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맞이 北 주민 소원은?…“군사놀이 그만, 지원물자 안 냈으면”

북한 설 풍경
북한 설풍경 / 사진=조선의 오늘 홈페이지 캡처

많은 사람들이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맞이해 본인의 안녕과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 역시 설을 맞이해 가족, 친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소원을 비는 등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의 새해 소망은 무엇일까?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가정의 행복과 한해 일이 잘 풀리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북한 당국이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동원 등 세외부담을 줄여줄 것을 당부하기도 해 눈길을 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은 2일 새해 소원을 묻자 “가정이 행복했으면 한다”며 “하는 일이 잘돼 돈도 많이 벌고 걱정 없이 맘 편하게 살았으면 한다”고 데일리NK에 말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도 “먹을 걱정 하지 않고 편하게 알아서 먹고 살았으면 좋겠다”며 “가족이 모여 살 수 있는 집이 생겼으면 한다”고 새해 소원을 전했다.

평안북도 신의주에 살고 있는 북한 주민도 “우리 같이 돈 없는 사람들은 하다못해 맛있는 강냉이(옥수수)라도 섞어서 자식들에게 배불리 먹이는 것이 소원”이라면서 “부모로서 그런것을 잘 못해주니까 신경나고 속상하고 그렇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 당국에 바라는 소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함북 주민은 “이제는 (당국이) 애들(국제사회)하고 벌이는 군사놀이 같은 건 하지 말고 인민들의 어렵고 힘든, 고된 생활난에서 벗어나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신의주 주민은 “앞으로는 좀 생활이 나아지게 다른 나라 대통령들과 제재 문제를 잘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평남 주민은 “그냥 편하게 알아서 먹고 살게 해주고 제발 작업 동원, 행사동원, 농촌 동원 등 모든 동원과 지원물자 내라고 볶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북한 농장에서 퇴비를 나르는 주민들(2015년 1월 12일)./사진=우리민족끼리 캡처

북한은 주민들에게 다양한 사회적 과제를 부여하고 노력 동원이나 물자지원을 강요하는 등 각종 세외 부담을 주고 있다.

실제 올해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관철을 위해 개인들의 장사나 영리활동은 규제하고 퇴비전투, 생산 전투 등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관련기사 : 김정은 신년사 관철에 주민 총동원, 퇴비 전투 집중)

한편, 북한 주민들은 대체로 음력설보다 양력설을 더욱 신경 썼지만 최근에는 음력설도 잘 보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추세이다.

북한은 1946년 김일성이 음력설을 ‘봉건 잔재’로 규정해 양력설(신정)을 공식적인 명절로 지냈다. 이후 1989년 김정일이 ‘전래의 민속적 풍습’이라며 음력설을 부활시켰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한해의 첫날인 이날(음력설)을 잘 쇠야 한 해도 마무리 잘할 수 있다는 인식이 들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오래전부터 친구들과 전화 연락으로 약속을 잡고 가족들과 노는 계획도 다 짜놓는다”며 “설 당일 저녁에는 친구들과 장사동업자들을 비롯한 그 가족들까지도 다모여 맥주를 마시며 노래, 춤추며 하루를 즐긴다”고 음력설을 맞는 북한 주민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음력설을 잘 보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덩달아 시장도 대목을 맞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설을 맞이해서 자식이 부모에게, 부모가 자식에게, 또한 친구들끼리 선물이 오고 간다”며 “설 전부터 시장에서는 판매가 몇 배나 늘어 이익금(수익)도 엄청나고 분위기가 아주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