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동포들을 자유케 하라”

존경하는 동지 여러분

오늘 이 자리는 분노의 자리입니다. 북한 땅 우리 부모 형제들을 학살하는 김정일의 야만적 인권유린을 규탄하는 응징의 자리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또한 궐기의 자리입니다. 김정일의 인권말살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투쟁의지를 결연히 선포하는 자리입니다.

한반도의 모든 위기의 뿌리는 김정일 폭정입니다. 김정일은 자신의 ‘수령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개혁-개방을 거부하고, 북한 동포들을 외부세계로부터 차단한 채 사상(史上) 최악의 인권지옥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김정일의 교형리(絞刑吏)들은 굶주린 북한 정치범들을 때려죽이고, 쏴죽이고, 생체실험 해 죽이고, 굶겨죽이고 있습니다. 수많은 북한 동포들이 ‘적대계층’이니‘ ‘반당(反黨)-반혁명 분자니’ ’미 제국주의 간첩‘이니, ’종파분자‘니 ’反사회주의 분자‘니 하는 누명을 쓰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정치범이라고 해서 그 아들 손자까지 일가족 3대를 모두 ‘혁명화 구역’이나 ‘독재대상 구역’에 수용해서 노예처럼 학대하고 버러지처럼 처형하는 만행이 21세기 지구촌 대명천지에서 여봐란 듯 자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 불쌍한 우리 동포들의 절규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해 왔습니까? 우리는 너무나도 안일하게 그들의 울부짖음을 모른 체 하며 살아 왔습니다. 정부는 북한 주민들과 탈북자와 국군 포로들과 납북자들을 위해 무엇을 했습니까?

그런가 하면 일부는 또 북한 인권유린의 증거가 없다느니, 대규모 저항이 없는 것을 보면 북한에는 인권문제가 없다느니, 탈북자들의 증언은 믿을 것이 못 된다느니, 북한 인권을 외부의 잣대로 시비해선 안 된다느니, 하는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그런 사람들에게 준절히 물어야 합니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부모와 처자식이 탈북 하다가 잡혀 강제송환 되거나, 그리하여 그들이 공개 처형장에서 총살을 당하거나, 그리고 당신들의 형제자매들이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를 잘못 다뤘다는 이유로 졸지에 강제 수용소에 끌려가 맞아죽어도 과연 그런 소리를 할 것이냐고 !

우리는 또한 물어야 합니다. 당신들은 남편과 아버지, 아들딸들을 북쪽으로 납치당한 채 멍든 가슴을 부여안고 반세기를 고통 속에서 울부짖어야 했던 이산가족의 피맺힌 한을 아느냐고! 그리고 당신들은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가족을 빼앗긴 납북 어부들과 국군 포로들 가족들의 쓰라린 아픔을 아느냐고!

한반도 문제의 본질을 놓고서 수많은 권력자들과 이른바 석학이라는 사람들은 또 무엇이라고 말합니까?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김정일의 비위를 건드리지 말아야 하고, 그러니까 북한 인권 문제는 절대로 거론해서는 안 되다고 그들은 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또 물어야 합니다. 당신들이 말하는 ‘평화’란 결국 김정일에게 살해당한 무고한 우리 동포 형제들의 학살현장에 감도는 저 처절한 핏빛 침묵을 말하는 것이냐고! 그리고 당신들이 말하는 ‘평화’란 결국 김정일 학살체제의 안정적 영구화를 말하는 것이냐고!

우리는 물론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평화적 노력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자리를 빌어 또 하나의 양보할 수 없는 대원칙을 분명히 천명해야 합니다.

그것은 김정일의 인권유린을 묵인하거나 방임하는 편의주의적 외교는 마치 흉악범을 합법화 시키고 정당화 시키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본말전도의 야합이요 배신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위선과 배신의 위험성에 대해서만은 단호하게 ‘노’라고 외쳐야 합니다. 그리하여 한반도 핵 위기는 오직 김정일 학살을 종식시켜야만 근원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을 온 누리에 증언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동지 여러분

일찍이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 모세는 이집트의 권력자 파라오에 맞서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내 동포들을 자유롭게 하라!” 우리도 이제는 학살자 김정일에 맞서 이렇게 소리쳐야 합니다. “북녘 우리 동포들을 자유롭게 하라!” 정치범 수용소를 철폐하고, 양심수들과 신앙인들을 석방하며, 공개 처형을 없애고, 지하갱도의 암흑 감방을 없애고, 형법상의 폭압 법규를 철폐하고, 고문과 타살을 중단하고, 여성 정치범이 분만한 신생아 살해를 중지하고, 일가족 연대 처벌을 폐지하며, 생체실험 죄상을 자복하라고!

김정일이 이와 같은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끝내 거부할 경우, 우리는 그를 국제 전범재판에 제소할 것임을 엄숙히 경고해야 합니다. 억압과 압제는 오직 강인한 투쟁에 의해서만 종식될 수 있습니다. 우리 다 같이 정의(正義)와 인도(人道)와 양심(良心)의 이름으로, 북한 동포들을 구출하기 위한 거국적, 세계적 인권투쟁 대열에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나 나갑시다!

북한 민주화 만세!
북한 인권해방 만세!
세계시민들의 ‘북한 인권 연대’ 만세!

2005년 8월 11일

류근일(언론인)

이 글은 11일 열린 ‘북한인권개선 촉구대회’의 격려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