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시스템 파괴주범 김정일이 黨 강화발전 주도?



▲ 지난 17일 노동신문은 김정일 사망 5주기를 맞아 대대적으로 김정일을 칭송하며 선전에 나섰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진행: 22일 <노동신문 바로보기> 전해드립니다. 지난 12월 17일이 ‘김정일 사망 5주기’였습니다. 이후 노동신문이 하루도 빠짐없이 김정일을 칭송하며 선전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17일, 지난 5년은 김정일이 주체혁명위업의 완성을 위해 쌓아올린 업적의 고귀함을 잊을 수 없는 나날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른바 주체혁명사상도 강조했는데요. 여기서 김정일의 주체혁명위업은 어떤 것이고 주체혁명사상이란 무엇인가요?

신문은 김정은의 지난 5년간의 통치를 김정일 주체혁명위업을 완성하기 위한 기간이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총 4가지를 김정일의 주체혁명위업이라고 제시했는데요. 첫째 김정일의 혁명사상과 노선에 빛나는 승리, 둘째 김정일이 품을 들여 키운 혁명의 강력한 주체의 승리, 셋째 김정일이 마련해준 막강한 군사 경제력 토대와 그 잠재적 승리, 넷째 김정일의 업적인 영도의 계승문제 해결, 이렇게 총 4가지를 업적으로 꼽고 있습니다.

북한은 수령의 후계자가 대를 이어 혁명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권력의 정통성으로 삼고 있습니다. 김정일 주체혁명위업을 강조하는 것도 김정은이 이른바 ‘백두혈통’으로서 수령의 위업을 계승하고 발전시켰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한마디로 세습을 정당화하기 위한 표현이라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주체혁명사상이란 주체사상을 말하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사실 북한에서 주체사상이 “깊이 있는 이론과 방법의 전일적 체계다”고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주체사상은 김일성, 김정은은 물론 이를 가르치는 선생들도 잘 모릅니다. 북한 주민들은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다”는 주체사상의 기본 명제만 알고 있을 뿐 깊이 있는 내용은 잘 모른다는 겁니다. 주체혁명사상은 한낱 구호일 뿐 주민들에게 큰 의미는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김정일의 대표 업적으로 조선로동당을 강화·발전시킨 것, 또 청년 대군을 키운 것을 언급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오히려 김정일이 당 시스템을 파괴했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봅니다. 김정일 생존 기간 동안 당 대회를 한 번도 열지 않았다는 점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당·국가 통치방식(방침 지시)을 자본주의 사회의 조직폭력배 체계, 보스가 한마디 하면 일률적으로 집행하는 것처럼 만들어 놨습니다. 청년문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총폭탄, 요즘 말론 핵폭탄 정신이라고 해서 대를 이어 혁명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청년이야말로 나라를 짊어질 역군임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불구자로 만들어 청춘을 보내게 했습니다. 심지어 청년돌격대를 통해 노예와 같은 일을 시키는 장본인이 김정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김정일을 과연 청년 대군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노동신문이 지난 17일, 김정일 사망 5주기를 맞아 우표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김정일 5주기를 맞아 새 우표를 만들어 공개했습니다. 원래 이런 식의 기념우표를 자주 발행하나요?

5주기라 만들었을 겁니다. 북한은 김일성과 김정일 생일, 사망일 등 5주년, 10주년, 15주년, 20주년 등 꺾어지는 해에 맞춰 성대한 기념행사를 합니다. 특히 우표 제작을 하는 것은 북한의 관례입니다. 대체로 우편을 부칠 때 쓰는 것이 우표인데 사실 북한에서 우표를 발행할 필요가 없습니다. 북한은 전보를 쳐도 가지 않고 우표를 붙여 보내도 무용지물이 됩니다. 우표는 자기들만의 잔치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북한이 김정일을 칭송하면서 김정일 5주기를 추모하는 김정은의 모습도 상당히 많이 선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주민의 관심과 시선을 김정은 자신에게 집중하도록 하는 것 아닌가요?

김정일 5주기 추모를 통해 김정은 본인에게도 충성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겁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를 중심으로 하는 우리의 일심단결을 백방으로 강화해야 한다” “김정은은 주체혁명의 위대한 승리의 상징, 조선의 힘이다” “전당, 전근, 전민이 김정을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일꾼들, 당원들, 인민, 군인들, 근로자들은 충정과 의리로 참된 혁명동지 혁명 전우가 되어라”고 전했습니다. 현실에 이런 나라가 있다는 것은 기적이 틀림없다고 봅니다.

-지난 6월 1일부터 전개해온 ‘200일 전투’가 12월 15일로 끝났습니다. 북한은 승리적인 결속이었다며 목표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강조하는데요. 이번 200일 전투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정확히 지난 6월 1일부터 198일 전투가 되겠습니다. 정확히는 17일 까지 해야 200일이 됩니다. 17일은 김정일 사망일이기 때문에 전투를 이틀 먼저 끝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이번 전투가 북한 주민들의 몸과 마음만 지치게 만들었다고 봅니다. 당중앙위원회에 따르면 공업총생산액이 119%이고 수천 여 개의 공장기업소가 연간 계획을 기한 전에 초과 수행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결과를 믿지 않습니다. 그래도 119%는 괜찮은 겁니다. 북한 벽보에는 200%, 1500% 까지 나오는데 이는 선전선동에 불과합니다. 북한이 내년에도 이런 전투 놀음을 벌이긴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매일이 전투인 북한 주민들로서는 200일 전투, 1000일 전투가 의미가 없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삶은 하루하루가 전투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신문은 ‘200일 전투’가 평화로운 환경에서 순탄하게 진행되진 않았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적대세력의 책동, 대재앙 홍수 등으로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인데 실제 어려움이 많았다고 보시는지요?

어려움이 있었지만 ‘200일 전투’에 큰 영향을 줄 만큼의 사안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200일 전투’는 지난 5월 ‘제7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방편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물론 함경북도 북부지대가 큰 수해를 입은 건 사실이지만 정상적인 국가라면 자연재해가 발생해 국가 경제에 차질을 빚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자연 재해 등이 ‘200일 전투’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상당한 과장입니다. 실제 영향을 끼쳤다면 북한 당국이 자연재해에 대처를 못할 정도로 무능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노동신문이 ‘적대세력의 책동’이라고 표기한 것은 김정은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강화된 유엔 대북제재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 통계자료에서도 알 수 있지만 유엔 제재가 북한 경제를 악화시킬 만큼 작동했던 것은 아닙니다. 결국 북한 당국이 성과를 자랑하기 위해서 올해 자연 재해, 대북제재를 많이 받았다고 과장한 것이라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