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회령-무산-청진 배급재개 확인

▲ 식량배급소에서 쌀을 배급받는 北 주민들

북한의 배급제 재개가 확인됐다.

함경북도 회령시, 무산군, 청진시에서 9월 말~10월 초부터 식량배급이 실시되었으며, 쌀이나 옥수수가 아닌 감자로 배급이 재개되었다고 북한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이 7일 전했다.

또 도시마다 배급대상과 방법이 달라 식량배급제 전면 재개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는 9월 28일부터 배급이 재개됐다.

배급기준은 90년대 중반 식량난 이전과 똑같이 성인은 1일 기본 700g, 사회공로자 600g, 학생 400g, 유아 100g으로 보름치를 배급했다. 그러나 쌀이나 옥수수 등 곡물을 배급한 것이 아니라 감자를 배급했으며, 쌀 1kg을 감자 4kg으로 계산해 배급했다.

기존 배급제는 국가에서 정한 국정가격에 해당하는 비용을 함께 지불해야 했으나, 이번에는 완전 무상으로 배급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직장 출근 여부와 상관 없이 모든 주민에게 배급을 실시했다.

‘배급제 재개’ 소문이 퍼져 주민들의 기대가 컸지만 막상 감자를 배급받으니 주민들의 실망이 크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나마 무상이고 전 주민에 대한 배급이라 위안을 삼고 있다고 한다.

대체식량으로 삼을 수 있는 감자가 배급됨에 따라 회령 장마당의 쌀값이 기존 1kg당 1000원 안팎에서 750원으로 내린 것으로 또 다른 소식통을 통해 확인됐다.

장마당 곡물판매 단속, 지역마다 달라

무산군의 사정은 약간 다르다. 회령시가 전 주민에 대해 배급한 것과 달리 무산군은 직장에 출근하는 근로자에 한해서만 배급을 실시했다고 한다. 배급기준은 회령시와 같으며 역시 감자가 배급되었다.

청진시에서는 보안, 보위원 및 간부들에게만 배급이 이루어졌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어떤 곡물이 배급되었는지는 7일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식량배급 재개와 함께 장마당에서의 곡물판매가 전면 금지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회령시와 무산군은 보안원들이 ‘곡물 판매를 하지 말라’고 구두지시만 내릴 뿐 단속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울러 국가의 식량수매 소식도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고 있다.

반면 청진시는 곡물판매 단속이 실시되고 있다. 장마당에서 곡물을 판매할 경우 전량 압수하고 있으며, 심지어 기차를 통해 곡물을 운반하는 것까지 단속하여 압수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라선시의 경우 공산품의 판매까지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곡물판매 단속이 실시되면서 8~9월 1kg당 800원 선이던 청진시 쌀 가격은 7일 현재 1000원 선까지 인상됐다.

이같이 식량배급 대상과 방법, 장마당 단속의 경향이 지역마다 다른 현상에 대해 소식통은 “식량배급 재개가 치밀한 준비 없이 급조된 것 같다”며 “식량문제 해결을 밝힌 신년사의 방침을 관철하고 있다는 생색을 내고 당창건 60돌 경축분위기 조성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곽대중 기자 big@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