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죽을 수밖에 없는 언 땅에 나무심는 이유

북한 조선노동당의 기관지 ‘노동신문’ 김정은 정권을 선전하는 선전도구 노동신문의 거짓과 왜곡을 사실과 대조해서 짚어보는 시간, 노동신문 바로 보기 시간입니다. 3월 4일 이 시간은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과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서재평 : 네, 안녕하세요

1. 앞으로 매주 수요일, 노동신문 바로보기를 통해서 함께 하실 텐데요. 오늘 첫 시간입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북한에서 노동신문을 봤던 사람으로서 남한에 와서 노동신문의 진실과 거짓, 허구에 대해 파헤쳐 보고 그것을 북한주민들에게 알리는 시간이라 감동적이기도 합니다. 북한주민들이 방송을 많이 듣고 북한정권의 실상을 바로 아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2. 네,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2월 27일 2면과 3월2일 1면 나무심기 전투에 대한 기사, 3월 2일 월요일 5면 “파쇼적 본색을 드러낸 언론 테러”, 2월 26일 목요일 6면 “반공화국삐라살포행위를 당장 그만두라”는 제목의 기사를 살펴보겠습니다.

3. 먼저 나무심기 전투에 대한 노동신문 기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기사 내용을 소개해 주시죠.

네, 먼저 지난주 금요일이죠. 2월 27일 금요일자 노동신문 2면에 김정은이 책임일군들과 한 담화 내용이 크게 실렸습니다. 제목은 ‘전당, 전군, 전민이 산림복구전투를 힘있게 벌려 조국의 산들에 푸른 숲이 우거지게 하자’라는 겁니다. 3월 2일은 북한의 식수절이기 때문에 며칠전부터 계속해서 나무심기를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3월 2일 식수절 당일에도 노동신문 1면에 나무심기에 대한 기사를 실었는데요. 제목은 거의 똑같습니다. ‘전당, 전군, 전민이 떨쳐나 봄철나무심기 전투를 힘있게 벌리자’라는 것이죠.

4. 어떻게 이렇게 똑같은 문구를 제목으로 쓸 수가 있죠?

북한에서는 역대 수령 김일성이나 김정일이 발표한 논문이나 담화문을 다 고전적 로작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이 나오면 북한주민에 대한 사상학습을 모두 실시하게 됩니다. 3월 2일에 실린 내용은 로작의 내용을 관철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반복해서 주민들에게 사상학습을 하는 겁니다.

5. 기사 내용을 계속해서 살펴보죠.

내용을 계속해서 살펴보면 나무심기를 강조한 기사들 모두 내용이 비슷합니다. 먼저 식수절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가 나무심기 운동의 첫 봉화를 지펴주신 날이다라면서 김일성을 선전합니다. 김일성이 해방 후에 새 조국건설을 령도하는 바쁘신 중에도 1946년 3월 2일 모란봉에 올라 일제의 식민통치로 상처 입은 조국산천을 바라보며 나무를 많이 심어서 모든 산들을 푸르게 해야한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북한은 3월 2일을 식수절로 하고 있는데요. 김정은은 나라의 산림 문제를 놓고는 더 이상 물러설 길이 없다면서 산림 형편을 이대로 두는 것은 나라의 주인이라고 할 수 없고 애국에 대해서도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나무심기를 애국주의와 연관시켜서 강조하고 있는 겁니다.

6. 나무 심기를 강조할 때 말씀하신대로 북한은 애국주의와 항상 연관을 짓는대요. 그 이유가 뭔가요?

북한에선 애국주의의 한 부분에 향토애라는 말이 있습니다. 향토애는 조국의 사상, 땅 등을 사랑하라는 내용입니다. 향토애 핵심이 조국의 산과 들을 푸르게 하는 것입니다. 애국주의를 말할 때 향토애, 향토애를 말할 때 산림에 대한 부분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애국주의와 나무심기를 연관시킨 것입니다.

