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코로나19 관련 시설 격리 약 860명…평양은 없다?

중앙 비상방역지휘부 집계...지난달 30일 기준 中인접 평안북도 최대 212名

북한 당국이 내부적으로 집계한 각 지역별 코로나19 의심 증상 시설 격리자수(5월 30일 기준). /그래픽=데일리NK

북한 당국이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국가지정시설에 격리된 주민이 현재 9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중앙 비상방역지휘부는 지난달 30일 기준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으로 국가 시설에 격리된 주민의 수가 865명이라고 집계했다.

지역별로는 평안북도 212명, 평안남도 65명, 함경북도 140명, 함경남도 80명, 자강도 123명, 양강도 77명, 황해남도 32명, 황해북도 9명, 강원도 29명, 특별시인 남포와 라선은 각각 37명과 61명으로 조사됐다.

평양에는 코로나 관련 격리자가 전혀 없었는데, ‘혁명의 수도 평양에는 감염병 의심자를 둘 수 없다’는 상부 판단에 따라 의심환자를 평안남도와 남포시 격리시설로 이송시켰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앙 비상방역지휘부의 이번 조사 결과는 경미한 증상으로 자가 격리돼 있거나 코로나19 의심 증상은 있지만 기저질환을 앓았던 경우, 그리고 군(軍) 내부 격리자 수는 제외된 수치다. 때문에 실제 북한 내 코로나19 감염 의심자는 더 많다고 할 수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하고 있다.

현재 865명의 격리자들은 각 지역의 여관이나 휴양소, 강습소 등에 격리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증 증상자들에게는 해열제와 도쯔, 이소니찌트라고 불리는 결핵약, 종합감기약 등이 제공되지만 약으로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소식통은 “사실상 치료약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증상이 심하든 약하든, 단순 기침을 하든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든 같은 약을 주니 실제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격리 시설에서 제공하는 음식도 변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격리자가 집에 연락해서 보내달라고 부탁하기도 하지만 반입이 완전 자유롭지는 않다고 한다.

이에 따라 면역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에 따르면 누적 격리자 중 60% 정도의 인원은 시설 격리가 해제됐고, 35%는 사망했다. 소식통의 전언이 사실이라면 5000명이 넘는 사람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격리됐다 사망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현재까지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중앙 비상방역지휘부가 지난 1월부터 집계한 고열, 기침, 호흡곤란으로 시설에 입소한 누적 격리자 수는 1만 5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 누적 격리자는 중국과 인접한 도시가 많은 평안북도가 48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자강도 3280명, 함경북도 2490명, 함경남도 1522명 등이었다. 중국을 다녀온 입국자는 물론이고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까지 모두 격리했기 때문에 평안북도 격리자가 특히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