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지역 中 세관서 철재 실은 트럭 포착…평양종합병원 건설용?

중국 개산툰 세관 앞. 북한 트럭에 철제류가 실려 있다. / 사진=데일리NK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에 따라 대북 수출금지 품목으로 지정된 철재류가 북한에 흘러 들어가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중국의 대북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5톤 이상 돼 보이는 트럭들이 철재를 싣고 중국 옌볜(延邊)주 카이산툰(開山屯) 해관(세관) 앞에 정차해 있었다”며 “이 트럭들은 북한 삼봉세관에 들어가기 전 검사를 받기 위해 서 있던 차들”이라고 전했다.

카이산툰 세관은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삼봉노동자구와 맞닿아있는 북-중 접경지역의 중국 측 세관으로, 이곳을 통과한 물자는 통상 북한 삼봉세관을 거쳐 북한 내부로 들어간다.

이곳 카이산툰 세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국경 폐쇄 조치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으나, 철재류를 실은 트럭들을 북한에 들여보내기 위해 일시적으로 문을 열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를 통해 철강 제품의 대북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임시로 세관을 열고 해당 물품을 들여보냈다는 것은 북중 간 모종의 거래가 있었음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소식통은 “이번에 들어간 물자와 비슷한 자재들이 카이산툰 뿐만 아니라 다른 세관을 통해서도 들어갔을 것”이라며 “이 물자들 대부분은 10월 10일 완공을 목표로 다른 건설 사업보다 우선적으로 지어야 하는 평양종합병원 건설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개산툰 세관 앞. 북한 트럭에 철제류가 실려 있다. / 사진=데일리NK

현재 북한은 코로나19 여파로 무역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국가 주요 건설 사업에 필요한 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앞서 올해 계획했던 대규모 건설 사업 목표를 15개에서 5개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보기: 북한 당국, ‘코로나로 올해 말까지 수입 제한’ 전민에 하달)

이런 가운데 평양종합병원 건설 자재 확보는 현시점에서 북한의 최우선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 북한은 군(軍) 소속 무역회사까지 동원하면서까지 병원 건설 자재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보기: 軍소속 무역회사들, 밀수 또 나섰다… “이번엔 건설 자재 확보”)

소식통은 “평양종합병원은 지금 당장 바쁜 곳이기 때문에 무역일군(일꾼)들도 자재 확보에 상당히 혈안이 돼 있다”면서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도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위한 물자들이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지난달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올해 말까지 국가경제에 우선 필요하지 않은 품목들은 축소해서 수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정서를 내려보냈기 때문에 앞으로도 병원 건설 등 주요 국가사업에 필요한 물자들만 제한적으로 들여갈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중국의 대북소식통은 “해관들이 제대로 열린 적은 없다. 컨테이너 트럭만 몇 대씩 (북한에) 들어가는데 그것도 정말 가끔씩 들어간다“며 ”예전에는 단둥이나 훈춘(琿春)의 취안허(圈河) 세관을 보면 조선(북한)에 들어가려는 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었는데 지금은 썰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