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으로] 中 광군제, 1분 47초만에 매출 16조원 돌파

진행: 시시각각 바뀌는 세계의 변화상을 전해드리는 ‘세계 속으로’ 시간입니다. 오늘도 데일리NK 문동희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문 기자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해 오셨습니까?

  • 네. 오늘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라는 특별한 날에 대해서 준비했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대규모 할인 행사가 진행되는 미국 최대의 기간입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 명절인 추수감사절 이후 다음 금요일부터 시작인데요. 많은 업체와 상점이 다양한 세일 이벤트를 통해 미국 소비자들이 마음껏 쇼핑을 즐기는 날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진행: 물건을 싸게 파는 행사를 블랙프라이데이라고 하는데요, 프라이데이는 금요일을 뜻하고, 검정색을 뜻하는 블랙은 왜 붙은 건가요?

  • 블랙 프라이데이의 유래는 주로 두 가지 정도 설이 있는데요. 먼저 쇼핑몰로 몰려든 소비자들로 인해 시즌 내내 직원들이 힘들어했다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 1년 내내 적자였던 기업들이 이때를 기점으로 장부에 적자(Red ink) 그러니까 빨간 잉크로 글을 쓰던 것을 흑자(Black ink), 검은 잉크로 쓰기 시작한다고 하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진행 : 그렇다면 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는 어떻게 생기게 된 겁니까?

  • 미국에서는 재고가 발생하면 판매자가 제조업체로 반품을 합니다. 그 이후에는 아웃렛이라고 불리는 할인 매장으로 운송되어 판매되거나 인터넷에서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는데요, 여기서 문제는 ‘반품’을 한다거나 아웃렛과 같은 할인 매장으로 ‘운송’ 하는데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의 영토가 전 세계 3위로 굉장히 큰 나라라는 것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중국보다 넓은 토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나라가 크다 보니 운송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연말에 다음 해로 재고를 남겨 보관이나 관리를 하는 데 드는 돈을 추가로 소모하느니, 차라리 싸게 팔아버리자는 판매자들의 심리와 두둑한 연말 보너스를 받아서 쓸 곳을 모색하던 소비자들의 구매욕이 맞물려서 엄청난 소비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진행 : 규모가 굉장하다고 들었는데요, 어느 정도인가요?

  • 미국에서는 매년 11월 네 번째 주 목요일이 추수감사절인데요. 다음 날인 금요일부터 크리스마스·새해까지 이뤄지는 대규모 할인행사가 열립니다. 미국 소매협회(NRF)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미국 연간 매출의 20%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미국 소매협회(NRF)는 2017년 총매출액이 약 68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4.3~4.8%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 : 1달 정도되는 기간에 연매출의 20%가 되는 물건을 판매한다면 엄청난 수치인데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보면 확실히 물건을 싸게 파나 보군요?

  • 블랙프라이데이 때 기업들은 이윤을 내지 못할 만큼 할인율을 높입니다. 재고비용을 없애고자 원가에 가까운 할인을 감행합니다. 그래서 높은 특가 상품들을 많이 내놓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고객이 이 기간에 물건을 구입하게 됩니다.
    이 기간에 미국 상점에 가보면 사람들이 담을 수 있는 만큼, 들 수 있는 만큼, 심지어 어린아이도 동원해 물건을 한가득 품에 들고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게임기나 텔레비전을 두고 성인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진행 :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행사인 셈이군요. 다른 나라들에서도 비슷한 행사들이 있다면서요?

  • 네, 영국에 박싱 데이 또는 성 스테파노의 날이라고 불리는 세일 기간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다음 날(12월 26일)을 가리키는 말로, 많은 영연방 국가에서 크리스마스와 함께 휴일로 정하여 성탄 연휴로 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영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공휴일로 정하고 있습니다.
    박싱 데이는 전통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선물과 기부를 하는 날인데, 현대에는 크리스마스 재고 등 연말에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소매상들이 물건 가격을 대폭 할인 판매해 소비자들이 쇼핑하기에 유리한 날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진행 : 가까운 중국에도 비슷한 행사가 있다고 들었는데, 소개해주시죠.

