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백두칭송위원회, 이적 단체와 연관?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국민주권연대와 한국대학생연합 주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 환영 백두칭송위원회 결성 선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할 목적으로 결성된 백두칭송위원회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 시민들 사이에서는 위원회 활동이 ‘환영’을 넘어 ‘칭송’으로까지 확산되는 건 지나치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일가를 상징하는 ‘백두혈통’을 암시하는 용어를 사용한 것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아울러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 흐름 속에 종북 단체들의 활동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단체를 주도하는 단체나 인물들이 이적단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백두칭송위원회는 국민주권연대와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먼저, 국민주권연대는 2010년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6·15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실천연대)의 후신으로 민주민권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 민주통일당 추진위원회 등이 결성한 단체다.

윤기진 국민주권연대 공동의장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과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의장 출신으로 2008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한총련과 범청학련은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단체다.

지난 18일 결성식에서는 윤 씨의 아내인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 쓴 시(詩) ‘백두칭송’이 낭독됐으며 이 시는 앞서 11일 북한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 소개되기도 했다. 또한, 황 씨는 지난 2005년 평양에서 열린 아리랑 축제를 관람하다 진통을 느껴 평양산원에서 딸을 출산해 원정 출산 논란을 낳기도 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한진연)은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의 후신으로 추정되며 한진연의 공동대표는 전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김한성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의장이다.

한대련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과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후신이다. 전대협은 1989년 대학생이었던 임수경 전 국회의원을 북한에 보낸 사건으로 유명한 단체다. 이후 한총련이 된 전대협은 1997년 4월 대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 판결을 받았다.

또한 이들의 활동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및 남북 관계 개선에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종의 남남갈등과 북한에 대한 반발심이 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보수 성향의 단체인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와 자유연대, 자유대한호국단 등은 백두칭송위원회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방문을 두고 사회적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국론 분열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아르헨티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끝난 뒤 뉴질랜드로 가는 전용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 방문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한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위원장 방문으로) 한반도의 비핵화가 이루어지고 남북 간에 평화가 이루어진다면 그것이야말로 모든 국민이 바라는 바일 것”이라며 “보수, 진보, 여당, 야당 따로 없이 모든 국민들이 정말 쌍수로 환영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