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老세대 “남측이 전쟁준비 하나?” 물어와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 A씨(43세, 2009년 입국)는 요즘 함경북도에 사는 어머니와 전화를 할 때마다 “남조선에서 전쟁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답하느라 바쁘다.


국방부의 대북 확성방송 재개를 놓고 북한 당국이 연일 TV와 3방송(유선 음성 방송)을 통해 “남조선에 대한 전면적 타격”을 다짐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A씨는 “12일 새벽 (북한의)어머니와 통화를 했는데, 요즘 북한 노인들이 전쟁이 나는 것 아니냐며 몹시 불안해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일 없다, 조선 정부가 백성들 단속하느라 하는 말’이라고 해명을 해도 쉽게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씨의 어머니는 70세가 다된 나이지만 지금도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시장 장사꾼들 중에는 A씨 어머니처럼 6.25전쟁을 직접 겪은 60~70대 노인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들 노인들은 최근 들어 북한 당국의 태도가 계속 강경하자 “이러다가 1950년처럼 전쟁이라도 터지는 것 아닌가”라고 불안해 한다는 것이다.


A씨는 “어머니의 말에 의하면 ‘요즘 텔레비죤에서는 남조선이 우리를 침략할 명분을 잡기 위한 모략책동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매일 보도되고 있다”면서 “어머니 세대는 6.25전쟁의 직접적 피해자이기 때문에 먹고 살기 힘들다고 전쟁이나 콱 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젊은 세대들과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머니 친구들 중에는 ‘전쟁이 일면 우리(북조선)가 질 수밖에 없다’ ‘먹을것이 있어야 군대가 먹고 힘을 내 싸우고 기름(연료)이 있어야 싸울것 아닌가’ ‘예비물자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는데 무슨 전쟁을 한다고 매일 저렇게 떠드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북한 당국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수원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 B씨(47, 2009년입국) 역시 “요즘은 (북한 가족들과) 통화 때마다 듣는 소리가 ‘남조선에서 정말로 전쟁을 하자고 이러는 것인가’라는 소리”라면서 “‘여기서는 남조선이 자꾸 우리를 못살게 굴기 때문에 우리도 가만 있을 수 없다고 선전하고 있다’는 말을 계속한다”고 말했다.


B씨에 따르면 양강도 60~70대 노인층들은 “무슨 팔자를 타고나 이 나이에 또 전쟁을 겪겠냐” “전쟁만 나면 압록강 건너 중국에 가서 살면 되겠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북한군 총참모부는 지난 10일 국방부의 휴전선 대북확성방송기 설치를 선전포고로 간주한다며 ‘서울 불바다’를 내다본 군사 타격행동에 돌입하겠다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