  • 중국의 광군제가 유명한데요. 광군제는 중국에서 매년 11월 11일 열리는 초대형 온라인몰 할인 행사입니다. 숫자 ‘1’이 네 번 겹친다고 해서 솔로, 즉 연인이 없는 사람들의 날로 불렸는데요. 여기서 ‘광군'(光棍)이 잎이나 다른 가지가 없는 앙상한 가지라는 의미로 솔로를 뜻합니다. 2009년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독신자를 겨냥해 이날 대규모 온라인몰 할인 행사를 벌이면서 세계 최대 쇼핑 축제로 발전했습니다.

진행: 그렇다면 광군제는 어느 정도의 규몹니까?

  •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한 중국 광군제는 지난해 보다 약 27% 증가한 2천 135억 위안, 우리돈 약 34조 7천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1월 11일 오전 0시. 상하이 행사장의 화면 한가운데 광군제 거래액 숫자가 나왔는데요. 21초 만에 10억 위안(약 1620억 원)을 찍었고 2분 5초 만에 100억 위안을 돌파했다. 행사장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어 1시간 47분 만에 1000억 위안(16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9시간 4초 걸렸던 기록을 약 2시간 만에 돌파한 것입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온라인 매출보다 10배 정도 큰 세계 최대 쇼핑 이벤트로 자리 잡았습니다.

진행: 물건을 싸게 파는 규모가 큰 행사들이 많은데요, 이 행사에 참여하는 소비자들이 돈을 얼마나 씁니까?

  • 글로벌 종합 컨설팅사인 PwC의 2018년 미국 연말 쇼핑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 참가자 중 약 84%의 소비자가 올해 연말 쇼핑에서 ‘전년과 같은 수준’ 혹은 ‘전년보다 더 많이’ 지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연말 쇼핑에서 1인당 평균 1250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진행: 물건을 살 때 가게에 직접 가서 사기도 하고, 인터네트를 통해서도 구입을 한다고 하죠?

  • 그렇습니다. 전체 소비자 중 91%는 매장에서 직접 쇼핑을, 84%는 온라인 쇼핑을 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온라인에 기세를 빼앗긴 오프라인 쇼핑 업계에서는 특별한 연말 쇼핑 경험을 주기 위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취하는 등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자상거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모바일 상 거래가 점점 더 활기를 띠면서, 모바일 상의 사진, 동영상, 게임 등의 모바일 콘텐츠와 쇼핑 사이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는데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진에서, 사진 속 특정 제품을 클릭하면 바로 해당 제품의 구매 페이지로 연결되는 서비스도 나왔습니다.
    전체 설문 소비자 중 30%는 오프라인에서 쇼핑 시 스마트페이 결제 수단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스마트페이는 핸드폰이나 스마트워치 같은 기계를 이용해서 카드나 현금없이 물건값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북한의 스마트폰 ‘평양 2418’에 탑재된 전자결제중개체계 ‘울림’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진행 :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의 광군제가 해당 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요?

  • 광군제의 경우 지난해 232개국의 판매자와 소비자 참여한 가운데 1만 6000개 이상의 글로벌 브랜드 제품이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33%의 소비자가 글로벌 브랜드 및 업체(판매자)로부터 제품을 구매했으며 중국 소비자 대상 판매량이 가장 높았던 국가 순은 미국, 일본, 한국, 독일, 호주 순으로 나타났는데요.
    중국에서 고급 수입 화장품으로 분류된 한국의 라네즈는 행사 시작 12시간 만에 2100만 위안 매출을 올렸고 이랜드도 온라인 종합 쇼핑몰 ‘티몰’을 통해 11억 7500만 위안(약 317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블랙프라이데나 광군제같은 행사로 인해 전 세계의 소비가 확대되고 기업이 활성화되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진행: 많은 소비가 산업을 발전시키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말이군요.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세계속으로 데일리NK 문동희 기자와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