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물건 사서 北으로 나르는 ‘무비자’ 북한 노동자들

[노동자 전원 송환 D-6개월②] 소식통 "철수 전 돈벌이에 집중...신규 인력도 지속 유입"

2019년 6월 중국 단둥의 한 상점으로 들어가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 /사진=데일리 NK

최근 중국 내 북한 노동자들이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이를 북한으로 유입시키는 방법으로 돈벌이에 나섰다. 이는 완전 철수(올해 말) 전(前)까지 최대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중국에 무비자 노무자(노동자)로 들어온 북한 노동자들이 월급을 타면 중국에서 물건을 대량으로 사고 있다”면서 “한 달에 한 번 도장을 받기 위해 북한에 들어갈 때 사들인 물건을 넘기고 다시 중국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이 북한 주민에 대한 신규 노동자 발급을 제한하자 한 달간 중국 체류가 가능한 무비자 인력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새롭게 나타난 현상이라고 한다. ‘무비자 인력’들이 한 달에 한 번 북한으로 들어가 비자 연장을 해야 하는 ‘수고’를 오히려 ‘장사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북한에 들어가 체류 연장 도장을 받을 때 중국에서 구매한 물건을 세관에 나와 있는 가족들에게 전달한다”고 말했다.

중국 해관(세관)에서는 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 겉으로만 보기엔 규정을 어긴 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사람이 다시 나오는 것도 제지하지 않는다. ‘취업 비자 여부’만 주목하고 이들이 나와서 무엇을 하는지는 제대로 추적하지 않는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때문에 북한 노동자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사사여행자(중국 친척방문자)가 반출할 수 있는 규모인 ‘1인당 70kg 상당의 상자 3박스’에 중국산 상품을 꽉 채워 북한 시장에 유통시키는 방법으로 ‘장사’에 나선 것이다.

소식통은 “노동자들이 언제 중국에서 철수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품성이 있는 제품을 사들이고 있다”며 “북한의 가족들은 중국에서 구매한 물건을 시장에 팔아 장사 밑천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북한에 들어가 출입국 도장을 받는 날이 올 때쯤이면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 동북 지역에 있는 상점에 몰려 나오는 진풍경이 펼쳐진다고 한다. 북한 노동자들이 구매하는 물건은 주로 TV, 전기밥솥 등과 같은 가전제품 그리고 옷, 신발, 가방 등 의류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모든 북한 노동자들이 이 같은 장사 활동을 하는 건 아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가족이나 친척이 신의주로 올 수 있거나 신의주에 사는 사람들이 주로 물건을 사서 (북한으로) 나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윤이 크다는 소문이 돌면 전문 장사꾼이나 무역업자들이 해외 파견 노동자들과 함께 조직적으로 중국산 물품을 구매하고 이송하는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이 신규 노동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있음에도 무비자로 중국에 입국해 공장이나 식당에서 일을 하는 신규 북한 인력들은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한 달에 한 번씩 북한에 가서 도장을 받고 다시 나와야 하는 일이 번거로워도 중국에 나와야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북한 내부 경제가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은 서로 중국에 나오려고 아우성”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