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딸 전시회 찾은 시민 “믿기지가 않아요”









▲27일 오전 서울 인사동 갤러리 서호에서 열린 ‘북한정치범 수용소와 통영의 딸’ 북한인권 특별전을 찾은 시민들이 사진을 감상하고 있다. /김봉섭 기자 


27일 오전 서울 인사동 갤러리 ‘서호’에서 ‘북한정치범 수용소와 통영의 딸’을 주제로 한 북한인권특별전 개막식이 열렸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북한의 북창 정치범수용소 실물 모형이 전시됐다. 전시회와 함께 신숙자 모녀 구출을 위한 다큐멘터리 상영, 정치범수용소 수감자 출신 탈북자의 현장 증언이 이어졌다.


개막식에 맞춰 전시회를 찾은 북창수용소 출신 탈북자 김혜숙씨는 “북한주민들에게는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지만, 수용소에 있는 전기철조망에는 항상 전기가 흐른다”면서 “도망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용소 모형을 보니 다시 끌려들어가는 느낌이 든다”면서 “하루 빨리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가 철폐돼서 (수용소에 갇혀 있는 수감자들의 삶도) 저처럼 자유로운 삶으로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김혜숙 씨는 할아버지가 6·25 때 월남했다는 이유로 1975년 뒤늦게 가족과 함께 평안남도 북창군 제 18호 정치범수용소로 강제 이주되어 2002년까지 살았다. 2008년 중국을 거쳐 2009년 한국에 입국했고, 현재 한국 및 국제사회에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전시회에는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 출신 탈북자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도 전시됐다. 수감자들의 열악한 거주 환경, 굶주림, 남루한 의복, 강제노동, 고문, 공개처형 등을 증언하는 그림들은 수용소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학여행을 왔다는 한 고등학교 교사는 “평소에는 북한인권 문제를 피부로 느낄 수 없었다. 고등학교 아이들도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좋은 기회가 됐다”면서 “이런 일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다니 믿을 수 없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소감을 밝혔다.


길을 지나다 우연히 사진전을 보게 됐다는 이정근(25) 씨는 “같은 한국인데 너무 다른 것 같다”면서 “카다피의 독재정권이 리비아 시민들의 힘에 의해 몰락한 것처럼 북한의 민주화도 하루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주최로 내달 1일까지 이어진다. 이후에는 부산역(7~9일), 대전역(17~18일), 전북대학교(22~24일)를 돌며 순회 전시회도 가질 예정이다. 다음달 10~11일에는 북한인권문제를 다룬 국제영화제가 서울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개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