7. 앞서 김일성이 1946년 3월 2일에 나무심기를 강조하면서 3월 2일이 식수절이 됐다라고 말씀 하셨는데요. 그런데 3월 2일이면 한반도에서 계절적으로 생각할 때 봄이라기보다 아직 겨울 끝자락입니다. 나무심기에 적당한 날씨는 아니지 않나요?

제가 지금 남한에서 산 지 15년이 되는데요, 남한은 보면 땅이 어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북한은 3월 2일이면 땅이 그대로 얼어있습니다. 평양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일성이 모란봉에 오른 그날을 무조건 기념하기 위해서 북한의 계절 조건에 맞지 않게 심어서 나무가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나무 심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8. 한국의 식수절이라고 할 수 있는 날은 4월 5일 식목일입니다. 3월 2일보다는 훨씬 더 나무심기에는 적합한 날입니다.

원래 북한도 식수절이 4월 5일이었습니다. 언제 바뀌었냐면 3년 전에 김정은이 등극하면서 바뀌었습니다. 저희가 학교 다닐 때 식수절은 4월 5일이었습니다.

9. 그러면 김정은이 들어서고 나서 식수절까지 바뀌었을 때 인민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아마 야 저거 어린지도자가 철이 없구나. 이건 계절도 마구잡이식으로 바꿔가지고 나무심기를 당긴 거보면 철딱서니 없는 지도자 아니냐. 굉장한 실망과 자괴감이 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저 철없는 지도자를 우리가 어떻게 따라가야 할까 걱정이 많았을 겁니다.

10. 식목일을 지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계절적인 변화를 생각하진 못하고 할아버지 따라하기 , 자기 아버지나 할아버지 유훈을 강조하는 것에 집중을 했군요. 북한 당국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산림을 일궈야 한다고 말하고 있나요?

담화문의 내용을 보면 묘목은 전쟁에서 군수물자와 같다고 봅니다. 묘목을 잘 키워서 옮긴 이후에 북한식 표현으로 비배관리라고 합니다. 비배관리는 농사에도 나오는 부분입니다. 물주기, 비료주기, 그 옆 풀을 관리하는 것인 비배관리를 잘해서 옮긴 나무를 잘 키우고 잘 키운 나무를 잘 보호해라. 또 굉장히 중요한 문구가 나오는데 망탕 나무를 자르는 것은 역적행위와 같다고 담화문에 나옵니다. 아마 이 때문에 담화문 이후에 노동당 지시가 떨어진 겁니다. 나무 때문에 총살하는 그런 사례가 반드시 나올 것 같습니다.

11. 단순히 강조하는 것을 넘어서서 역적일 수 있다. 그런 행위를 한다면 처벌까지 가할 수 있는 상황이란 거죠?

지금 북한에서 장마당에 가면 나무를 잘라 한단에 북한 돈으로 300, 500원 정도 내놓고 팝니다. 그것을 역적행위라고 했으니 이것을 막으려면 큰 파장이 일겁니다.

12. 그런데 북한에서 산림이 황폐화된 근본적인 이유가 뭔가요?

근본적 이유는 주민들의 뗄감, 연료를 보장 못한 데서 나온 겁니다. 80년대 후반부터 점차 석탄 생산량이 줄어들고 본격적으로 90년대 경제난이 시작되면서 석탄 생산량이 대폭 감소했습니다. 그나마 나온 석탄을 김정일이가 외화벌이를 하려고 주민들에게 돌리지 않고 중국에 넘겼습니다.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밤에 야금야금 도벌을 합니다. 그래서 북한의 산림이 벗겨진 지 20년 정도 됩니다.  주민들에게 난방용 뗄감과 밥해먹을 수 있는 연료를 보장하지 못한 것이 주된 원인입니다.

13. 김정은이 작년 말부터 중앙양묘장을 시찰하고 나무심기를 강조하면서 작년 겨울에 때 아닌 나무심기 전투로 인민들 고생도 많았죠?

