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 서재정 두 사람에게 유린된 대한민국

천안함 폭침 사건의 원인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결론 났지만 우리 사회 좌파 인사들과 매체들, 그리고 일부 국외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로 인해 진실은 묻히고 의혹만 커지는 모습을 지난 1년간 지켜봤다.


그 사이 북한의 연평도 공격이 발생했지만 좌파들은 여전히 국방부의 조사결과에 불신과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강화된 느낌마저 준다. 이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의혹제기를 정당화하고 있으며 결국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사고한다.


설사 북한이 천안함 공격을 인정한다 해도 ‘의혹은 남아있다’는 태도를 바꾸지 않을 태세다. 북한이 천안함 폭침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가 좌파세력의 생존 때문이라는 일각의 우스개 소리가 농담처럼 들리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천안함 의혹세력들은 자신들이 처음에 과학적으로 납득하지 못한 문제는 모두 의혹의 대상으로 삼았고 그러한 태도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군함이 두 동강 날 정도로 강한 폭발이 있었는데 어떻게 형광등이 깨지지 않느냐’는 듣기에는 그럴듯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비과학적인 주장으로 대중들을 현혹한다. 천안함 형광등은 특수 제작된 것으로 직접 충격이 강하게 가해지지 않으면 파손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폭침(버블이 절단면을 날카롭게 뚫고 들어간 파괴) 당시 날아간 연돌 부분의 형광등도 파손되지 않았다. 의혹 제기 세력들은 시간이 흐르면 관계자 중에 양심선언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지만 그러한 선언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천안함 생존장병들은 ‘북한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다. 


천안함을 공격한 어뢰의 1번 글씨가 타지 않는다는 것을 이론과 실험을 통해 증명한 카이스트 송태호 교수는 “학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별 다른 이견이 없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검증할 기회를 거부하고 있는 사람들이 좌파 매체에만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해 의혹을 지속시키고 있다. 그 수준은 정말 한심할 정도”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어뢰 폭발 후 가스버블의 열 전달 과정에서 버블의 온도가 순식간에 급속히 떨어진다는) 에너지 보존 법칙마저 부정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과학적인 대화가 가능하겠냐”고 말했다.


지난해 국방부와 합동조사단이 조사결과를 토대로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언론 검증위라는 단체는 뒤로 돌아서서 ‘오히려 의혹이 증폭됐다’는 주장을 일삼았다. 이들은 잘못된 실험 결과, 비과학적 추정을 반박해도 여전히 처음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천안함 의혹세력은 합동조사단의 결과 발표 이후에도 몇 권의 책을 펴내며 의혹을 확산시켜왔다. 그러나 국민들 중에는 점차 합조단의 조사결과를 신뢰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형국이다.  


데일리NK는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한 의혹을 제기해온 핵심 인사인 이승헌, 서재정, 양판석 박사의 논지와 이들의 주장이 상황에 따라 어떻게 달라져왔는지, 국방부의 조사결과에 대한 반박을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천안함 핵심 의혹 제기 서재정 “천안함이 한반도 평화 안정 해쳐서는 안돼”


천안함 의혹 제기자들 중에서 실험 결과와 이에 따른 분석 내용을 제시한 사람은 이승헌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가 유일하다. 그와 함께 서재정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물리학을 공부한 이력으로 인양된 천안함과 어뢰 잔해에서 발견한 흡착물질에 대한 해석을 가미하고 있다. 이들은 합조단이 증거를 조작했을 혐의가 매우 짙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서 교수는 지난해 7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승헌 교수와는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 워싱턴 추모제에서 처음 만났다고 말했다. 이후 연락이 없다가 서 교수가 인터넷 매체에 쓴 글을 보고 이 교수가 연락해 와 의기투합을 하게 됐고, 서울에서 모 의원의 보좌관이 합조단 발표를 설명해달라고 하면서 본격적으로 검증 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국내가 아닌 일본에서 언론 인터뷰를 갖고 합조단의 조사 결과는 명백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서 교수는 “유엔안보리 의장성명과 관계없이 이번 사건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해쳐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천안함 문제를 대하는 자신의 입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국제정치학 박사인 서 교수는 북한의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유엔 안보리에 가져가는 문제에 대해 한 좌파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에 들어간다고 선언하고 해커 박사는 이를 보고왔다고 말만 했을 뿐인데 이를 사실로 보고 안보리에 회부하는 것은 무리라며 사실상 부정적 견해를 내보였다.


북한의 어뢰 공격이라는 국제전문가들이 참여한 합조단의 조사결과를 반박하면서도 이를 과학계에서 어떻게 신뢰받았다는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심지어 이 교수는 ‘천안함을 묻는다’는 공동 저서에서 천안함에 어뢰 파편이 박히거나 긁힌 자국이 남지 않은 것에 대해 엄청난 과학적 실언을 하고 만다.


그는 흡착물질과 관련, “알루미늄 조각 같은 가벼운 물체가 채 6m도 밀리지 않았는데 어뢰 추진체 같은 무거운 물체가 30m 뒤로 물러날 수 있다고 한 것은 명백한 모순”이라고 말했다. 물체의 이동거리는 질량에 반비례한다는 주장이지만 과학계는 이와는 정반대로 작은 물체일수록 주변의 유체를 거스르기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항을 더 많이 받아서 이동거리가 짧다고 말한다. 물 속에서 작은 고무공과 실제 야구공에 같은 큰 충격을 가했을 때 어떤 것이 멀리 가는가를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다.


