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軍지휘부에 IT 인력 100여 명 배치… “기술참모 역할 부여”

리과대학 졸업생 등 우수 인재, 각군 32·35소에 입대 지시...즉시 '상위'로 파격 진급

김정은_전략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7년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를 방문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당국이 최근 IT(정보기술) 관련 인재들을 육·해·공 및 전략군사령부 지휘부에 대거 입대시키는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열린 당(黨)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무기의 실전배치’를 공언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를 추동할 만한 기술인력 배치를 통해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군 내부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무력 최고사령관(김 위원장) 방침으로 중앙 기술대학 졸업생 중 우수한 인재들이 각 군 지휘부 32, 35소에 들어가게 됐다”면서 “10일 각 군 행정 간부부에서 방침 입대 대상자들이라면서 이들을 지휘부에 배치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32, 35소는 각 부대의 작전 종합상황, 전술방안 체계, 일일 작전근무, 작전 전문서류 등을 망라한 군 인터네트(인터넷)망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전문 부서다. 김 위원장이 현대전에 필요한 기술 인재들을 군 지휘부 전문기술 역량으로 투입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이번에 투입된 인력들이 김책공업종합대학, 평양과학기술대학, 리과대학 자동화 학부에서 성적이 우수한 졸업생들이라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또한 당국은 컴퓨터 프로그램 전문 자격증을 보유한 인재를 우선 선발했다.

또한 이들에게 ‘참모’라는 직책과 함께 군사칭호도 바로 ‘상위(우리의 대위보다 한 단계 낮은 북한만의 군사칭호)’를 부여하는 파격을 선택했다.

아울러 이른바 ‘출신 성분’도 꼼꼼히 따지지 않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에 새로 배치된 기술 참모들은 간부 자식이나 특수한 사람들 보다는 일반 노동자, 농민 출신이 더 많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선발에 제한을 두지 않은 건 기술 인재를 지휘부에 빠르게 배치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유·무선 시스템을 능숙하게 다루는 인재 배치가 ‘군의 현대화’를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는 필수요건이라는 인식이다.

또한 20대 중반의 젊은이들을 참모로 임명한 점도 주목된다. 김정은식(式) ‘세대 교체’가 재차 확인된 것으로, 나이 어린 세대를 핵심 간부로 성장시켜 충성분자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특히 향후 이들을 중심으로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비대칭전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식통은 “무기의 기술적 문제 개선도 중요하지만, 내부의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면서 “젊고 유능하면서도 기기를 전반적으로 잘 다루는 인물이 지휘를 한다면 각종 무기를 더 빨리 좋게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각 군에 배치된 기술 참모는 총 약 100명이라고 한다. 이들은 지하 벙커 지휘부에서 향후 관련 업무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