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농업 생산량 증가, 비료 생산 정상화에 달려있다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사진=조선의오늘 캡처

북한에서는 비료를 농작물의 생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보장하고 땅의 지력을 높여 소출을 증가시킬 원천으로 여긴다. 북한에서 여전히 퇴비 전투 구호를 외치는 것은 친환경 정책 때문이 아니라 화학비료 생산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북한 농업의 교과서가 된 이른바 ‘주체농법’에 의하면 농업 생산에서 화학비료 사용의 원칙은 1:10이다. 즉 알곡 10t을 생산하려면 화학비료 1t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비료의 효능은 다음과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첫째로 농작물에 영양원소(산소, 수소, 탄소를 제외함)를 공급해주는 실제적 효과가 있어야 한다.(요소, 과석, 황산칼륨 등) 둘째로 토양의 성질을 우수하게 하는 물질인 동시에 농작물에 영양원소를 공급하는 효과(유기질비료)가 실제적으로 있어야 한다. 셋째로 농작물에 대한 영양원소의 공급이 사용목적의 하나로 되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함흥의 질소비료공장, 안주의 남흥 요소비료 화학공장, 순천의 석회질소 비료공장 등 질소, 인, 칼륨 등과 같은 화학비료 공장을 건설하였지만 원료와 전기, 기술, 자금의 부족으로 원만한 생산을 하지 못해왔다.

농업생산에 필요한 비료공급을 충분히 하기 위하여 북한은 서해안 지구에 위치하고 있는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에 비료공업의 자립화를 위한 생산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이 기업소는 북한농촌경리와 경공업발전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규모 화학공업기지이다.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는 1968년 10월에 정유공장으로 건설이 착수돼 1970년대부터 화학 제품과 화학비료 수백종을 생산하는 대규모 석유화학공업기지로 확대됐다.

조업 초기 요소비료 공정과 고압폴리에틸렌공정, 아닐론(아크릴섬유) 공정을 꾸리고 생산을 진행한 기업소는 그 후 수많은 자재, 설비들을 국산화하고 여러 가지 촉매들을 개발하였으며 폴리프로필렌, 탄산나트리움 등의 공정을 더 보강하여 비료와 화학제품들을 생산할 수 있는 물질적·기술적 토대를 마련해놓았다.

지금은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연합기업소이지만 중국에서 수입하는 석유를 가공하는 과정에 나오는 원료에 의거했기 때문에 제한된 생산을 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자체원료를 확보해 화학비료생산의 정상화하기 위하여 2010년 4월 기업소에서 무연탄가스화에 의한 비료생산을 위해 1만여t에 달하는 설비, 장치물들을 증설하고 수십㎞의 배관을 설치해 시운전에 들어갔다.

공장의 기술자들은 무연탄 가스화에 의한 암모니아 합성촉매를 만들기 위한 기술공정을 구체화하고, 수직형 봉탄 건조로 등 최신 과학기술 성과들을 연구·도입하여 자립적인 비료공업발전을 주문하는 정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엄청난 고생을 해왔다.

특히 기업소에서는 무연탄가스화공정에 새로운 형의 컴퓨터 명령체계인 DCS(Distributed Control System : 분산제어시스템)를 개발하였으며 가스발생로를 증설하고 증기보일러들을 정상 가동시켜 비료의 생산성을 보다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비료생산능력을 높이는 데서 큰 의의를 가지는 순환 비등층(유동층) 보일러 등을 완공하고 4세대 중합촉매를 개발하여 PP(합성섬유 원료) 국산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은 앞으로 창설되는 탄소하나화학공업(석유 대신 석탄을 통해 필요한 화학물을 만드는 공법)과 함께 농업 부분에 비료와 농약 등을 원만히 생산·보장할 수 있는 기술 준비를 하면서 회망초(황산 나트륨, 황산 칼슘, 석고, 진흙으로 구성된 광물)를 출발 원료로 하는 탄산소다 공정을 개건 완비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이 화학공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국가의 관심과 투자를 벌이고 있지만 응당한 성과를 보장 받는 것은 아직 요원하다. 국가적인 투자에 대한 선전은 요란한데 생산이 부진한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북한 경제가 시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시장에 부합하는 경제정책과 제품·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 개발되지 않은 데 있다.

북한은 시장경제에 대한 옳은 인식을 가지고 기업들이 세계시장에 침투하여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대담하게 개혁개방을 실시해야 한다. 화학공업 기술자들이 언제까지 당의 과제를 관철하기 위한 간고분투 정신에만 매달릴 수 있겠는가? 노력해도 보상이 없으면, 또한 외국기업들과 경쟁하지 않으면 발전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기업들이 자율성을 가지고 시장반응을 평가하고 그에 따른 전략을 세우고 시장의 변화흐름에 맞게 계속적으로 전략을 변경할 수 있는 자율성을 보장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