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새로운 윷놀이 규칙 지시…‘뒷도’가 2개

▲26일 조선중앙TV가 방송한 ‘음력설 맞이 윷놀이’ 프로그램에서는 김정일이 직접 제정했다는 새로운 윷놀이 규칙이 소개됐다.<사진:서평방송 캡쳐>

김정일이 북한 주민들의 대중적인 놀이문화인 ‘윷놀이’에 새로운 지침을 내렸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매체는 이날 방영한 ‘음력설 맞이 윷놀이’라는 프로에서 “(김정일) 장군님께서 직접 새로운 윷놀이 규칙을 제시해 주셨다”며 ‘두 후도’를 소개했다.

‘후도’란 윷놀이에서 한칸 후퇴하는 이른바 ‘뒷도’의 북한식 표현이며 ‘두 후도’는 두칸 뒤로 후퇴하는 것을 뜻한다.

‘음력설 맞이 윷놀이’ 프로에 경기 규칙 해설원으로 출연한 북한 조선민속 박물관의 장영순 실장은 “전에는 윷을 만들 때 ‘후도’가 하나만 표시되었는데, 이번 새 규정에는 ‘후도’를 두 개로 표시해 경기가 더 긴장되면서도 재미나게 엮어지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장 실장에 따르면 본래 규정에는 ‘도’ 자리에 말이 놓였을 경우 윷을 던져 ‘후도’가 나왔을 때 마지막 자리로 후퇴해 말이 판에서 빠져 나갈 수 있었으나, 새 규정대로 하면 ‘도’나 ‘개’자리에서 ‘후도’가 나오면 말이 판에서 아예 밀려나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김정일이 제시했다는 새로운 규칙은 윷 4개 중 2개에 표식을 해놓고 이 2개가 나올 경우 ‘두 후도’로 간주, 두 칸을 후퇴해야 한다. 만약 말이 ‘도’나 ‘개’자리에 있었다면 말은 아예 탈락하게 되고, ‘후도’가 갖는 어부지리 효과가 사라지는 셈이다.

장 실장은 또 “전에는 상대방의 말을 잡아 윷을 다시 던져 ‘모’나 ‘윷’이 나오면 다시한번 윷을 던질 수 있었으나, 새 규칙에는 상대방 말을 잡고 다시 던져 ‘모’나 ‘윷’이 나와도 더 이상 윷을 던질 수 없게끔 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음력설을 맞아 평양시 조선민주주의여성동맹 소속여성들이 락랑구역 팀과 대동강구역 팀으로 나뉘어 새로운 규칙이 적용된 윷놀이 경기를 선보였다.

서평방송(www.sptv.co.kr)을 통해 이 동영상을 시청했다는 탈북자 박 모씨(서울 양천구. 35세)는 “장군님께서 민속놀이 규칙까지 참견하는 것을 보니 참 한가하신 모양”이라며 “인민들 먹고 살 대책이나 세울 것이지, 불세출의 영웅께서 고작 윷놀이 규칙이나 만들고 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