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식자재 나르던 8호 트럭 검색한 군인들 초소 임무서 배제

북한 평안북도 압록강변 도로를 달리고 있는 북한 차량. / 사진=데일리NK

북한 김정은 일가의 식탁에 올릴 식재료를 운반하는 차량을 검문한 국경 초소 군인들이 해당 임무에서 배제됐다고 내부 소식통이 24일 알려왔다.

해당 군인들은 중국과 국경이 인접한 양강도 김형권군(구 풍산군) 국경경비대 소속으로 풍산기동대 초소에서 근무하다 김정은의 1호 식품을 검색한 월권을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국경경비대 소식에 밝은 내부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6월 초순 국경지대에서 혜산을 거쳐 평양으로 향하던 8호 트럭(1호 식품 운반 차량)을 검문한 경비대원들이 쓸데없이 화물까지 검색한 것이 문제가 돼 전부 임무에서 배제되고 상부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8호 차량은 평양 번호판을 달고 있으며 화물 적재 부분이 밀폐돼 일반 트럭과 쉽게 구별된다고 한다. 소식통의 설명을 종합할 때 식재료의 안전한 운반과 위생 관리를 위해 우리의 탑차 형태로 각종 장치를 구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차량은 풍산기동대 검문 초소를 자주 출입하기 때문에 경비대원들은 중앙당이 발부한 통행증의 확인 절차만 거치고, 화물 검색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최근 들어 이 차량에 귀금속을 밀반입해 국경에서 거래를 하다가 적발된 사례가 있었지만, 특수 목적으로 운행되는 차량이기 때문에 경비대도 차량 검색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사건이 발생한 당시 풍산 기동대에 근무하는 경비대원들은 이 차량 운전사와 동승자들이 밀수꾼들과 연결돼 비행을 저지른다는 사실 때문에 통행증을 검사하면서 시비를 좀 건 모양”이라며 “말다툼이 계속되자 경비대가 화물 검색을 하자면서 차문을 열게 했다”고 말했다.

한참 동안 양측의 실랑이가 이어지고 통화까지 하다가 운전수가 ‘책임질 수 없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수차례 경고했는데도 군인들이 물러서지 않자 결국 운전수가 ‘네놈들 죽어봐라’라는 말과 함께 화물칸을 열었다는 것이다.

외부와 차단된 밀폐된 화물칸이 열리자 내부에는 김형권군에서 기르는 양들을 도축한 고기가 냉장 상태로 실려 있었고, 적재 후에는 운행 도중 절대 쉬지 않으며, 적재함을 열지 못하도록 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단속 군인들은 적재함에 실린 고기를 보고 평양 고위층이나 김정은 일가의 식탁에 올라갈 진상품이라는 사실을 알아챘고, 즉시 원상복귀하고 차량을 출발시켰지만 결국 문제가 돼 임무에서 배제되고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본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벌여 생각지도 못한 큰 화를 입게 된 사건”이라면서 “차문을 연 8호 차량 운전수와 동승자들도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