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성서 염산테러 사건 발생…벌목 현장서 말다툼 벌이다가 범행”

소식통 “성분 안좋지만 공부 잘하고 박식한 청년이 화를 당해”

6월 초 함경북도 국경지대 모습. 소달구지에 북한 주민이 타고 있다. /사진=데일리NK

함경북도 온성군에서 벌목 노동자 간에 다툼이 염산 테러로 이어져 청년 1명이 얼굴에 큰 화상을 입고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18일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중순 온성군에서 ’염산 테로(테러)’ 사건이 발생해 부모 없이 지내는 청년이 얼굴이 망가지고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온성군과 주변 지역은 한반도 최북단으로 창바이산맥(長白山脈)의 지맥이 뻗어있어 산림자원이 풍부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온성군 인민위원회는 건설사업에 필요한 원목을 해결하기 위해 청장년 노동자 일부를 선발해 종성군 북산에서 벌목 작업을 벌였다.  

7명이 1조를 구성해 작업을 하는 와중에 청년 1명의 성분이 좋지 않고 말수가 없어 사실상 따돌림을 시켰는데, 소위 ‘왕따’ 청년이 염산 테러의 희생자가 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당시 청년들은 온성군 지역 문제를 두고 언쟁을 벌이다가 야생동물과 맞닥뜨렸을 때 사용하려는 목적으로 준비해온 염산을 이 청년의 얼굴에 부었다고 한다. 염산을 맞은 청년이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고 고통스러워 하자 나머지 청년들이 물을 뿌리고 1시간 넘게 부축해 산을 내려와 병원에 옮겼으나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열악한 북한 병원 시설로는 염산 테러로 인한 얼굴 화상을 치료하기도 역부족인데다 정치적으로 문제가 된 집안의 청년을 적극적으로 치료할 의지도 없는 상태. 시집 간 쌍둥이 누나가 병원에서 소독을 하고 붕대를 감아주는 수준의 치료에 그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사건이 보안서에 알려지고 조사에 들어갔지만 청년이 의식불명이고, 나머지도 ‘화가 나서 스스로 염산을 뿌리다가 화상을 입었다’’고 말을 짜고 있어서 사건을 저지른 자도 처벌을 받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일종의 봐주기 수사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염산 공격을 당한 청년은 아버지가 정치적으로 시비가 붙어 불우한 성장기를 보냈다. 아버지가 수용소에 끌려가자 엄마가 이혼하는 조건으로 쌍둥이 남매는 수용소행을 면제 받았지만, 성분이 좋지 않아 어렵게 생활해왔다고 한다.   

성분이 좋지 않고 정치적 문제가 되면서 출세의 길이 막혔지만 워낙 공부를 잘하고 박식해 어떤 문제에 대해 자기 의견이 분명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사건이 발생할 때 분명히 이 청년이 과학적 타산을 가지고 문제를 설명하자 지식에서 밀린 사람이 화가 나서 염산을 뿌린 것이 분명하다”면서 “집안 배경은 없지만 박식한 청년이 그렇게 돼 주민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