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北, 고위급 접촉서 핵문제 전향적 태도 보여야”

▶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2월 13일>

논평-이런 요구가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는가.

남북 고위급 접촉이 어제 판문점에서 있었습니다. 남북관계에서 논의될 수 있는 거의 모든 현안을 올려놓고 밤늦게까지 상호 관심사에 대해 설명하고 충분한 의견을 주고받았지만, 합의는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북측이 남북관계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고 남측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황당한 주장만 고집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접촉을 통해 봤듯이 김정은 정권이 이번 고위급 접촉을 통해 얻자는 궁극적인 목적은 이미 예견했던 대로입니다. 5·24제재 조치를 빨리 해제하고 금강산 관광을 다시 재개하자는 것입니다. 당면하게는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24일로 예정된 ‘키 리졸브’와 ‘독수리’ 한미합동군사훈련과 어떻게든 연계시켜 파탄될 경우 그 책임을 남측에 뒤집어씌우자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무엇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 뒤로 훈련을 연기하라고 요구하겠습니까.

게다가 최고 존엄을 걸고 들며 남한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라고까지 했다니 참 한심하기만 합니다. 단장으로 나온 원동연이라면 민주주의 국가인 남한에서 정부가 언론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쯤은 모를 리 없습니다. 그걸 보면 아마도 김정은이 이 말을 꼭 하라고 시켰는지 아니면 장성택까지 죽어 나가는 마당에 자기 목이 달아날까 두려워 창피스러워도 이참에 충성심을 보여주자고 작정했던 모양입니다.

사실 이번 접촉에서 가장 큰 문제로 다루고 해결해야 할 것은 핵 문제였습니다. 남북관계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핵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런데도 북측은 조선반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으로 되는 핵을 폐기할 대신 ‘민족 공동의 보검’이라는 황당한 주장만 되풀이했습니다.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천안함, 연평도 포격에서 보여주듯이 호시탐탐 도발의 기회를 엿보면서 무슨 민족 공동 같은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7년 만에 이뤄진 남북 간 고위급 접촉인 것만큼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는 책임질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살해사건과 핵실험, 미사일 발사,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에 대해 책임을 지는 건 당연합니다. 특히 김정은 정권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남북관계 개선과 조선반도 평화는 헛된 꿈이란 걸 알아야 합니다. 하루빨리 핵 문제부터 해결해 남북 간의 평화가 깃들기를 바랍니다.

<북한개혁방송/2월 13일>

개혁개방 실천강좌-개혁·개방은 스스로, 피로서 하는 것이다.

북조선인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인민의 안녕과 나라의 발전을 위한 조선개혁방송입니다. 오늘 개혁개방 실천강좌에서는 김정은 독재의 최후발악이 나날이 심해지는 준엄한 시기에 개혁 개방은 스스로, 피로서 하는 것이라는 데 대해 말씀드립니다.

요즘 남조선에서는 북조선과 통일에 대해 크게 세 가지 흐름이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남조선의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하면서 통일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이나 희망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대박’이란 조선말 사전에는 없는 단어이지만 남조선에서는 크게 잘되다, 큰돈을 벌다 등의 뜻으로 북조선식으로 표현하면 횡재라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통일이 아주 큰 기회, 큰 돈벌이 등 완전히 좋은 기회가 된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는 북조선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주장들이 신뢰를 얻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며칠 전 남조선의 국회에서는 “김정은이 암살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급변사태가 일어나는데 여기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와 언론에서 크게 떠들었습니다.

현재 남조선과 미국, 중국 모두 북조선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제하고 그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장성택 사형 이후 김정은 권력이 심각하게 불안해지고 있고 통제와 탄압도 강화되지만 그 해결책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북조선 인민의 존엄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북한인권법’이 올해에도 야당인 민주당의 방해책동으로 통과될 것 같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는 모두 북한인권법이 통과됐지만 유독 남조선에서는 북조선 인민을 싫어하는 민주당이 북한인권법을 절대 반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남조선의 민주당은 과거 김정일-김대중 최고위급 회담을 위해 김정일에게 5억 달러를 비밀리에 송금해준 정당이기도 합니다. 북남최고위급 회담 때 김정일과 만나기도 했던 남조선 민주당의 박지원 의원은 장성택이 사형되고 대숙청이 벌어지자 김정은을 늠름하다고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남조선의 대통령과 여당이 나서서 통일은 대박이라면서 통일 분위기를 띄우고 남조선 정부와 여당과 언론은 북조선의 급변사태를 대비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자신들이 선거에서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북조선 민주화의 주춧돌이 되는 ‘북한인권법’ 통과를 결사반대합니다.

