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남 단천 검덕광산 사고로 32명 사망

▲ 사고지점인 함경남도 단천시

최근 소문으로 떠돌던 함경남도 단천시 ‘검덕광산 대량사망설’이 사실로 확인됐다.

함경남도 단천시에 살다가 지난 5월 중국으로 넘어온 탈북자 김모(35세)씨는 “올 4월 초에 검덕광산에서 사고로 32명 가량의 사람들이 사망했다”고 13일 밝혔다.

김씨는 “이번 사고는 갱에서 일하고 나오던 사람들이 바람난(잘못 작동된) 광차에 치어 죽었다”고 말했다.

“경사가 60도 이상의 막장도 있는데 사람들이 인차(引車)가 없을 때에는 걸어서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런데 광물을 나르는 광차(鑛車)는 위에서 케이블로 천천히 끌어올리는 식으로 운전된다. 만약 정전이나 제동장치가 고장나면 광차는 사정없이 뒤로 밀린다.”

갱 안에는 광부들이 타고 다니는 인차와 광석을 나르는 광차가 한 레일을 쓰게 되어있어, 자칫 케이블이 낡아 끊어지거나, 정전이 되는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낳는다고 김씨는 설명했다.

또한 김씨는 “광산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몇 명 사망한 정도는 사람들이 별 생각없이 지나간다”고 말했다.

광부들이 하도 맥없이 죽자, 사람들은 “사람목숨은 파리목숨”이라고 혀를 찼고, 사람이 죽어도 아무런 보상이 없자 “누구네 집 개돼지 죽은 것만 못하다고 한탄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검덕광산은 마그네사이트 광석을 캐내는 광산이다. 광산은 여러 차례 김일성과 김정일의 현지지도를 받은 곳으로, 생산된 광석을 러시아나 유럽등지로 수출하여 외화를 벌어들이는 북한 굴지의 광산이다.

이곳 광산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탈북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채굴설비와 운반수단이 노후하여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90년대 중반 식량난 때는 사람들이 집단아사했을 뿐 아니라 갱도 붕괴, 가스폭발 등으로 사망자가 늘어났다고 한다.

중국 투먼(圖們)= 김영진 특파원 ky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