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관영언론, 김정일 개인숭배 위해 존재”

▲ 철저한 감시와 탄압 속에서 방송하는 조선중앙방송 앵커

<국경없는기자회>는 3일 ‘세계언론자유의날’을 맞아 발표한 2005년도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을 세계 최악의 언론자유침해국으로 선정했다.

<국경없는기자회> 빈센트 브로셀(Vincent Brossel) 아시아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을 통해 “국제사회가 북한의 언론자유를 포함한 인권에 신경을 제대로 쓰지 않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무기 위협뿐만 아니라, 언론자유를 포함한 인권문제에도 주목해야 한다”면서 “북한 사람들이 수십 년간 외부세계 소식에 전혀 노출되지 않고 고립되도록 내버려 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적어도 한 명의 텔레비전 방송인이 현재 집단수용소에 감금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北 언론, 김父子 개인숭배에 100% 헌신

<자유아시아방송>은 이 보고서의 내용을 상세히 소개하며, 언론에 대한 북한 당국의 극심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으로부터 값싼 라디오가 들어옴에 따라,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상으로부터 소식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고 전하고 있다.

보고서는 “북한은 언론인들을 엄격히 감시하고 있으며, 그 결과 북한의 언론인들은 김정일과 노동당의 선전도구에 불과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중앙방송 등 모든 관영 언론들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개인숭배에 100% 헌신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보고서는 언론인 출신 탈북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언론탄압 실태를 폭로하고 있다.

북한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했던 한 탈북자는 “북한 언론인들은 평생에 걸쳐 사상훈련을 받는다”면서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김일성과 김정일의 업적에 대해 배우고 시험도 치르게 된다. 시험결과는 경력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 한다”고 증언했다.

또, 북한 언론인들은 글을 잘못 쓰거나 방송을 실수할 경우 높은 대가를 치루게 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의 한 언론인은 2004년 초 북한의 부부상을 부상으로 잘못 보도했다가 수개월 동안 ‘혁명교화소’로 보내지는 징계를 받았다고 한다.

언론인 출신 탈북자 임모씨도 “1986년 남한의 박정희 대통령을 ‘민주 지도자’라고 지칭했다가 교화소에서 일 년을 살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평생을 속아온 北주민, 외부세계 접하고 충격

보고서는 또 “북한을 탈출해 중국으로 넘어온 많은 북한 주민들은 외부세상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깨닫고 큰 충격을 받고 있다”며 “탈북자 10명 중 7명은 북한 정권이 그동안 거짓말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고는 정신적 충격과 함께 심리적 혼란 상태를 겪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런 철통 같은 감시에도 불구하고, 많은 북한 주민들이 북한의 선전방송을 피해 외국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는 추세가 늘고있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보고서는 한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모든 라디오의 주파수는 공영방송인 중앙방송에 고정돼 있지만, 일부 주민들은 봉합을 뜯어 다른 주파수로 돌리기도 한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당국이 점검 확인한 라디오 이외의 모든 외국산 라디오는 체제에 대한 새로운 적으로 규정했다고 한다.

이번 보고서를 발표한 <국경없는기자회>는 언론의 자유를 위한 세계 기자들의 모임으로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북한 이외에도 투르크메니스탄, 에리트레아를 최악의 언론자유 침해국가로 규정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