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사망일 맞아 사상교양 강화…농민들 “가뜩이나 바쁜데…”

북한 매체가 공개한 김일성 동상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일성 사망일(7월 8일)를 맞아 최근 북한에서 혁명역사 연구실을 통한 다양한 사상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수령님 사망주기를 맞으며 실속 있는 충실성 교양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정부의 지시에 따라 온성군을 비롯한 도(道) 안의 모든 군에서 다양한 사상 사업들이 혁명역사 연구실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서는 농사철과 관련한 현장학습과 현장강연회가 기본적으로 진행 중인데, 최근 도당위원회가 김일성 사망주기를 맞으며 혁명역사 연구실을 통한 사상학습을 강화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

이번 지시를 통해 북한 당국은 주로 논두렁이나 밭 주변에서 이뤄지는 현장학습이나 강연회가 현실감을 주지 못한다면서 ‘혁명역사 연구실에서 연구모임이나 강연, 학습을 진행해 도록 판들에 모셔진 선대수령들의 초상화들을 직접 돌아보며 뼈에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충실성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세월이 흐르면서 선대수령들의 업적에 대한 주민들의 사상적 면모가 어두워지고 있다면서 ‘우리 당의 역사는 선대수령들의 역사다. 그분들의 노고와 업적으로 우리나라가 강국으로 되어가고 있으니 경건한 숭배심을 지녀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이에 온성군의 농장과 공장, 기업소, 동(洞) 여맹위원회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군(郡) 연구실에서 계획한 날짜에 맞춰 정중한 옷차림을 하고 나와 김일성의 혁명활동 도록 판을 돌아보는 연구모임을 갖도록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가뜩이나 바쁜 농사철 기간에 시간을 내서 혁명역사 연구실에 방문해 사상학습을 해야 하는 농장원들 사이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소식통은 “이달에 모든 행사를 다 연구실에서 하라는 게 정부의 요구인데 농장원들 속에서는 ‘전반적으로 그렇게 되기는 어렵다’, ‘바쁜 농사철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밭에서 일하는데 시간을 내서 몸차림하고 연구실까지 드나드는 것은 부담되는 일이다’면서 불편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농장과 공장, 기업소, 인민반에서는 김일성 사망일에 적들의 준동이 있을 수 있다면서 혁명적 경각심을 높일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북한 당국은 김일성 사망일에 즈음해 동상과 사적비, 영생탑, 연구실 등이 훼손되지 않도록 특별경비를 조직해 주변 경계를 강화하고 있으나, 소식통은 “아직까지 특별경비는 조직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