북한주민들에게는 요즘 김정은이가 산림복구에 대해 계속 강조하고 담화문까지 발표했는데 주민들에게 너무나 큰 고통을 안겨주는 아주 못된 짓입니다. 현실적으로 북한주민들에게 뗄감을 보장해주고 나서 최소한의 얼어 죽지 않을 조건을 지어놓고, 산에 가는 부분을 강력하게 단속해야하는 것이 사실인데, 주민들에게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않고 지금 얼어 죽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났습니다. 도벌을 금지해 놓으면 북한주민들에게 얼어 죽으라고 하는 것입니다.

14. 나무심기 과제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서 가지를 잘라다 심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심어 놓은 것을 뽑아가기도 하고, 장마당에서 묘목이 비싼 값에 팔렸던 부작용들을 말씀해 주세요?

그래서 제가 있을 때도 산림보호소, 묘목장에 뇌물을 주고 먼저 가서 묘목을 당겨오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겨울에도 묘목심기를 하라고 하면 검열을 내려오지 않습니까. 검열을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겉에 보이는 나무 가지를 잘라서 심어놓고 여러 가지로 장마당을 통해 묘목을 사기도 하고 눈감고 아웅 하는 식의 행정적인 겉치레가 시작되는 겁니다.

15. 홍수나 가뭄 같은 자연재해로부터 인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나무심기는 꼭 해야하고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묘목이 없는데 인민들에게 나무심기를 할당하고 이를 애국과 연관지어 강제하는 건 인민들의 환경과 상황을 지도자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거겠죠. 다른 기사도 살펴보겠습니다.

3월 2일 월요일 5면 “파쇼적 본색을 드러낸 언론 테로”라는 글을 살펴보겠습니다.

16. 한국의 언론 테러라면서 북한이 한국을 비난했다고요? 어떤 기사인가요?

자주민보라는 인터넷매체를 한국정부가 폐간한 내용을 비난하는 내용입니다.

17. 저는 자주민보라는 인터넷 매체를 처음 들어보는데요. 자주민보 어떤 매체인가요?

북한 정권을 비호하고 찬양하고 북한 정권의 핵심사상을 퍼뜨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북한 복재정권을 미화하는데 앞장섰던 언론입니다. 말하자면 북한의 나팔수 역할을 한 겁니다. 북한에서는 이런 신문을 거의 다 북한 노동당 대남선전 기구에 소속된 지하조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직접적인 지령을 받은 겁니다. 노동신문을 많이 접한 사람들은 구국의 소리 방송, 자주민보는 북한의 대남공작부서에서 관리를 하고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8. 노동신문은 자주민보라는 인터넷 매체를 폐간한 것은 언론의 자유를 짓밟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세계에서 언론의 자유가 가장 심하게 말살되고 있는 나라로 북한이 뽑히지 않았나요?

네, 그렇습니다. 지난달 초에 발표된 보고서인데요. 2015 세계언론자유지수 보고서에서 180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북한이 아프리카의 에리트리아에 이어서 세계에서 두 번째 최악의 언론 탄압 국가로 꼽혔습니다. 이 조사를 진행한 국경 없는 기자회의 아시아 담당 국장은 “김정은 정권이 내부적으로 숙청을 단행하고 정보에 대한 탄압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고 김정은 정권은 정권의 선전, 선동에 열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언론 자유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언론 기관의 출현을 허용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는 조선중앙TV, 노동신문 등의 매체가 있지만 사실 모두다 김정은 정권의 선전 도구이고 김정은 정권을 찬양하는 내용밖에 없습니다. 언론의 역할을 하는 매체가 하나도 없는 거죠.

