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보위성, 김정은 삼지연 방문 앞두고 정보유출 차단 ‘총력’

소식통 "휴대전화 장애 전파 강화…1호 열차 목격 안 돼 비행기 탔다는 이야기도"

삼지연 2단계 준공
지난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백두산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이 열렸다고 북한 매체가 3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 50일 만에 양강도 삼지연을 재방문한 가운데, 이번 김 위원장의 방문을 앞두고 국가보위성을 중심으로 사전에 관련 정보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철저히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에 “삼지연 읍지구 준공식과 관련해서 당과 행정, 보안, 보위 기관들에 1일부터 5일까지 특별경비주간이 선포됐다”며 “이에 따라 보위부는 손전화(휴대전화) 장애 전파 파장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이는 휴대전화를 통한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로, 북한 당국은 앞서 지난 10월 중순 김 위원장의 삼지연 방문 동향이 사전에 노출되자 국경 지역에서 주민들의 중국산 휴대전화 사용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검열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北, 김정은 삼지연 방문 사전 노출에 ‘화들짝’… “간첩 잡아라”)

북한 당국은 이번 행사를 앞두고서도 국경 지역에 ‘개미 한 마리 얼씬 못하게 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이동이 제한되는 등 북한 당국의 내부 통제 강화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한 주민이 지난 1일 혜산에서 삼지연으로 올라가려다 ‘10호 초소’에서 막혔는데, ‘3일까지는 못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참석한 행사가 개최된 날을 전후해 삼지연군으로의 주민 출입이 차단된 셈이다.

10호 초소는 보위성이 관리하는 일종의 검문소로, 북한 전역의 행정구역 경계마다 설치돼 모든 주민과 차량의 이동을 단속·통제하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 직전 보위성 내에서는 ‘3일에 행사를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위성 내부의 정보 유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거짓 정보’를 흘려 혼선을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삼지연 방문을 앞두고 소위 ‘1호 열차’라 불리는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포착되지 않아, 내부에서는 전용기로 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 중순 현지지도 당시 내륙선(혜산-삼지연)을 택했으나, 이번에는 내륙선에서 열차가 지나가는 등의 동향이 포착되지 않았다. 해안선으로 돌아 들어오는 길에서도 1호 열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는 게 이들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북한 철도 부문 근무 성원들 사이에서는 ‘이번에는 육로를 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비행기를 타고 방문한 것 같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행사 이튿날인 3일에는 각 기관별로 1호 행사에 대한 총화가 진행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최고지도자를 삼지연에 모시기 위해 무엇을 했으며 그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찾기 위한 내부 평가 사업이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삼지연 방문은 최근 건설 담당 관계자들이 올린 ‘읍지구 건설이 완공됐다’는 내용의 문건을 보고 받은 김 위원장이 ‘장군님(김정일)의 고향을 꾸리는 사업에 직접 내려가 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김정은 삼지연 2단계 준공
지난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백두산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이 열렸다고 북한 매체가 3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3일 “우리 당의 웅대한 대건설 구상과 현명한 영도에 의하여 인민의 이상향으로 천지개벽된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이 12월 2일 성대히 진행되었다”며 김 위원장이 준공식에 참석해 직접 준공 테이프를 끊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이른바 ‘혁명의 성지’인 삼지연을 관광특구화하는 사업을 지시하고 이번을 포함해 총 9차례에 걸쳐 건설장을 방문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여 왔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삼지연군 읍지구 건설 관련 공개활동은 올해만 3번째고, 집권 이후에는 9번째”라며 “경제 분야로 따지면 최다방문지”라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당 창건 75돌을 맞는 내년 10월 10일까지 삼지연 건설을 완공할 것을 당부한 바 있는데, 북한은 이번 보도에서 “당 창건 75돌을 3단계 공사의 완공으로 빛내일 전투적 기백이 세차게 용솟음쳤다”고 언급해 삼지연지구 건설 사업이 3단계 공사로 완료된다는 점을 시사했다.

3단계 공사의 건설 대상 등이 보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지만, 소식통은 “1, 2단계가 삼지연 읍지구 건설이었다면 3단계는 읍이 아닌 삼지연군 안의 주변 마을들을 건설하는 단계”라며 “예를 들어 리명수, 포태리 등 혁명전적지의 마을들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