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100여명, 황장엽 서거 5주기 추모식 진행



▲ 8일 국립대전현충원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묘 앞에서 5주기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김혜진 데일리NK 인턴기자

북한 황장엽 전(前) 조선노동당 비서 서거 5주기(10일)를 맞아 북한민주화위원회 등 탈북자 단체 회원 100여명이 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추모식을 진행했다.

1997년 망명 이후 줄곧 북한 수령독재체제의 민주화를 위해 활동하다 서거한 황 전 비서는 북한민주화위원회 초대 회장을 지냈다. 단체 회원들은 황 전 비서의 뜻을 이어 받아 현재까지 관련 활동을 벌이고 있다.

회원들은 이날 황 비서의 묘 앞에 갖가지 음식이 담긴 제사상을 차렸다. 몇몇 회원들은 황 전 비서가 생전에 좋아하던 나물과 절편 등을 북한식으로 만들어 제사상에 올렸다. 제사상이 차려지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추모식이 진행됐다.



▲ 8일 탈북자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추모식이 진행됐다./사진=김혜진 데일리NK 인턴기자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이사장과 위원장 등이 차례대로 참배를 하고 추모사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모든 사람들은 고개를 숙이고 황 전 비서를 추모했다. 특히 이날은 황부회 황씨 종친회 회장도 참석해 “집안에서 선생님 같은 훌륭한 분이 계신 것이 영광이라며 존경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황 선생님은 북한의 민주화를 통해 북한 국민들의 인권을 되찾아주고 나아가 한반도 통일에 기여해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졌었다”며 “우리 탈북자들은 황 선생님의 뜻을 받들어 미약하지만 통일을 위해, 북한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순 북한민주화위원회 여성위원장도 “황 선생님은 탈북자들의 롤모델이며 스승이었고 90수까지 살아계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에 잠 못 드는 밤이 많았다”면서 “통일을 촉진하는데 기여할 목적으로 온 학자로서 북한정세를 가장 정확히 아시는 분이 돌아가셔서 슬프다”고 읍소했다.

추모식에 참석한 한 탈북자단체 대표는 “선생님이 살아 계실 때 북한민주화운동을 활발히 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북한의 3대 세습은 여전히 자행되고 있지만 우리는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반드시 김정은 체제를 종식시키고 북한의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 탈북자들이 흰 국화꽃과 무궁화꽃으로 헌화하고 참배하고 있다./사진=김혜진 데일리NK 인턴기자

추모사가 끝나고 고인의 유작시(遺作詩) 한 소절이 읊어지면서 헌화식이 진행됐다. 사람들은 흰 국화꽃과 무궁화꽃을 상 앞에 내려놓고 그동안 황 전 비서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하기도 하고, 손을 모아 기도하기도 했다.

북한 수령독재체제에 염증을 느껴 1997년 망명한 황 전 비서는 13여 년 동안 북한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다, 2010년 10월 10일 향년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