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령 남문시장 집단소동 임시수습”














8월 하순 사리원에서 평양으로 향하는 도로상에서 안전원(경찰)과 트럭 운전사가 주먹질을 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NK
지난 7일 회령 남문시장 강제 철거로 비롯된 ‘남문시장 상인들의 집단항의 소동’은 시장관리소에 재건축 비용을 납부했던 상인들에 한해 한 달간 노점상을 허락하기로 잠정 합의가 이뤄져 사태가 일단락 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문시장관리소 간부들은 10월부터 남문시장의 매대와 지붕을 새롭게 단장한다는 명목으로 상인들에게 3천원씩 돈을 받았다가 ‘회령시내 모든 장마당은 新회령시장(舊회령남중학교 자리)으로 통합한다’는 회령시의 방침이 결정되자, 상인들에게 돈을 돌려주지 않고 남문시장을 강제 철거해 이곳 상인들이 집단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진 바 있다.남문시장 집단항의 소동 기사 바로가기

26일 북한 내부 소식통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지난 22일경 항의소동에 가담했던 상인들이 보안서까지 찾아가 해결방안을 내놓으라고 항의했다”면서 “사건이 커질 것 같자 보안서와 시장 관리소가 전전긍긍하더니 임시 방편으로 노점을 허락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당시에 소동에 참가한 사람도 많고 집단적 움직임까지 보여줘 관할 보안원들이 적지 않게 당황해 문제를 키우지 않으려는 표정들이 역력했다”면서 “이 사건으로 잡혀가거나 구금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내에 들어온 한 탈북자는 “시장 상인들이 관리소와 말다툼을 벌이고 관리소 사무실까지 찾아가는 경우는 종종 있다”면서도 “백여명이 집단적으로 행동해 구호까지 외친 것은 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이 생계문제로 당국과 마찰을 빚어온 적은 있으나 남문시장 사건처럼 집단 소동으로 확대된 일은 상당히 이례적인 모습이라는 것. 그는 과거 배급체제 아래서 국가에 모든 것을 의지했던 당시와는 너무도 달라진 모습들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데일리NK를 통해 공개된 북한 내부 동영상에서도 보안원이나 군인들과 멱살을 잡고 싸움을 하고 이를 주변 사람들이 말리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이는 북한 정권기관이나 군부의 권위가 식량난 이전에 비해 크게 추락한 반면, 주민들이 스스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는 크게 성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새로 개설된 회령시장이 남문동에서는 상당히 떨어져 있기 때문에 상인들 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불만이 커져 있는 상태”라며 “향후에도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할 경우 당국이 어떻게 대처할지 관심이다”고 말했다.

현재 남문시장에 대한 철거작업은 모두 끝난 상태이며, 남문시장에 매대를 소유했던 50여명의 상인들이 남문동 일대의 골목에서 노점상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