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네비게이션 등 13종의 앱 공개…해외 저작물 기술 도용 한계

북한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10여 종의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이 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에서 스마트폰 이용이 늘어나면서 관련 앱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폐쇄적인 북한의 사회구조상 개발되는 앱의 절대적인 숫자가 부족하고 해외 저작물의 기술을 도용하는 등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전국 네비게이션 앱 '지름길'
북한 전국 네비게이션 앱 ‘지름길’. / 사진=아리랑메아리 홈페이지 캡처

3차원 길 안내 프로그램 ‘길동무 2.0’ ‘지름길’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는 지난 9일 3차원으로 평양시와 전국의 길을 안내하는 앱 ‘길동무2.0’과 ‘지름길’을 공개했다. 이는 2차원으로 길 안내를 했던 기존 앱에 3차원 기능을 추가한 업데이트 버전으로 보인다. ‘지름길’은 북한이 처음 공개한 전국 단위의 네비게이션 앱이다.

매체는 “이 제품은 손전화기(휴대전화)나 판형콤퓨터(태블릿PC)에서 다 리용(이용) 할 수 있게 작성된 정보기술제품이다”며 “거의 모든 건물이 3차원적으로 묘사되어있으며 평양 시내 공장들과 상업망들, 교육, 보건기관들과 각 도로와 철도들에 대한 자료를 다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에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앱은 거리, 소비 연료, 시간, km당 소비 연료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네비게이션 앱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통신환경이 필수적인 점을 감안하면 앱이 제대로 작동할지에 대한 의문점이 생긴다.

김봉식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북한 유무선 통신서비스 현황 및 시사점(2017)’에 따르면 북한은 2011년 9월 말 기준 평양과 14개 주요도시, 86개 중소도시, 22개 고속도로 및 주요도 로를 커버하는 총 453개 기지국이 구축됐으며 이는 북한 인구대비 약 94%, 북한국토대비 약 14% 정도의 커버리지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지도 데이터를 미리 다운로드 받아두고 길 안내를 하는 방식의 네비게이션 앱은 데이터가 없이 사용가능한 만큼 데이터 요금이 비싼 북한에서 해당 방식으로 앱이 작동할 가능성도 있다.

앱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도시를 이동하며 장사를 하는 상인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 건깅 앱
북한이 개발한 건강관리 앱. / 사진=아리랑메이라 홈페이지 캡처

건강 정보 앱.. ‘약손’ ‘자체로지키는건강’ ‘경혈안마’ ‘어린이 영양상담실’

북한은 각종 건강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제공하는 건강관리 앱들도 선보이고 있다.

메아리는 지난 19일 ‘경혈안마’를 소개했다. 매체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비방을 구체적으로 해설해준다”며 “일반 사용자들이 쉽게 리해(이해) 할수 있도록 음성해설과 3차원 화상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매체는 13일 ‘어린이영양상담실’이라는 앱을 공개, “5살까지의 어린이들에 대한 영양상태와 식사료법(요업)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담겼다”며 “첫 1000일 동안 어머니들이 알아두어야 할 상식들을 알기 쉽게 주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매체는 ‘약손’, ‘자체로지키는건강’ 등의 건강 정보 앱도 소개하고 있다.

다만 앱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전문적인 의료 지식보다는 민간요법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메아리는 ‘약손’ 앱에 대해 “300여가지의 질병과 증상에 대한 약물료법, 안마치료법, 온열자극치료법, 부항료법, 귀침혈자극료법 등을 침혈 그림과 함께 볼 수 있는 프로그람(프로그램)이다”고 소개하고 있으며 ‘자체로지키는건강’에 대해서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비방을 구체적인 본문해설과 함께 일반사용자들이 쉽게 리해할수 있도록 음성해설기능과 3차원화상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게임 앱
북한게임앱. / 사진=북한 게임 앱

게임, 두뇌 계발 앱도 선보여… ‘태권도강자대회2018’ ‘신기알아맞추기’ 등

메아리는 지난 6월 블루투스를 통해 태권도를 겨루는 게임 앱 ‘태권도 강자대회2018’을 공개했다.

매체는 “‘태권도강자대회2018’은 민족의 자랑인 우리의 정통 무도 태권도의 맞서기를 3차원으로 실감있게 구현한 오락이다”며 “임의의 사용자들이 블루투스 기능을 리용하여 서로 자기의 실력을 겨룰 수 있다”고 말했다.

2019년에 공개된 게임에 ‘2018’이라는 년도 표시가 돼 있는 것으로 보아 해당 게임 앱은 2018년에 있었던 전승컵 전국태권도강자경기대회를 모티브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북한은 국기, 수도, 나라위치, 수수께끼편, 속담, 노래제목을 맞추는 ‘신기알아맞추기’, 수학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수학 려행(여행)’ 등의 퀴즈 앱도 선보이고 있다.

북한 퀴즈앱
북한 퀴즈 앱. / 사진=아리랑메아리 캡처

외부 앱 소스 코드 분석 통해 프로그램 개발… 폐쇄적 구조 한계 지적

북한이 올해 선전매체를 통해 공개한 앱의 숫자는 10개 남짓이며 지난해에도 10여 개의 앱을 선보인 바 있다. 매체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앱의 숫자까지 포함해도 그 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데이터 리서치 업체 앱애니(App annie)에 따르면 2017년 10월 말을 기준으로 iOS(애플) 앱 스토어와 Google Play에 등록된 앱 수는 각각 200만 개와 350만 개다. 또한, 2017년 10월 한 달 동안 iOS 앱 스토어에서는 약 5만 개 이상, Google Play에서는 15만 개 이상의 새로운 앱이 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기하급수적 늘어나는 앱에 비하면 북한은 앱 개발 수는 극히 적은 셈이다. 기술적 한계 및 폐쇄적인 사회구조가 보다 많은 앱을 개발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북한은 외국에서 출시된 앱의 소스 코드 등을 분석해 재개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쇄적 사회구조인 북한이 외부의 저작물(앱)을 오픈소스를 통해 재구성한 후 자체적 개발했다고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 IT전문 사이트 NK 경제가 공개한 김일성종합대학이 종합대학 논문 ‘smali 코드에서 식별자 이름 변경의 한 가지 실현 방법’에 따르면 “현재 국내(북한)에서 이용되고 있는 Android 응용 프로그램 중 많은 부분이 국내외에서 이미 개발됐던 프로그램에 대한 역공학을 통해 재생산된 것들이다“며 ”역공학을 통한 새 기술 획득도 나라의 정보산업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많은 앱들이 APK(안드로이드 앱 패키지) 파일을 디컴파일(기계어를 소스코드로 재구성)해 smali코드를 추출한 후 재조립하는 리버스 엔지니어링 방식을 통해 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의 앱을 분해한 후 자체 환경에 맞게 재구성해 배포한다는 것으로 이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

북한은 최근 지적소유권보호사업을 국가의 통일적 지도 밑에 진행하기 위해 지적소유권국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정작 외부에서 제작된 창작물은 별도의 허가 없이 재가공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