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서 보위부 감시받던 주민 행방 묘연…재탈북 가능성도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사진=데일리NK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보위부의 지속적인 감시를 받던 한 주민이 지난달 아기와 함께 사라져 한 달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로 전해졌다. 현재 보위부는 탈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 주민을 계속해서 추적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10월 중순 청진시 수남장마당 주변에서 장사하던 30대 초반의 여성이 갓 돌이 지난 아기를 업고 사라져 현재 보위부가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여성은 탈북했다 지난 2014년 북송돼 2년 교화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형기를 마친 뒤에는 다시 사회로 진출해 결혼도 하고 출산도 하는 등 현실에 적응하며 살고 있었지만, 보위부는 그가 재차 탈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감시를 늦추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보위부장은 이 여성을 직접 맡아 교양 사업을 진행하고, 여러 차례 불러 “다시 월경(越境)하면 안 된다. 생활에서 어려운 것이 있으면 말하라. 애로를 풀어주겠다”며 달래는 등 상당히 신경 써서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주민은 그런 보위부장에게 ‘가족이 먹고살기도 어려운데 인민반에서 거둬들이는 세 부담이 너무 크다’며 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는데, 정작 보위부장은 ‘다른 문제라면 해결해 줄 수 있지만, 그것은 내가 나설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면서 도움 요청을 거절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 여성은 아기를 업고 시장 주변에서 소소한 장사를 해왔는데, 남편은 별 도움이 안 되는 데다 오히려 괴롭히기까지 했다”면서 “주민들은 그가 이모저모로 곤란을 겪다 더는 살기 어려워 아기를 업고 사라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이 여성을 지속 감시해오던 보위부는 그가 언제 집을 나섰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남편은 평소 아내가 집을 비우고 여기저기 장사하러 다니는 일이 많아 여느 때와 같이 다른 일로 나갔을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며 “그런데 이틀이 지나도록 아내가 나타나지 않아 인민반장에게 상황을 알렸고, 인민반장의 신고로 보위부도 이 여성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여성이 사라진지 이틀이 지난 뒤에야 상황을 파악하게 된 보위부는 곧바로 추적에 나섰지만,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그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보위부는 보위부장이 직접 교양도 하고 달랬는데도 이런 일을 당하자 ‘어떻게든 이 여성을 잡아들이라’며 잔뜩 열이 오른 분위기”라며 “현재 이 여성의 친언니가 중국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보위부는 그가 다시 도강(渡江)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