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 유행에 북한 주부들 반드시 ‘이것’ 마련한다는데…

북한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곱돌장싸구. /사진=데일리NK

진행 : 북한 시장 동향, 데일리NK 강미진 기자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북한 주부들이 하나씩 마련한다는 조리용품에 대해 소개를 해 주신다고요?

기자 : 네. 북한 여성들은 고난의 행군이 있었던 지난 1990년대 중반 이전까지 가부장적인 문화 속에서 수십 년 간 살아왔었는데요, 그 이후 여성들이 가정의 생계를 전적으로 책임지고 돌봐오고 있는 현재 가정에서의 여성의 지위는 이전보다는 상승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여성들은 가장의 건강은 자신의 손에 달렸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이런 인식으로 건강약품은 물론 식품과 음식을 만들어 먹는 도구에도 관심을 쏟는 것입니다. 오늘 시간에 소개할 상품은 북한 가정에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는 곱돌장싸구입니다.

진행 : 곱돌장싸구(장사귀) 모양이 뚝배기와도 비슷하던데요, 어떤 제품입니까?

기자 : 곱돌은 또 다른 이름인 활석으로도 불립니다. 곱돌은 염증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열이 있는 환자에게 곱돌장싸구로 만든 음식을 먹이면 낫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활석가루로는 화장품 제조에서도 활용이 되고 일부 의약품에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요리를 잘 못하는 주부가 사용해도 음식 맛이 나게 하는 신기한 용품으로 알려져 곱돌장싸구는 북한 주부들이 좋아하는 주방도구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저도 북한에서 곱돌장싸구를 많이 사용했었는데요, 조부모님 세대와 부모님 세대 때에도 사용하던 것이어서 곱돌장싸구를 활용해서 만든 음식이 맛이 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거든요. 주변에서 살고 있는 대부분 가정들에서도 곱돌장싸구는 하나씩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그런 가정의 주부들에게는 남편공대를 잘 한다는 말이 수식어처럼 따라다니기도 했습니다.

진행 : 말씀하신 것처럼 곱돌은 한약이나 화장품 재료로 쓰이기도 하고, 그릇을 만드는 재료로도 활용된다고 하는데요, 한국에서는 곱돌이 나오는 지역이 있긴 하지만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생산이 안 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생산이 많이 되나 보군요?

기자 : 네, 북한 양강도 백암군 양흥구에 있는 광산에서 생산되는 곱돌은 국내는 물론이고 수출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광산에서 생산되는 곱돌은 국제시장에서도 인정을 받을 정도로 품질이 좋은 것이라는 게 관련 무역업자들이 증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북한 주부들이 주방 가재도구에서 꼭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이기도 하죠.

곱돌장싸구로 끓인 장국은 정말 맛납니다. 그리고 곱돌은 한번 끓은 후에 열을 오래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겨울음식을 만들어 먹기에도 정말 좋다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좋은 것이기 때문에 중앙당에서는 선물용으로 올려가기도 합니다.

진행 : 곱돌제품이 중앙당에 선물로 올라간 건 언제부터인가요?

기자 : 제가 기억하기로는 70년대 이후로 해마다 다양한 상품으로 만들어진 곱돌 제품들이 8호, 혹은 9호제품으로 포장돼 평양으로 보내지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선물을 해마다 마련해야 하는 것 때문인지 양흥구에 있는 남계광산에는 선물 갱이 따로 있습니다. 이 선물 갱에서 채취된 곱돌은 최상의 품질을 가진 곱돌이며 곱돌제품의 생산 과정에 자그마한 실금이라도 있게 되면 무조건 폐기하고 색상도 순수한 백색만 있는 것으로 품질 우선을 고집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선물 갱에서 생산된 곱돌은 생필 직장에서 고급기능공들의 손을 거쳐서 장싸구나 지짐판, 콘로, 유골함, 밥가마, 컵 등으로 제작돼 평양으로 보내지기도 합니다. 나머지 다른 갱에서 생산되는 돌로 만들어진 일반 제품들은 일반 시중에 유통되기도 하고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잔돌들은 마광기직장에서 곱게 분말로 생산돼 국제시장으로 나가게 됩니다.

진행 : 손맛 없는 주부들이 음식을 해도 맛을 낸다는 곱돌장싸구, 이런 곱돌로 만든 제품은 지금 시장에서 얼마에 팔리고 있습니까?

기자 : 곱돌장싸구는 용도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시장에 유통되는 곱돌제품들은 일반 주민들이 사용하는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곱돌장싸구와 전을 부쳐내는 지짐판 그리고 콘로가 있는데요, 크기와 디자인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내부 주민은 전했습니다.

현재 생산지인 양강도 백암군 시장에서 판매되는 곱돌제품은 싼 것이 35000원(북한돈), 비싼 것은 58,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매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양강도 혜산시장에는 곱돌매대가 2개 있는데요, 생산지와 거리가 있기 때문인지 혜산시에서는 싼 것은 5만원, 비싼 것은 67,000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다양한 모양과 크기로 주민들의 취향과 구매력에 맞춰서 생산되는 각종 제품들이 현재도 주부들의 인기주방제품이라는 인식이 많다고 합니다.

진행 : 최근 시장 상황은 어떤지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최근 북한 일부 지역들의 시장동향입니다. 쌀 1kg 당 평양 4180원, 신의주 4220원, 혜산 4350원이고요, 옥수수는 1kg 당 평양 1290원, 신의주 1240원, 혜산 1400원입니다.

다음은 환율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010원, 신의주 8020원, 혜산 8040원이고 1위안 당 평양 1260원, 신의주 1220원, 혜산 1245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 당 평양 15500원, 신의주 13000원, 혜산 12300원입니다. 휘발유는 1kg 당 평양 9600원, 신의주 10500원, 혜산 12000원이고 디젤유는 1kg 당 평양 6500원, 신의주 6800원, 혜산 7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진행 : 네, 지금까지 북한 시장동향, 데일리NK 강미진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