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된 조직행정부 책임자에 김재룡 전 내각총리 발탁”

사법·공안기관에 대한 당적 통제 역할…장성택과 달리 결정권 없고 김여정에 모두 보고

김재룡 최고위급 간부 마스크 착용 회의
지난 2월 12일 김재룡 당시 내각총리가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중앙과 여러 도 비상방역지휘부사업을 지도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최근 사법·공안기관에 대한 당적 통제를 담당하는 ‘조직행정부’를 신설하고, 해당 부서장에 김재룡 전 내각 총리를 임명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이날 “새로 내온 당 중앙위원회 부서는 사법, 검찰, 보위, 안전 기관들에 대한 감시와 당적 통제를 담당하는 조직행정부이며, 이 부서의 책임자로는 이전 내각 총리인 김재룡이 발탁됐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달 5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정무국 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에 새로운 부서를 내올 데 대한 기구 문제를 검토·심의했다”고 전했고, 이어 13일에 진행된 당 중앙위 제7기 제16차 정치국 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에 신설부서를 내올 데 대한 문제를 심의·결정하고 그 직능과 역할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당시 신설 부서의 명칭을 밝히지 않은 채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이익을 수호하고 사회의 정치적 안정과 질서를 믿음직하게 유지 담보하며 우리의 계급진지, 사회주의 건설을 철통같이 보위해나가는 데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소식통은 조직행정부 신설 목적과 관련해 “사법, 검찰, 보위, 안전 기관을 장악·지도할 수 있는 기구를 통해 규율과 질서를 바로잡아 당의 유일적영도체제를 확고히 보장하자는 데 있다”고 했다.

한편, 조직행정부장에는 김재룡이 임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김재룡은 당의 정책을 잘 파고들어 전개할 줄 아는 전형적인 당 일군(일꾼)으로 높은 당성을 지녔으면서 사법, 검찰, 보위, 안전 기관과 아무런 인연이 없는 순수파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김재룡은 지난달 13일 정치국 회의 당시 내각 총리에 해임되면서 당 부위원장 겸 당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김재룡이 어느 부서의 수장인지 밝힌 바 없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신설된 조직행정부를 맡았다.

특히 소식통은 “새로 내온 조직행정부는 장성택이 권한을 휘두르던 과거 당 행정부와 역할이 비슷하다”면서도 “다만 다른 것은 이전에는 행정부장인 장성택 단계에서 100% 중 90%가 결론지어졌다면 이번 조직행정부는 김재룡의 권한이 국한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재룡은 부서 내에서 제기된 모든 문제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모두 보고하게 돼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김여정에게 크고 작은 모든 사안을 보고하면 그중에서 필요에 따라 특이한 1%의 경우만 김재룡이 직접 ‘1호 보고’를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갖춰놨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법 기관 위에 또 다른 권력으로 군림했던 장성택과 달리 이번 김재룡은 결론권을 갖지 못하고 철저히 사법, 검찰, 보위, 안전 기관을 감시·통제·장악해 보고하는 김여정 동지의 손과 발의 임무를 할 뿐”이라고 했다.

현재 북한 내에서는 조직행정부 신설이라는 정치국 회의 결정을 받들어 각 도·시·군·구역의 사법, 검찰, 보위, 안전 기관들을 통제·장악하는 각급 당 부서를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9월 15일까지 조직 및 간부 사업을 완료한다는 입장”이라며 “10월 10일(당 창건일)이 지나면 사법, 검찰, 보위, 안전 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이 진행될 것이라는 말도 내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