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반장들, 삼지연 강제 동원에 머리 치켜들고 강력 반발”

지난 5월 중순 평양에서 열린 시·군 인민위원장 회의 이후 인민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각 지역의 인민반장들이 삼지연 건설에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현재 인민반장들이 당국의 삼지연 강제 동원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24일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에 “1차로 (건설 동원에) 나선 인민반장들이 돌아오고 나서 자신의 차례가 돌아와 나가야 하는 인원들이 위에 반발심을 표현하고 있다”며 “실제로 지난 22일 저녁에는 한 인민반장이 동원을 강요하는 지구반장에게 대드는 사건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구반장은 ‘인민반장들을 집결시켜 삼지연 건설 현장에 동원 보내라’라는 상부의 지시를 받고, 인민반장들을 불러 모아 ‘이제 당신들 차례가 됐다’면서 이튿날 바로 삼지연 건설 동원에 나설 것을 종용했다.

그러나 인민반장들은 이 같은 지시를 가만히 따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반발했고, 그중에서도 비교적 나이가 어린 한 인민반장은 머리를 치켜들면서 지구반장에게 막말까지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화가 난 지구반장은 손에 들고 있던 전지(손전등)로 반항하던 인민반장의 머리를 몇 대 쳤는데, 그것이 화근이 돼 끝내 인민반장의 입에서 ‘지구반장을 해임하면 삼지연에 나가겠다’는 말이 나오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소식통은 “삼지연 동원 차출 문제를 두고 지구반장과 인민반장 간 다툼이 격화하자 결국 동(洞) 당 위원장이 개입했다”며 “결국 동 당 위원장이 지구반장 해임을 선언하면서 인민반장 달래기에 나섰고, 인민반장은 그제야 화를 누그러뜨려 다음날 삼지연으로 출발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본보는 지난 7일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5월 중순 시·군 인민위원장(우리의 시장·군수급)들이 평양에 집결해 회의하고 돌아간 뒤 각 지역의 인민반장들에게 삼지연 건설 동원 지시를 내렸으며, 실제 평안북도와 양강도에서 차출된 인민반장들이 삼지연 동원에 나섰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 당국이 중요 국가 건설사업에 일반 주민뿐만 아니라 인민반장과 같이 주민들을 감시·감독하는 관리들까지 동원한 것은 부족한 건설 인력을 보충하는 한편, 경제난 속에서 동요하는 내부를 다잡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앞서 삼지연 건설 현장에 차출돼 나갔다 돌아온 인민반장들을 통해 열악한 근로환경과 실태가 전해지면서 상부의 동원 지시에 반발하는 인민반장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대학생 삼지연꾸리기 건설현장 참여
북한 대학생들이 삼지연꾸리기 건설현장에 참가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

실제로 본보가 지난 12일 양강도 소식통을 통해 전해 들은 인민반장의 전언에 따르면 삼지연 건설 현장에 동원된 인력들은 기본적인 잠자리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하루 15시간 이상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에 갑작스럽게 동원돼 건설 현장에 온 인민반장들 사이에서는 ‘단련대나 교화를 가지 삼지연에 다시는 안 오겠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한 주민들도 삼지연 동원을 꺼리고 있으며, 이에 인력 충원이 어려워지자 기관에서는 조직적으로 돈을 주고 사람을 사 삼지연 건설 현장에 투입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여전히 매체를 통해 삼지연군 꾸리기 사업 진행과 지원을 책려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삼지연군건설장에서 원림공사 힘있게 추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삼지연군을 산간문화도시의 표준, 사회주의 이상향으로 훌륭히 변모시키기 위한 방대한 건물공사와 함께 원림공사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앞서 9일 ‘삼지연군건설을 힘있게 지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물자 지원에 모범적으로 나서는 단위들을 언급해 독려하면서 동참을 에둘러 당부했고, 지난 3일에는 3면 전체에 ‘당의 구상과 결심을 받들어 삼지연군건설 2단계공사를 힘있게 다그치자’라는 큰 주제로 여러 개의 기사를 실어 건설 성과를 끌어내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