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北 초대형방사포 아직 성공 못한듯…개발 멈춰야”

[주간 北 미디어] 추가 도발 가능성에 "무모한 핵미사일 계획 멈추고 인민 생계 돌봐야" 지적도

북한이 최근 초대형 방사포 연발 사격 시험을 실시하고 해당 무기체계의 개발완성을 주장했으나, 아직 완성단계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3일 데일리NK와 국민통일방송이 진행하는 ‘주간 북한미디어’ 분석에서 “북한이 11월 29일자 노동신문을 통해 초대형 방사포 개발완성을 기정사실로 했으나, 아직은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9일 1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신문은 “최고영도자 동지(김 위원장)께서는 시험사격 결과에 대하여 대만족을 표시했다”며 “이번 연발시험사격을 통해 무기체계의 군사기술적 우월성과 믿음성이 확고히 보장된다는 것을 확증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문은 “세상에 없는 강위력한 무기체계를 개발완성한 희열에 넘쳐있는 국방과학자들은 더욱 용기백배, 기세충천하여 당의 전략적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우리 식의 첨단무장 장비들을 더 많이 연구개발하고 하루빨리 인민군대에 장비시켜 나라의 방위력을 계속 억척같이 다져나갈 불타는 결의에 충만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개발완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기술적 측면에서 무기체계의 성능이 최종적으로 검증됐다는 점을 드러냈지만, 초대형 방사포의 연발 사격 능력과 안정성을 두고서는 여전히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태 전 공사는 무기개발에 아직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 근거와 관련, “새로운 무기들을 시험 사격할 때마다 보여주는 목표물 명중 화면자료는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는데, 이것은 아직도 발사체가 목표물의 반경 안에 정확히 들어가는 정도까지 올라서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사진 속 이동식 발사차량에는 총 4개의 발사관이 탑재돼 있지만, 북한은 지금껏 4개의 발사체를 연발 사격한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역시 무기개발의 완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한편, 태 전 공사는 북한의 추가적인 군사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올해 개발을 시작한 각종 미사일들의 완성시험을 연이어 진행한다면 북한에 대한 기회의 창은 영원히 닫히고 제재만 심화돼 주민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김정은은 이제라도 무모한 핵미사일 계획을 멈추고 인민들의 생계를 돌보는 데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초대형 방사포
북한 매체가 지난달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하에 초대형 방사포 연발시험사격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다음은 태 전 공사의 분석 내용 전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태영호입니다.

오늘은 북한이 지난 11월 28일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외신들은 지금 북한이 ‘세상에 없는 초대형 방사포’라고 자랑하고 있는 이 무기가 600㎜급 ‘초대형 방사포’이며 이번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380km, 고도는 97km인 것으로 탐지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11월 29일자 노동신문을 통해 ‘이번 연발시험사격을 통하여 무기체계의 군사기술적 우월성과 믿음성이 확고히 보장된다는 것을 확증하였다’,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시험사격 결과에 대하여 대만족을 표시하셨다’, ‘국방과학자들이 세상에 없는 강위력한 무기체계를 개발완성한 희열에 넘쳐있었다’고 보도함으로써 초대형 방사포 개발완성을 기정사실로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개발완성 주장을 놓고 논의가 분분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8월 24일 1차 시험 발사 때 2발 발사 간격이 17분이었지만, 3개월여 만에 이뤄진 4차 시험에서 30초로 줄었으니 방사포 무기체계 특성과 성능을 갖춘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발사 간격이 20초 이내로 들어와야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갱도 속에 숨어 있던 미사일 발사차량이 밖으로 나와 지지대를 내리고 지상에 고정하려면 적어도 10분가량 소요되는데 4발의 발사 간격을 20초 이내로 줄이지 못하면 한국이나 미국 탐지 자산에 포착돼 발사 전에 격파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북한 노동신문과 중앙TV 보도 자료를 보면서 아직은 성공하지 못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우선 북한은 지난 8월 24일부터 11월 28일까지 4번을 시험 사격하였지만, 매번 발사 간격을 줄이는 데만 집중했지 새로운 무기들을 시험 사격할 때마다 보여주는 목표물 명중 화면자료는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아직도 발사체가 목표물의 반경 안에 정확히 들어가는 정도까지 올라서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방사포의 이동식 발사차량에 4개의 발사관이 탑재돼 있지만 한 번도 4개를 함께 시험 사격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정말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 개발에 성공했다면 이것은 대단한 성과로서 발사현장에서 김정은과 간부들이 담배를 나누어 피우든지, 눈물을 흘리든지, 아니면 두 주먹을 불끈 쥐든지, 만세를 부르든지, 한판 축제를 벌여야 하겠으나 러시아나 중국에도 없다고 하는 초대형 방사포를 성공한 것 치고는 축하 장면이 조금 초라해 보입니다.

노동신문에 나온 김정은의 모습은 웃고 있으나 그 옆에 서 있는 이병철 중앙당 제1부부장의 모습은 조금 심중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지난시기에 무기개발에 성공할 때마다 눈물을 흘리거나 두 손 들고 만세를 부르던 모습과는 조금 대조됩니다.

일부 사람들은 현재 북한이 미국에 올해 말까지 비핵화 계산법을 바꾸라고 시한부를 정해놓고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년 초부터 초대형 방사포의 발사 간격 단축, 4발 연속발사, 목표물 명중성 문제 등을 해결하려고 초대형 방사포 시험 발사를 더 자주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는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제재만 풀어달라는 저들의 요구에 미국이 응하지 않는다는 빌미로 또다시 초대형 방사포 등 올해 개발을 시작한 각종 미사일의 완성시험을 연이어 진행한다면 북한에 대한 기회의 창은 영원히 닫히고 제재만 심화돼 북한 주민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김정은은 이제라도 무모하고 투자가 많이 드는 핵미사일 계획을 멈추고 인민들의 생계를 돌보는 데로 나서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