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에 삼지연 건설 성과 보이기 위해 하루 20시간 중노동

소식통 “여성 돌격대원들 임시천막에 혼숙하며 추위 시달려”

김정은 삼지연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건설현장을 방문했다고 노동신문이 4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첫 현지시찰을 위해 이달 초 삼지연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삼지연 건설 성과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지만 당시 건설 현장 돌격대원들이 원수님(김 위원장) 방문을 준비한다며 하루 20시간의 중노동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삼지연을 둘러본 김 위원장은 “북방의 추운 겨울철 날씨 조건에서도 공사를 많이 진척시켰다. 이런 기세로 밀고 나가면 삼지연군 건설을 제 기일 안에 결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현재 삼지연 건설장에는 2.16사단으로 편제된 인민군 건설부대 장병, 전국에서 모집된 정규 및 비정규 돌격대, 삼지연 주민들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삼지연 건설 기한을 2021년에서 2020년 10월로 앞당기면서 공기(工期)가 더욱 촉박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삼지연지구 건설 책임자들이 원수님 현지지도를 준비하면서 성과를 내기 위해 속도전을 벌였다”면서 “돌격대원들은 하루 4시간 자면서 눈코뜰 새 없이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지연 건설 현장에서 이탈한 돌격대원들이 생겨나고, 이들 가운데 혜산으로 무단 복귀한 노동자들이 최근 공사 상황을 알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당시 2.16사단 지휘관들은 공사 현장을 다니며 ‘일심단결로 총 공격전을 벌여 새역사를 안겨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돌격대원들은 3월 말부터 현장 옆에 임시 천막을 치고 먹고 자면서 새벽 4시에 기상해 밤 12시에 작업을 완료했다고 한다.

삼지연은 한 겨울에 기온이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가기 때문에 공사 진척이 느린 편이다. 그런데도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 현장 건설 인력들을 단기간 혹사시킨 것으로 보인다.

현지를 이탈한 여성 돌격대원에 따르면, 12시에 일이 끝나서 숙소로 들어오면 취침 준비를 위해 1시간을 보내고, 3시간 정도 자는 시간에도 추위 때문에 제대로 눈을 붙이기도 어려웠다.   

특히 여성 돌격대원들도 남성들과 같은 수준의 노동강도와 시간으로 일을 해야 했고, 임시 숙소에 남녀를 혼숙시키는 등 인권 침해 요소도 다분했다는 것이다. 잠시 자리를 이탈해 단체 식사를 놓치면 굶고 일을 해야 하고, 야간 작업도중에 장비를 분실하면 밤새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대원들까지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여자 돌격대원들이 세수도 못하고 지저분한 작업복을 그대로 입고 일을 하고, 힘들어서 작업대에서 떨어져 다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돌격대가 건설 현장에서 무단 이탈하면 노동단련대 2개월 처분을 받는다. 단련대 2개월 처분에도 불구하고 삼지연 건설 현장 노동이 더 가혹하다 보니 단련대가 오히려 낫다는 비아냥까지 나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