결정적 증거가 결정적 의혹을 만든다? 당신들만의 생각일 뿐


이승헌과 서재정 두 사람이 제기하는 의혹의 핵심은 두 가지다. 이는 천안함 의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것들이다. 하나는 어뢰 잔해물에서 발견된 1번 글씨는 폭발 이후 고온의 가스버블에 의해 타버렸어야 한다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어뢰에서 발견된 흡착물은 침전물이기 때문에 천안함 폭발로 발견된 흡착물질과 같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근거로 선체 및 어뢰 추진체, 수중 폭발 실험에서 나온 세 가지 흡착 물질 에너지 분광 분석에서 알루미늄이 다량 발견됐지만 엑스레이 회절 분석에서는 알루미늄이나 산화알루미늄의 흔적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1번 글씨가 타버려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수심 6-9m에서 이뤄지는 수중폭발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충격파와 버블효과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단적으로 이승헌 교수와 서재정 교수는 이 분야에 관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의견을 개진할만한  어떤 학위나 전문성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이 교수는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천안함 문제는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다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상식적으로 수중에서도 폭발 시 3000℃의 고온과 20만 기압으로 폭발하면 그 온도가 몇m까지는 충분히 전달돼 파괴와 열손상을 일으킨다는 지적이다.


합조단은 폭발 즉시 어뢰 추진부가 뒤로 빠르게 밀려나기 때문에 열 전달이 안 된다고 했다. 여기에 송태호 카이스트 교수는 추진부가 뒤로 밀리지 않아도 1번 글씨는 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수중에서 이뤄지는 폭발은 대기 상태와 다르며 충격파는 빠르게 주변으로 퍼져가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가스버블은 그 속도가 느리고 물을 밀어낼 때 거대한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온도가 급속히 내려간다고 설명한다.


폭발 후 0.03초가 지나면 기압과 온도가 주변부보다 낮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폭약이 터졌는데 그렇게 낮은 온도가 형성되느냐는 직관이 가질 수 있는 과학적 오류를 지적하면서 “제트엔진의 압축기를 지난 공기를 일부 돌려서 상온으로 냉각한 후 단열 팽창시켜 극히 낮은 온도를 얻어서 비행기의 냉동사이클을 운영하는 실례가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이승헌 서재정 두 사람은 열 전달과 관련 대기와 수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어떤 열 전달 계산식을 적용했길래 이런 결과를 발표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면서 “열 전달에 대해 수십 년 간 공부한 관련 전문가들도 내 의견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1번 글씨에 대한 송 교수의 반박에 대해서도 핵심적인 해명보다는 가스버블 팽창이 비가역적인 과정(버블 안과 밖의 압력차가 크게 존재)이기 때문에 열 전달이 그대로 이뤄진다는 다소 논점이 빗겨난 해명을 내놨다. 또한 열 전달 근거로 제시한 주변의 페인트가 탔다는 주장을 했지만 이는 추정에 불과한 것이다. 어뢰 추진부 주변 페인트는 타지 않았다.


흡착물질과 관련된 논쟁은 분석 틀에 보다 전문적인 내용이 포함되지만 이 교수의 오류는 쉽게 드러난다. 합조단은 실제 폭발과 비슷한 3000도 이상의 고온과 20만 기압 이상의 고압, 수십만분의 1초 만에 냉각과 같은 실험 결과 천안함과 어뢰에 묻은 흡착물질과 동일한 폭발재인 비결정질 산화물(ALXOY)임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1100도에서 40분간 가열하여 2초 내 냉각시킨 것으로 비결정질 알루미늄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합조단의 데이터 조작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실험 환경을 실제 폭발과 유시하게 한 실험 결과가 실제 흡착물질과 동일한데, 실제 폭발과는 거리가 있는 실험으로 실제 흡착물질과 다르게 결과가 나왔다는 주장으로 합조단을 비판한다면 이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선체에서 발견한 흡착물질에서는 미량의 화약성분까지 검출돼 폭발의 증거라는 점이 명확해졌다.


또한 이 교수는 EDS(에너지분광기) 분석에서 원자상태로 관찰되는 알루미늄이 XRD(X선회절기) 분석에서는 그 흔적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통해 합조단의 데이터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합조단은 “EDS 분석 결과 알루미늄, 산소, 황, 염소, 나트륨, 규소 등의 환인되었으나 XRD 분석결과 알루미늄, 산소, 황 등이 포함된 피크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폭발 시 발생한 고온 고압에 의해 초급냉되어 피크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XRD 분석은 결정질이냐 비결정질이냐만을 확인하기 때문에 폭발 현상에서 알루미늄, 산소, 황 등이 포함된 피크는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이 교수는 캐나다 마니토바대 지질학 전공 양판석 박사가 ‘흡착물질은 폭발에 의해 발생하는 산화 알루미늄이 아니라 풍화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수산화알루미늄이다’라는 주장을 인용해 폭발 성분과 다르다는 주장을 했으나, 사고 현장에서 발생한 다른 알루미늄은 두 달이 지나도록 부식의 흔적이 없고 양박사도 나중에는 상온에서 생성되는 비결정질 비스알루미나이트로 말을 바꾸었다. 그리고 흡착물은 9종의 다른 성분이 혼합돼있는데 그는 단일 성분으로 단정지었다.


우리 사회는 한 편으론 자신만만하지만 한편으론 충분한 전문성을 지니지 않은 과학자들이 몇 개월 동안 전문가들의 지성과 정부를 쥐고 흔드는 상황을 방치했다. 좌파 매체들은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해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신들의 주장을 옹호하고 있다. 또한 이들의 행적을 볼 때 결론을 미리 만들어 놓고 결과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갖게 된다. 왜냐하면 충분히 반박된 내용은 인정해야 하는데도 대결에서 절대 지면 안 된다는 정치가의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천안함 의혹 제기세력은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그러나 그들이 의존하고 있는 핵심 논지를 제기한 과학자 2명의 논지가 설득력을 잃은 이상 더 이상의 우기기식 의혹 제기는 멈춰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