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목사의 손바닥 칼럼] “북한을 바로 알고 돕자”

내가 북한의 나진∙선봉시에 두레마을 농장을 세워 경영하던 때에 듣고 본 이야기다.

나진∙선봉시에 꽤 큰 건물을 짓고 있는 공사장의 현장 감독관이 제3국인이었다.

그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 중에는 북한 노동자가 200명이었고 중국 노동자가 90명이었다.

나는 그 감독관에게 북한 노동자들과 중국 노동자들의 노동생산성을 물었다. 그랬더니 “200명이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하루 작업량이 90명이 일하고 있는 중국 노동자들의 업무량에 비해 절반 정도가 안 됩니다”라고 일러 주었다.

그의 그런 대답에 나는 못내 의아하여 “아니 그럴 턱이 있나요.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기로는 조선 사람들은 부지런하고 중국 사람들은 게으르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데…” 하고 물었다.

그가 답하기를 “글쎄 올시다. 북한 사람들을 조선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요. 지난 반세기 동안 사회주의 하느라고 본래 가지고 있었던 조선 사람들의 부지런한 성품이 바뀌게 된 것이라고 봐야겠지요”라고 일러 주었다.

“어떤 국민도, 어떤 국가도 사회주의 체제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는 거지요. 어쩔 수 없이 게을러지게 되어 있고, 책임감이 없어지게 되고, 무기력해지게 되기 마련이지요”라고 덧붙여 일러 주었다.

우리는 당연히 민족공조를 하여야 하는데, 그 내용과 방법은 합리적이고도 현실에 알맞는 것이어야 한다. 북한을 돕는 일에 그들의 마음가짐, 체제가 지니고 있는 모순에 대한 배려가 없이 그냥 돕는 것은 헛된 도움으로 끝나기가 십상이다.

북한 돕기에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부분은 북한 동포들로 하여금 스스로 일하고 땀 흘려 살아가겠다는 의욕을 품을 수 있게 돕는 길이다. 이런 각도에서부터 그쪽을 도와야 진정코 돕는 일이 될 것이다.

김진홍/ 두레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