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 북한 시장 동향, 강미진 데일리NK 기자와 함께 합니다. 최근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북한 무역의 상당부분이 침체됐거나 일시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오늘은 북한 무역회사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강 기자님, 북한에 무역회사들이 어느 정도나 있습니까?
기자 : 네, 북한 무역관련 간부에게 들었는데, 2017년경 북한 자료엔 200여 개인 것으로 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사실 북한 무역회사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기 쉽지 않은데요, 북한의 무역회사들은 중앙기관과 지방기관 그리고 군과 학계를 중심으로 수백 개의 작은 회사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조선악기 총회사는 국립악기연구소 소속이며 평양악기공장과 모란봉영예군인악기공장, 서흥악기공장 등을 가지고 있고 지방에서 생산된 악기를 해외로 수출하는 무역회사이며 악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각종 자재를 조달하는 회사들도 무역회사에 속해있거나 무역회사가 구매하는 형식으로 생산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조선새별교류사는 북한 교육성 산하의 무역회사인데요, 여기에서는 학계와 연관 없는 금반지와 팔찌 목걸이 등 각종 악세사리 생산을 하고 있으며 나선시와 원산 평양 등지에 공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행 : 북한 무역 회사들은 민간에서 운영하는 게 아니라, 권력 기관과 얽혀 있잖아요. 어떤 목적에 따라 운영한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 물론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한 것이 가장 큰 목적이겠지요, 하지만 내부의 원료나 상품을 외부로 내다 팔고 내부에 없는 자재나 상품을 교환해서 들여오는 목적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력성 산하의 2월20일 공장은 된장과 간장, 맛내기(조미료), 기름과 빠다(버터) 등을 생산해서 고추장 수출도 하면서 군인들의 생활에 일정 기여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새희망합작회사의 경우는 전지제품가공과 함께 모란봉호텔 모란식당 새희망 주유소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청정지역 북한에서 생산되는 건강식품을 요구하는 국내외의 고객들이 증가하면서 보건성과 무역성 과학원 수산성 등에서 개성고려원혈백삼과 글강청혈교감, 혈궁불로정, 개성고려인삼차 금인둥근알자작나무버섯, 뽕나무버섯, 면역조절 다당체, 조개를 비롯한 각종 수산물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금컵무역회사는 체육지도위원회 산하이며 사탕과 과자, 빵, 각종 과일음료를 생산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 수산물 양식기지도 가지고 있습니다. 해외에 팔아 외화를 확보하는 것도 있지만 국내 소비를 위한 생산도 일정 정도 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진행 : 북한 당국이 각 부문에 운영 예산을 마련해 주지 못하면서, 자체 외화벌이로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 부문에 무역기관들이 존재하는데요, 농업부문이나 철도, 경공업 부문에도 무역관련 회사가 있다고 하죠?
기자 : 네, 있습니다. 농업성 산하 황금산무역회사에서는 과일을 비롯한 각종 농산품과 약초, 벼짚 가공품을 내다 팔고 농약과 살초제, 박막(비닐), 경운기 등을 수입하기도 합니다. 철도성 영흥무역회사에서는 기차에 칠하는 여러 칠감생산으로 국내와 해외에 유통하기도 하더라구요.
그리고 만수대창작사에서는 각종 수공예품과 우표들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또한 경공업성에서는 각종 피복제품들을 생산하여 수출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국가건설감독성과 수산성, 기계공업성이 합작하여 운영하고 있는 을지, 봉화 선박무역회사는 원산과 남포시에 지사가 있는데요, 선박운송과 감자가공공장과 봉화피복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진행 : 군 관련 무역회사들도 있다고 소개해 주셨는데요, 어떻게 무역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까?
기자 : 무력부 산하 남청강 무역회사는 핵관련 장비들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융성무역회사는 무력성 44부에서 총괄하는 부서인데요. 승용차와 냉장고 TV를 생산하거나 수입하고 있습니다. 조선승리천지연합회사는 천지윤활유공장과 기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운성과 협력하고 있는 선박무역회사에서는 무역짐배건설과 관리로 해외지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평양시와 각 도 소재지들에 선봉전시장과 선봉상점, 묘향식당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진행 : 군 관련 무역회사들은 무기 밀수부터 식당 운영까지 다양한 품목을 다루고 있군요. 쭉 소개해 주신 무역 회사들, 북한 식으로 표현 하면 ‘먹을 알이 많은 직장’ 일텐데요, 취직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자 : 무역회사에 대한 취직 규정은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각 무역회사들이 추구하는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거나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대상도 취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역회사인 것만큼 해당 무역대상국들의 언어를 어느 정도 아는 주민이라면 우선 취직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아직까지 취업에서도 안면이 효력을 내는 시스템이어서 알음알음으로 취직을 하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합니다. 무역회사에 취직을 하는 주민들은 일반 지방행정기관 산하의 회사보다 중앙기관의 무역회사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특히 군 관련 무역회사는 취직선호도가 가장 높다고 내부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혜산시 소재 향련 무역회사와 조선임업무역회사 중에 선택을 하라고 하면 80%가 향련무역회사를 선택할 정도로 군관련 단위의 취업을 선호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왜 군 관련 무역회사가 인기가 많냐면요, 바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권한이 많기 때문인데요. 대북 제재하의 어떤 물품이 잘 되지 않으면 이런 회사는 국가를 등에 없고 바로 다른 물품을 들여올 수 있거든요. 때문에 큰 문제 없이 회사가 돌아갈 수 있다는 겁니다. ‘월급의 안정성’ 때문에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진행 : 북한 경제에서 대외 무역이 차중하는 비중이 높은 데요, 지금처럼 대북제재가 강화되면 무역회사들도 큰 타격을 받을 것 같습니다. 북한 무역회사들,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 북한 언론에서 흔히 보게 되는 문구가 있는데요, 자력갱생입니다. 자체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북한식 슬로건입니다. 이 자력갱생은 국가가 바라는 것이기도 하지만 주민들도 스스로 키워가고 있는 것이기도 한데요, 국가의 공급을 바라지 않고 자체로 자신들의 삶의 환경을 꾸려가는 것이죠.
이런 자력갱생은 개인과 가정을 넘어서 기관들에서도 일정정도 갖추고 있는데요, 특히 무역회사들에서는 대북제재로 무역품목의 변화가 있게 되는 경우 다른 출로를 찾아서 할당된 계획을 수행하게 됩니다. 진짜 자력갱생 하는거죠.
진행 : 마지막으로 북한 시장 물가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최근 시장동향입니다. 쌀 1kg 당 평양 4000원, 신의주 4010원, 혜산 4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옥수수 1kg 당 평양 1240원, 신의주 1225원, 혜산 13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환율은 1달러 당 평양 8000원, 신의주 8005원, 혜산 8160원에 거래되고 있고 1위안 당 평양 1270원, 신의주 1210원, 혜산 124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 당 평양 17000원, 신의주 17100원, 혜산 14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휘발유는 1kg 당 평양 8600원, 신의주 8560원, 혜산 9400원에 거래되고 있고 디젤유는 1kg 당 평양 6500원, 신의주 5440원, 혜산 6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진행 : 네, 지금까지 북한 시장 동향, 데일리NK 강미진 기자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