19. 북한 인민들은 이런 기사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

노동신문의 내용을 많은 사람들이 수 십년 보아왔고, 많이 접하다 보면 노동신문의 내용 중에서 남조선에 대한 내용은 반대로 읽은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때는 사실인 줄 모르는데 후에 들어오는 사실로 알고 보니까 정반대인 겁니다. 그런 것들을 수 십년간 반복해서 주민들이 알아왔습니다. 남한 내용 중에서 북한사람들이 믿는 부분은, 경제에 대한 경우 어떻게 들었냐면 실례로, IMF 당시 ‘남한이 500억 달러라는 빚을 국가경쟁력 있고 담보가 되는거구나‘라고 알았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노동신문을 일반주민들이 볼 때 ’파쇼적인 테로’ 이런 부분들은 수십 년 간 식상하게 들어왔기 때문에 파쇼라는 부분을 이제는 그렇게 주민들이 이게 정말 파쇼적인 행위라고 인정도 하지 않고 그냥 그렇겠거니 하고 지나가는 부분이 상당수 많고, 대부분 반대로 읽는 것이 숙달되어있습니다.

20.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은 물론이고 생각까지 검열하는 김정은 정권, 누가 언론 탄압을 하고 있고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글인 것 같습니다. 다음 기사 살펴보죠. 삐라행위에 대한 내용이라고요?

네 2월 26일 목요일 6면 “반공화국삐라살포행위를 당장 그만두라”라는 글인데요 북한 당국은 계속해서 한국 민간단체가 북쪽으로 보내는 삐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2월 26일 목요일 노동신문 6면에 재밌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작은 기사인데요. 제목은 ‘반공화국삐라살포행위를 당장 그만두라’는 글입니다. 내용을 보면 영국의 단체들이 삐라 살포를 하지 말라고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언급한 단체가 영국선군정치연구협회, 영국주체사상연구소조, 영국조선친선협회입니다.

21. 말만 들어도 북한 당국에서 파견한 북한 사람들이 만든 단체라고 느껴지네요. 이 단체들 어떻게 만들어진 단체들인가요?

이미 알려진 내용입니다. 북한 사람들은 해외에 북한의 조선이름이라는 선군정치 협회라던가. 북한 대남해외공작부서 사람들이 가서 현지 외국인들을 매수해서 조직을 만들어놓고 마치 그 조직에서 성명을 발표한 듯이 거짓말로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발표를 하지 않습니다. 알려진 건데, 북한이 해외에 조직한 곳에 노숙인들이 포합되어있다는 사실입니다. 허위로 만들고 있는 겁니다.

22. 노동신문 기사 내용만 보면 영국에서 삐라 살포를 반대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인민들도 그런 생각을 할 것 같아요?

삐라에 대한 부분은 이쪽 영국에서 했다는 부분은 관심도 없고, 실제로 반대했다고 보지도 않습니다. 북한이 조작한 내용이라는 것을 북한주민들도 알고 있을 겁니다.

23. 북한 당국이 삐라에 대해 참 민감한데요. 노동신문에서는 삐라가 민족을 분열시키고 전쟁을 일으키려는 도발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삐라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가요?

우리가 하고 있는 라디오방송과 삐라의 영향력은 상상 못할 정도입니다. 왜냐하면 닫힌 체제에서 수십 년 살아온 사람들이 외부의 내용물을 접했을 때 진실의 여부를 따지기 전에,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내용입니다. 그러면 기억에 남습니다. 이게 진실일까 아닐까 고민 전에 계속해서 반복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다 여러 가지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게 되면 이게 이렇게 됐구나 하고 삐라의 내용을 확인합니다. 특히 요즈음은 드라마라던가 외부선전물이 많아서 삐라 내용을 90%이상은 신뢰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효과는 상당히 큽니다. 그래서 정권이 라디오와 삐라를 필사적으로 막고 있습니다.

네, 오늘도 노동신문에 나타난 북한 당국의 의도를 하나씩 살펴봤습니다. 조금만 자세히 보면 김정은 정권의 얕은 수와 거짓된 선전이 드러나는데요. 언제까지 거짓 선전으로 인민을 속이면서 정권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인민들이 당국의 그 의도를 파악한다면 김정은 정권도 거짓 선전을 계속할 수 없을 겁니다. 오늘말씀 함께 해주신 서재평 사무국장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