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협상 교착 속 김정은 군사 분야 공개활동 대폭 증가”

통일부 "군사 공개활동 지난해 6회에서 올해 23회로 확대…내년 북미 협상 불투명"

김정은_초대형방사포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8월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로 초대형 방사포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비핵화 협상 교착 속 무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군사 분야 공개활동 역시 지난해에 비해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는 17일 ‘북한정세 2019년 평가 및 2020년 전망’ 자료를 통해 “올해 북미 비핵화 협상의 답보상황이 지속되면서 북한은 자위적 국방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올해 군사 분야 공개활동은 23회로 지난해(6회)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올해 ▲제5회 중대장‧중대정치지도원 대회(3.25~26) 참석 ▲신형 잠수함 시찰(7.23) ▲전투비행술경기대회(11.16) 참석 ▲공군 강하훈련 지도(11.18) 등 광폭적인 군사 행보를 보였으며, 이는 군 사기진작 등 내부 결속을 도모하고 대미압박을 시현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통일부는 평가했다.

김 위원장의 군사 분야 공개활동은 전년 대비 대폭 확대됐으나, 전체 공개활동 횟수는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일부에 따르면 16일 기준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는 총 80회로 지난해(97회)보다 15% 감소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가 줄어든 의미에 대해 “그만큼 (권력이) 공고화된 차원으로 보인다”며 “초반에는 공개활동을 많이 하면서 접촉면도 늘렸는데, 집권 5년 이후부터는 공고화됐다는 하나의 징표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2년 집권 이후 5년간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160여 회로 집계됐으나, 2016년 이후부터는 100회 이하로 떨어졌다고 그는 덧붙였다.

분야별 공개활동 횟수는 ‘경제’가 24회로 가장 많았고 ▲군사 23회 ▲정치 20회 ▲대외 10회 ▲사회문화 3회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제 분야 공개활동과 관련, 김 위원장은 올해 3대 역점사업 중 하나인 양덕온천문화휴양지를 총 5차례나 찾았고, 역시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삼지연도 3차례나 방문했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이 ‘대북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대미 압박에 총력 집중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내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통일부는 이날 자료에서 “’연말 시한’ 내에 북미협상 진전이 없을 경우 신년사에서 ‘북미협상 중단’ 등을 선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북미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시에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화염과 분노’ 발언에 군사 옵션까지 거론됐던 2017년과 같은 극단적인 대립 국면은 지양하면서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에 따라 대화의 계기를 지속해서 모색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통일부는 남북관계 교착 국면이 내년에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이 한국 정부의 독자적 역할이 없다고 판단하는 한 지금과 같은 대남 기조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이나 신규무기 도입 중단 등 안전보장 이슈를 쟁점화하거나 내년도 총선을 앞두고 반보수 비난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통일부는 올해 북중정상회담, 북러정상회담 등을 통해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모색했던 북한이 내년에도 대내외적 환경 개선을 위해 이 같은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일부는 “북한은 내년에도 제재 극복을 위해 중국·러시아 등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관계 강화를 통해 우호적인 대외여건을 조성하고, 이를 미국에 대한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