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 “美 인권 제기, 체제전복 흉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하는 미국을 비난하는 글을 실었다. / 사진 = 노동신문 캡처

북한 매체가 미국의 북한인권 문제 제기가 대북 제재를 합리화하고 북미 협상 간에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행보라고 반발했다. 매체는 또 미국이 이를 통해 북한의 체제 전복을 실현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인권 타령에 비낀 미국의 추악한 속내를 해부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이 조미(북미) 협상에서 우리의 양보를 받아내며 나아가 반공화국 체제 전복 흉계를 실현해 보려는데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미국의 한 학자가 미국의 ‘북조선(북한) 인권 외교’의 최종목표가 반공적 색채와 자본주의 부활로 사회주의를 허무는 데 있다고 밝힌 것은 정확한 지적이다”며 미국의 인권 문제 제기가 북한만의 주장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이는 최근 북한인권 문제가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에서 지속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미국이 ‘북조선 인권’이라는 적대시북통(적대시 정책)이 다 꿰진(일이 틀어진) 오늘에 와서도 그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유치한 광대극을 계속 연출하고 있다”며 “미국이 ‘휴먼라이츠워치’라는 모략단체를 내세워 우리나라에서 녀성(여성)들에 대한 성폭력 행위들이 만연하고 있다는 허황하기(허황되기) 짝이 없는 ‘보고서’라는 것을 발표한 것이 그러하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당신은 밤에 울지만 그 이유를 모른다: 북한에서의 여성 상대 성폭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 여성들이 상시로 성폭력, 성추행 위험에 노출돼 있고 공공시설에서의 성추행도 만연해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신문은 “이와 때를 같이하여 미국은 ‘유엔과 유엔인권리사회(유엔인권이사회)가 북조선의 인권 문제를 계속 제기했지만, 북조선은 다른 국제적 의무와 마찬가지로 이를 거부해왔다’고 주장했다”며 “‘인권침해에 대한 북조선(북한)지도부의 책임 있는 규명을 촉구한다’느니 뭐니 하는 망발을 줴치면서(쓸데없이 말하면서) 대조선(북한) 적대 분위기를 고취하고 있다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문은 “이제는 우리와 미국의 정치·군사적 역학 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며 “미국은 더이상 부질 없이 놀아대지 말고 달라진 우리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와 변천된 대세의 흐름을 똑바로 보고 분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 대남 라디오 방송은 한국이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에 참여한 것이 남북관계 개선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남 라디오방송 ‘통일의 메아리’는 25일 홈페이지에 “지난 17일 남조선(한국) 당국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유엔의 북 인권 결의안 채택 놀음에 가담하였다”면서 “우리의 아량과 성의에 대한 명백한 배신 행위이며 북남관계 개선에 역행 하는 용납 못 할 망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은 아직도 모든 것이 시작에 불과한 현 정세 국면에서 대화 상대방을 자극하는 인권 모략소동이 북남관계의 진전에 돌을 던지는 무모한 짓이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유엔 총회 인권담당 제3위원회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유엔 본부에서 북한의 인권 침해 중단과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회원국의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동의)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