이 세 가지 흐름의 핵심은 하나입니다. 바로 북조선 급변사태와 통일에 대해서 남조선의 정부와 대통령, 여당인 새누리당은 북한주민을 생각하고 있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만 계산하고 챙기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오래전부터 북조선의 계급투쟁 이론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1951년 6·25전쟁 때 북조선에 들어왔던 미군과 남조선 국방군이 퇴각하면서 “진달래꽃이 필 때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믿고 계급적 원수들이 지하에 들어가서 책동하면서 봄이 오기를 기다렸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압니다.

1953년 정전이 되고 나서 지금까지 60번째 진달래꽃이 피였지만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남조선이 눈부신 발전과 민주화로 선진국 수준이 되었지만, 요즘에는 남조선의 민주화를 이루었다는 정치 집단이 북조선 민주화와 인권을 반대합니다.

또 이상하게도 남조선에서는 통일이 되면 북조선을 재건하고 경제발전을 시켜주고 북조선 인민생활을 높여주는데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주장들이 많습니다. 북조선을 남조선만큼 발전시키자면 수 조 달러가 들어간다는 경제학자들의 발표가 있으면서 통일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남조선에 와서 사는 탈북자가 2만 6천명을 넘고 있는데 그중에는 잘 살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기에 고난의 행군시기 사람을 잡아먹었다는 비극적 소식과 매일같이 전해지는 북조선의 가혹한 독재참상들이 알려지면서 북조선을 좋게 보지 않고 있습니다.

남조선의 인터네트(인터넷)에서는 어떤 사람이 애완용으로 기르는 개나 고양이를 때려죽였다는 보도가 나오면 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북조선의 전거리교화소나 증산교화소에서 매일 같이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죽은 사람 시체에서 나온 구더기를 먹었다는 보도가 나와도 별로 반응도 없습니다.

북조선 사람들이 김정일 독재통치하에서, 이제는 김정은 독재통치하에서 굶어 죽던, 맞아 죽던, 총살을 당하던 남조선에서는 중요한 문제가 안 됩니다. 김정일, 김정은 독재정권이 최고 존엄이니, 서울 불바다니, 핵전쟁이니 뭐니 하면서 남조선을 협박하고 무력도발까지 하다 보니 북조선 독재정권의 눈치를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남조선의 5천만 국민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닙니다. 지금 이 시각도 북조선 인민을 위한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처절한 활동을 벌이는 친북조선 활동가와 국민들이 많지만, 그들은 정치적으로 강력하지 못합니다.

남조선 제일의 야당인 민주당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김정일과 김정은을 추종하는 통합진보당을 비롯해 강한 세력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조선 집권당인 새누리당도 눈치만 보면서 북한인권법 통과를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인권법이 9년째 통과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남조선의 통일 속에는 북조선 인민보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이나 기업들로서는 북조선의 영토와 자원, 노동력에만 관심이 있는 것입니다. 남조선의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하면서 북조선 인민에 대한 인도지원이나 인권을 말하지만 반대세력의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북조선에서는 오래전부터 통일이 되지 않아서 인민생활이 어렵다. 통일이 되면 군사분야에 투자하지 않기 때문에 잘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물론 이것도 북조선 당국의 선전이지만 어쨌든 통일되면 잘 살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감이, 아니 미련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현실은 냉정합니다. 남조선 현실은 정치적 이익이 된다면 김정은 독재권력과도 화해 협력하려 하고 기업들은 인민의 인권보다 북조선의 자원과 노동력 등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이런 통일을 하게 되면 배고픔은 면하겠지만, 정신적으로는 고통스러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누가? 어떻게 이런 불평등 통일을 극복하겠는가? 통일이 진정으로 인민에게 만족과 행복을 줄 수 있게 되자면 당당하고 평등하고 진정으로 하나가 될 수 있는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자면 북조선의 모든 간부와 군관, 지식인을 비롯한 애국세력들이 스스로 개혁과 개방을 실천하여야만 합니다. 스스로 쟁취할 때 비로소 자신 있고 당당하고 존엄 있는 발전을 할 수 있고, 비로소 진정한 통일의 조건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장성택 처형과 숙청의 피바람을 보면서 깨달음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김정은 독재에 굴복하고 눈치만 보다가는 장성택과 소위 그 일당처럼 비참한 사태를 맞게 될 뿐입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개혁과 개방을 위해 나서 투쟁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했습니다. 개혁과 개방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피로서 쟁취하는 개혁과 개방이 되어야만 인민을 위하는 진정한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개혁개방 실천강좌를 마칩니다. 지금까지 조선개혁방송에 김승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