한다고 하지만 주일 미군기지나 미국 본토에서 한국을 지원한다는 것은 시간적으로나 거리적으로 즉각 대응에 문제가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한국의 핵무장론이 우리내부에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이나 대북강경론자들뿐 아니라 온건파에서도 북핵에 대한 현실적 대안으로 핵무장론이 나온다.

미국이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핵우산으로 우리를 지켜준다고 하지만 결코 우리가 핵을 가지고 북한에 대응하는 것과 남으로부터 핵 지원을 받는 것은 명백히 다르다. 러시아가 무력으로 크림반도를 점령하여 미국이 러시아에 각종 제재를 가하였지만 결코 원상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아랍국가에 둘러싸여 안보에 최후 수단으로 핵을 선택 하였다. 인도나 파키스탄은 견원지간으로 한쪽이 핵을 가지니 결국 다른 쪽이 핵을 가져 균형을 이루었다. 오히려 현재 양국은 원만한 관계가 되었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근본적인 처방, 국가안보의 방향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북한이 가공할 위력을 가진 수소폭탄을 보유하게 되고 한국은 계속 미국의 핵우산과 재래식 무기에만 의존해야 한다면 대응효과는 별로로 막대한 국방예산을 써야한다.

한국이 핵무장을 선택하겠다고 하면 미국과 중국은 적극 반대하고 간단치도 않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이다.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의 핵억제 물리력을 유도하기 위해서도 한국의 핵무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적극 설득해야 한다. 생존권 차원에서 최소한의 전술핵무기라도 배치해야한다는 점을 중국측에 대놓고 제시해야 한다.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인 사드배치도 필수적이다.

핵 확산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핵무장을 하게 되면 북한과의 군사력 균형이 이뤄지고 주변 강대국들과의 관계에서 한국의 발언권이 보다 강화될 것이다. 동북아에서 중국과 러시아 북한은 핵을 보유하였지만 일본과 한국은 비핵국가다. 공허한 비핵화나 평화 보다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핵무장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