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 기립!…멋진 사나이 김용갑 의원에게 “경례!”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경남 밀양·창녕)이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의원은 3일 오전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년 전 제 자신에게 약속한대로 17대 국회의원을 마지막으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지난날 정부에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그렇게 아름답게 가슴에 와닿을 수가 없었다”고 용퇴의 변을 밝혔다.

이날 김 의원은 “지난 12년 동안 국회에서 국가 안보와 국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선봉에서 싸워왔다”며 “정치권에서 눈치 보지 않고 소신대로 하고 싶은 말을 다할 수 있었지만, 혹시 저로 인하여 개인적으로 상처를 입은 분이 있었다면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고 언급하고, 자신이 좌파정권 공격하면서 마음 상한 사람들까지 배려했다.

그는 “이제 좌파정권이 퇴진하고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의 이명박 정부가 나라를 이끌게 되어 저는 안심하고 물러갈 수 있게 되었다”며 “이제 보수원조 김용갑은 제 소임을 마치고 정치무대에서 사라지려고 한다”고 말을 맺었다.

그의 표현대로 ‘원조보수’ 김용갑 의원이 제대한다. 그의 ‘제대’는 말 그대로 정말 제대로 된 ‘명예 제대’이다. 여기에 다른 수식어를 붙일 필요가 없다.

김용갑 의원은 그동안 대한민국 국회에서 맨오른쪽을 지켜온 충실한 초병이었다. 17대 국회 맨왼쪽에 노회찬 의원과 같은 좌파(민노당 ‘친김정일 변태들’을 제외하고)가 있다면, 그는 대한민국 맨오른쪽을 떠받치는 튼튼한 바위와 같았다. 만약 김의원보다 더 오른편으로 갈 경우 지만원씨 같이 극우로 빠질 위험성이 있는 세력도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김의원은 우리사회의 좌편향을 막는 역할을 주로 해왔지만, ‘김용갑 보다 더 오른쪽으로 가면 곤란하다’는 인식을 제공하면서 알게 모르게 극우로 가는 길도 차단하는 역할까지 해온 것이다.

어느 사회든 좌우는 있다. 우가 좌를 몰살해도 안되고, 좌가 우를 궤멸시켜도 안된다. 건강한 좌, 건강한 우가 다 필요하다. 다만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친김정일 변태들은 반드시 솎아내야 한다. 이들은 우리 사회를 좀먹는 바이러스들과 같다. 18대 국회는 우가 앞장서서 우리사회를 이끌고, 건강한 좌가 출현하여 우의 잘못을 지적해가면서 같이 앞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한반도 선진화의 길이 열릴 것이다.

김용갑 의원은 또 깨끗한 보수였다.

그는 국회 상임위 활동에서 주로 통일외교통상위를 맡았다. 그가 통외통 위원장으로 있으면 해외에 국정감사를 나갈 때 나이 어린 ‘메뚜기’들(철없는 초선 의원)이 꼼짝 못했다. 해외 한국 대사관 감사를 나가면 김의원은 미리 ‘군기’를 잡았다. ‘의원들은 대사관에서 제공하는 승용차를 타지 말고 버스를 이용할 것’, ‘피감기관은 음식을 제공할 수 없으며, 의원들은 음식 값으로 1만원을 넘기지 말 것’ ‘저녁에 돌아다니지 말고 감사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 등등 그는 통외통 ‘군기반장’으로 통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자신의 표현처럼 진짜 ‘원조 보수’라 할 만했다.

이날 불출마 회견에서 그는 “북한정권이 해마다 나를 반(反)통일 5적(敵)으로 꼽았는데, 앞으로 내 이름은 명단에서 빠질 것”이라며 여유있는 농담도 던졌다. 그런 김용갑 의원이 명예제대한다.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줄 때가 됐다는 것이다.

이제 제2, 제3의 김용갑 의원들이 나올 기회이다. 김용갑 의원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지만, 특히 노무현 탄핵 정국에서 운좋게 끼어든 대통합 신당의 함량미달 ‘메뚜기들’은 이번 기회에 자진해서 나오지 않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해 좋다. 이들은 스스로 지난 4년간 로또 복권에 당첨됐다고 생각하는 편이 그나마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이다. 두 번이나 복권에 당첨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도둑놈 심보나 같다.

영화 ‘철도원’은 시간의 흐름과 신구(新舊)세대의 교체가 주제이다. 마지막 장면이 인상깊다. 철도원으로 한평생을 바친 구세대 철도원이 숨지고 열차가 터널 속으로 사라질 때 새로운 세대의 젊은 여성은 사라져 가는 열차에 ‘경례’를 붙인다. 한평생 열심히 일한 구세대에 대한 경의의 표시다. 그리고 앞으로 남겨진 일은 신세대의 몫이다. 사회와 역사는 그렇게 발전해가는 것이다.

진정 나라를 걱정하고 대한민국이 잘 되기를 바라는 후배들이라면 용퇴하는 김용갑 의원에게 일어서서 거수경례를 붙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