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김정일 혐오’ 목소리 높다

현재 재일동포 사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혐오감’ 이 나날이 높아지고있다. 요코타 메구미씨의 ‘가짜 유골사건’이 김정일에 대한 혐오감을 가속시켰다. 지금 동포사회에는 ‘한류 드라마 예찬’과 ‘김정일비판’이 동거하는 기묘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김정일에 대한 혐오감의 고조는 김정일 추종분자들에 대한 비판으로 향해지고 있다. 특히 조총련 지도부내의 일부 추종분자에 대한 비판은 더욱더 강해지고 있다.

김정일 추종분자들은 조총련의 민주적 개혁을 제언한 사람들을 내부 문서와 <조선신보>를 이용해 ‘한국의 간첩’이라고 온갖 수단을 가리지 않고 공격했지만, 오히려 재일동포로부터 고립되고 있다.

고립되는 조총련 지도부

그들은 재일동포의 민족학교를 ‘김정일 장군님의 학교’라고 주장하며, 재일동포들을 김정일의 종속물로 만들려했지만, 이 역시 동포들의 엄중한 규탄을 받고 있다. 그리고 ‘북한’만을 조국이라고 주장하며, 조총련계 동포들을 에워싸려고 필사적이었지만, ‘한국’도 우리 조국이라고 하는 조총련계 동포들은 잇달아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김정일 추종분자들은 북한으로 귀국한 사람(귀국자)들의 친척을 재원확보의 수단으로 하려고 해왔지만, 이미 그것을 받아 들이는 귀국자 친척은 이제 거의 없다. 그들에 대한 재일동포의 원성이 높아질 뿐이다. 재일동포들이 김정일과 그 추종 세력에서 멀어지려는 것은 이미 오래 되었다.

재일동포는 온갖 궤변으로 뒤섞인 ‘김정일 옹호론’에 대해서도 엄격한 비판의 눈을 가지기 시작했다.

사실 재일동포 사이에 독재자 김정일에 대한 옹호론은 2000년 6월의 남북 정상회담 이후 급속히 퍼졌다. 그 선두에 선 사람이 김대중 전대통령이었다. 김대중 정권은 김정일에 대해 엄격한 대응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전쟁을 하자고 하는 것인가”라고 공포감을 부추겨, 그에 대한 비판을 금지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 논리는 노무현 정권으로 계승되었다.

꺼져가는 ‘김정일 옹호론’

이 궤변은 재일동포 사회의 일부에도 흘러들었다. 어느 재일동포 학자는 “(남북) 정상회담을 돈으로 샀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평화가 없는 정의보다 정의없는 평화가 좋다. 돈으로 살 수 있는 평화라면 그것도 좋은 것이 아닌가”라며 말도 안되는 ‘평화론’을 전개한 바 있다.

‘평화’만 있으면 정의는 필요없다고 주장하는 이 논자의 ‘평화관’은, 폭력 앞에 굴하는 패배의 평화관이다. 이 논자는 북한에서 몇 백만 명이 굶어죽는다 해도 ‘총성이 없는 상태’라면 그것이 평화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논자는 사람들이 평화를 사랑하는 것은, 정의와 자유와 풍요로움이 동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독재자 김정일에게 돈을 주는 ‘부정의'(不正義)도 정당화하는 이러한 사이비 평화론이 ‘전쟁’을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독재자의 파렴치한 행위와 한편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이제 재일동포들은 간파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가짜 평화론 외에 ‘재일동포는 김정일 타도를 주장해서는 안된다’ ‘김정일을 자극하면 테러가 일어난다’는 등의 공갈로 김정일 옹호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고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재일동포들은 김정일을 추종하는 조총련 지도부는 물론 ‘햇볕정책’에 찬성하는 재일 ‘민단’의 일부 세력에도 드디어 비판의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박두진 / 본지 고문(在日 통일일보사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