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현장] 청년, 통일을 디자인하다

진행 : 라디오 현장 시간입니다. 지난 20일, 서울에서 북한과 통일문제에 관심있는 여러 국적의 청년들이 모여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임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교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청년, 통일을 디자인하다>라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다양한 국적의 청년들이 모여 강연도 듣고, 통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이번 행사는 통일전략연구소와 GPY KOREA가 공동 주최했습니다. 한반도 통일 문제를 국제적으로 공론하는 데 있어서 기반을 마련하고 여러 나라의 청년의 통일인식을 강화하고, 확산하기 위해 행사를 주최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GPY KOREA 박준석 대표의 환영사입니다.

GPY KOREA 박준석 대표 : 갑자기 통일이 된다고 했을 때 북한과 남한이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는데,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뜻깊은 자리에서 청년 여러분들이 국제 사회의 시각이 어떤지 배울 수 있고, 남북한의 차이가 어떤지 서로 알아가면서 남과 북이 서로의 견해의 차이를 좀 더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이곳에 온 청년들도 여러 나라의 또래 친구들과 함께 북한과 통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서로의 생각 차이를 더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는데요. 이번 행사에 참석한 류원욱 학생의 이야깁니다.

한국 대학생 류원욱 : 저는 아무래도 대한민국 사람이고, 제 나름대로 정치적 성향에 따라서 북한을 바라보는 관점이 있었는데, 한국인이 아니고 다른 외국인 친구들은 어떤 느낌을 가지고 어떤 관점으로 북한이랑 변화 국면을 보는지 궁금했어요. 그게 기대되었구요.

이와 관련해 먼저 2011년 탈북한 주찬양씨가 ‘북한에서 본 세계, 그리고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탈북 과정에서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고, 현재는 또 누군가에게 그 도움을 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면서 행사에 참석한 청년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습니다.

탈북민 주찬양 : 여러분들은 누군가의 세상이 될 수 있다는 거. 그래서 이런 따뜻한 마음과 관심으로 통일을 향해 마음을 열어줬으면 좋겠고. 탈북자나 이런 호칭으로 부르는, 우리가 도와주고 동정해야하는 대상이 아니라 친구가 되고 잠재력을 인정해주고 함께, 같이 꿈을 이뤄나가야하는 친구들이라는 거 기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비정상회담이란 형식 아래 다섯 개국의 청년들이 한 명씩 나와 북한과 관련한 의제를 두고 토론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북한, 남한, 요르단, 우즈베키스탄, 일본 청년들이 함께 했는데요. 각각의 의제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훈풍이 부는 올해의 남북관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요르단에서 온 말락 학생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말락 : 악수 사진 보고 감정이 너무 기뻤어요. 북한하고 한국  통일하는 게 아니라 세계의 평화같은 사진이 머릿 속에 나왔고, 한국인 느낌인지, 그렇게 들었고. 하루 종일 너무 기뻤고.

말락 학생과 마찬가지로 현재의 남북관계의 진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의견들도 많았지만 북한과의 과거 협상들이 실패로 돌아간 선례를 언급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북한 내에서 교육을 개혁할 기회를 얻는다면, 가장 먼저 도입할 과목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라는 흥미로운 질문도 있었는데요. 이에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베크 학생과 탈북자 조미영씨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베크 : 나라가 열리다보면 잘 살고싶은 나라를 가고 싶겠죠? 그러면 열리자마자 나가려는 사람들도 많을 거예요. 그래서 제가 초등학교부터는 민주주의 선에서 모국 사랑이라는 과목 하나 추가하고. 안에 역사적인 내용, 뭐냐면 우리는 우리 모국이 우선이고 한반도의 사람이고 한반도를 먼저 사랑해야하고 김정일 말고. 한반도를 먼저 사랑해야하고, 이런 교육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자마자 다들 외국 유학 갔다가 안 돌아오려고하고나 그럼 그 나라는 누가 지키고 누가 남아요. 그래서 이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미영 : 탈북민들이 여기 지금 와있는데, 북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자유가 주어져있다면 북한을 다시 돌아가도 전혀 처벌하지 않는 그런 상태가 된다면 아마 돌아가서 북한 땅에서 뭔가 자기의 꿈을 펼치고 싶은 분들도 상당할 것이라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저희는 ‘전체주의’교육을 받으며 살았어요.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희생해야한다. 라고 교육 받았어요. 그런데 한국에 와서 항상 그 개인의 행복과 개인의 자유, 그거를 강조하더라고요. 개인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고 집단이 잘 되야한다 라는. 그래서 북한에 있는 아이들에게도 ‘네가 행복해야한다’라는, 그리고 ‘다 달라도 된다.’고 생각이 ’생각이 다 달라도 된다’고 그런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행사가 끝난 후 남한의 류원욱 학생은 다른 나라의 학생들이 북한에 대해 얼마나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면서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습니다.

류원욱: 다양한 관점을 알 수 있어서 좋았고, 한국 통일이 관심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저 친구들은 평화를 바라고 평화가 이 땅에 정착되기를 바라는 것같아서 좀 고맙기도 했어요. 우리 나라 문제인데.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남과, 북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의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 북한과 통일 문제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뜻깊은 경험을 했다고 평가했는데요. 북한의 변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전 세계 청년들의 열정과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국민통일방송 임지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