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 월선 北 목선·선원 송환 완료…軍 “대공혐의점 없어”

오후 3시 31분께 북측 선박에 인계…군 당국, 이례적 합동조사결과 설명

북한어선
북한 서해지구 인민군대 수산단위의 어선. / 사진=노동신문 캡처

정부가 최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월선해 우리 군에 예인된 북한 소형 목선과 해당 선박에 타고 있던 북한 선원 3명을 북측에 송환했다.

함동참모본부는 29일 “북한 소형 목선과 선원 3명을 오늘 오후 3시 31분께 북측에 인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해경이 동해 NLL 이북 해상에서 대기하던 북한 경비정에 해당 선박을 인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통일부는 이날 오전 문자공지를 통해 “정부는 오늘 오후 동해 NLL 선상에서 북측 목선 및 선원 3명 전원을 자유의사에 따라 북측에 송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날 오전 8시 18분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목선 및 선원 송환 조치와 관련한 내용을 담은 대북통지문을 북측에 전달하고, 이와 동시에 목선과 선원을 동해 NLL 수역으로 출항시켰다고 설명했다.

북한 목선과 선원이 지난 27일 밤 NLL 이남으로 넘어온 지 이틀, 군 당국이 예인 후 조사를 벌인 지 하루 만에 송환 결정을 내린 셈이다.

북한 목선에 대한 충분한 조사 없이 성급하게 송환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정부는 북한 선원들이 북측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표명해 인도주의적인 견지에서 귀환 조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도적 견지에서 북한 주민의 자유의사”라며 “상황, 사례에 따라 송환 기간은 다를 수밖에 없지만,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북한 주민의 자유의사가 확인되면 조속하게 송환해 왔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에서도 이례적으로 해당 선원들에 대한 합동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나섰다.

군 부업선으로 추정되는 해당 목선에 타고 있던 선원 1명이 군복을 착용하고 있었던 점, 월선 당시 흰색 천을 달고 있었던 점, 연안 불빛이 보이는 해역에서 항로를 착각했다고 이야기한 점 등 여러 석연치 않은 부분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합참 관계자가 밝힌 관계기관 합동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목선은 지난 25일 오전 1시께 북측 강원도 지역에 있는 통천항에서 출항해 동쪽으로 약 85마일(157km)을 이동, 27일 오전 4시 30분께까지 오징어잡이 조업을 했다.

이후 28일 오전 8시경 주변 선박으로부터 기상악화 소식을 듣고 통천항으로 복귀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연안 불빛 형태를 보고 원산항 인근으로 오인해 남쪽 방향으로 향했다.

합참 관계자는 “선원 3명의 남하 경위 진술이 대체로 일치하고 나침반에 의존한 방향 판단으로 항로 착각이 발생해 남하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초 군 포착시 북한 소형 목선 주변에 조업 어선이 없었던 이유는 조업이 부진해 선박이 조기복귀차 항로 착오 발생으로 인해 조업 위치를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사 결과 이 목선은 군소속 부업선으로 최종 확인됐다. 개인이 배를 구매해 군 수산반에 등록한 것으로, 어획량 중 월정액을 군에 상납하고 나머지 추가이익분은 선원들이 분배하는 방식이라고 진술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합참 관계자는 “선원 3명 모두 남성으로 군인은 없다”면서 “군복을 입은 사람은 부인이 장마당에서 원단을 구입해 직접 재단해 착용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 선원들은 마스트에 흰색 천을 걸어둔 것과 관련, ‘출항시부터 흰색 천이 부착돼 있었고, 대형 선박들과의 충돌 예방을 위해 통상적으로 부착하는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선원들의 진술 내용과 귀환 의사, 선박 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종합 판단한 결과, 대공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목선과 선원 전원을 북측에 송환하게 됐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그는 ‘조사가 짧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통상적인 매뉴얼과 달리 조사결과를 공개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지적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조사가 이뤄졌다”면서 “이번 상황은 이례적으로 확인해야 될 게 있어서 그렇게 (설명)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