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평천구역 아파트 공사 중 벽 무너져 군인 2명 사망

소식통 “지난달 아파트 지하서 사고 발생…무리한 속도전 원인”

미래과학자거리 건설현장. /사진=조선의 오늘 홈페이지 캡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평양에서는 대규모 건물 개보수 및 거리 조성이 진행돼 외관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평양 정상회담 방북단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백화원 초대소까지 이동하면서 목격한 려명거리 등 평양의 첫인상은 그만큼 강력했다.

금수산태양궁전과 영생탑을 잇는 려명거리와 대동강변 미래과학자거리 조성 이후에도 중구역과 보통강구역, 평천구역 등 평양 중심구역에서는 여전히 아파트 건설이 한창이다. 평양시 청년공원 일대에 있는 열사릉까지 이전하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했다.

아파트 건설이 평양의 현대적인 변화를 상징하고 있지만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 역시 끊이질 않고 있다.

평양시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하순에 평양시 평천구역 아파트 건설에 동원된 인민내무군 8총국 건설부대 군인 2명이 지하 공사 도중 무너진 건물 벽에 깔려 사망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평천구역에 새로 짓는 아파트 지하공사에 8총국 소속 1개 중대가 동원돼 공사를 하다가 이 같은 참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건물 내부에서는 미장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갑자기 벽이 무너지면서 피할 사이도 없이 잔해에 깔렸다고 한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무리한 속도전을 지적하고 있다. 아파트 자재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데다 시멘트 건조 시간도 부족한 조건에서 내부 작업에 들어간 것이 인명 피해까지 발생시켰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번 사고의 책임으로 공사를 책임진 현장 지휘관이 6개월 강직을 당했고, 나머지는 단련대 처벌 정도로 마무리 됐다고 한다.

평천구역에서는 2012년 5월 아파트 붕괴사고로 사망자가 100명 이상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최부일 인민보안부장과 선우형철 인민내무군 장령 등이 유가족과 사고 지역 주민들을 찾아가 사과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당시 공사는 인민내무군 7총국에서 담당했다.

그러나 이 사고 일주일 만에 김 위원장은 김책공대 교육자 아파트 건설 현장을 방문해 또 다시 속도전을 강조했고, 이러한 건설 문화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대규모 건설 공사를 진행하면서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는데도 이러한 사고를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문제’로 간주하는 후진적인 안전의식과 사고 발생 후에는 현장 지휘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관행이 인명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사고 소식을 전한 이 지역 주민들의 말을 빌어 “잘 먹지도 못하면서 일에 내몰린 자식 같은 군인들이 죽은 것이니 다들 애통해 한다. 공사에 대한 안전 담보가 없는 상태여서 사고는 발생할 수밖에 없으니 죽은 사람만 불쌍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