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당 의원 “퍼주다보면 변하겠죠”

▲ 대북지원비료가 선적되는 모습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정부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드러난 무조건적 대북지원 행태를 비판한 글을 작성해 3일 홈페이지에 개재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2일 국회 문화관광위 방송위원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남북 방송교류’ 항목으로 45억원이 증액된 것이 정부 기획예산처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북한의 상응하는 방송교류와 태도 변화에 연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K모 의원은 “퍼주다보면 변하겠죠. 이 예산보다 더 많이 갖다주어야 합니다”라고 발언했다고 한다.

정부와 집권여당의 대북정책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무책임한 답변이다.

아래는 심재철 의원이 ‘재철생각’이라는 논평 형식으로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의 전문.

“퍼주다보면 변하겠죠”

국민의 세금이 올바르게 쓰여질지를 따지는 방송위원회에 대한 내년도 예산 심의가 2일 국회에서 있었다.

예산안 중에는 ‘남북 방송교류’ 항목으로 내년도에 잡혀있는 45억원짜리 사업도 있었다. 이 사업은 올해는 13억원이 잡혔던 것인데 내년에 급증한 것이다. 북측이 원하는 방송장비를 원하는 대로 주겠다는 것이다.

방송위는 이 항목으로 원래 20억원을 잡았다가 기획예산처의 ‘지시’(명목으로는 협의조정이라고는 하나 사실상은 지시)에 의해 45억원으로 늘려잡았음이 국회 심의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아무튼 이 예산안에 대해 본인은 지원하는 것도 좋은데 무작정 달라는 대로 줄 것이 아니라 주는 만큼 북한도 변화되어야 할 것이 아니냐며 방송위원회를 상대로 따졌다.

SBS가 10만 달러를 주고 지난 여름 가수 조용필씨의 평양 공연을 성사시킬 때도 북측에서는 처음에는 녹화중계한다고 했으나 나중에는 돈만 받고는 입을 싸악 씻었던 예도 들면서 본인은 우리의 지원을 북한의 변화와 연계할 것을 지적하고 주문했다.

그러자 열우당의 K모 의원은 자신은 심 의원과는 생각이 다르다고 말하면서 “퍼주다보면 변하겠조. 이 예산보다 더 많이 갖다주어야 합니다.”라며 끝없는 퍼주기를 주문하였다.

북한 지원에 대한 집권 여당의 한 국회의원이 갖고 있는 인식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보여진 한 장면이었다. 저런 생각이 한 사람만의 생각일까…. 너무도 어이가 없어 헛웃음도 나오다 멈춰버린 하루였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